개장한 지 40년이 넘은 서울의 버스, 화물터미널들이 대대적인 개편을 앞두고 있습니다. 이미 중랑구 상봉터미널 부지는 '더샵 퍼스트월드' 주상복합으로 분양해 평균 9.35대 1의 경쟁률로 마감되기도 했는데요. 복합개발을 준비하고 있는 서울의 주요 터미널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을까요? 리얼캐스트가 살펴봤습니다.
39층 초대형 복합시설로 거듭나는 동서울터미널
1987년 문을 연 광진구 구의동 동서울터미널은 30년 넘게 운영되면서 노후한 시설과 줄어드는 이용객, 그리고 주변 교통 체증으로 변화를 꿈꾸고 있습니다. 3만6,000㎡ 규모 부지에 지하 7층~지상 39층의 여객자동차터미널과 판매, 업무시설을 조성할 계획입니다. 서울시의 조감도에 따르면, 하부가 연결된 22층, 39층 2개의 동으로, 전면 한강을 조망하게 건립할 예정입니다.
지난 6월, 서울시는 동서울터미널의 용도지역을 상향 조정해 사업성을 높이는 대신 공공기여를 확대하고 절차를 통합, 간소화 해 사업 속도를 더욱 빠르게 할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는데요. 여객터미널과 환승센터는 지하에 조성해 교통 혼잡과 공기 오염은 최소화하고, 지상엔 한강을 조망할 수 있는 상업, 업무, 문화 시설을 배치할 계획입니다.
총 사업비 1조8,790억원을 투입해 조성되며, 특히 이마트와 신세계가 공동 출자해 설립한 신세계프라퍼티가 백화점 또는 대형 쇼핑몰을 입점시킬 것으로 관측되고 있습니다. 서울시는 2026년 하반기 착공, 2031년 완공할 계획인데요. 공사기간 동안 인근 구의공원 지하를 임시 터미널로 활용하고, 이후에는 공원 하부를 체육관, 커뮤니티 홀, 열람실 등으로 리모델링할 계획입니다. 다만 이 공원을 지키려는 주민들의 반대에 부딪혀 갈등이 빚어지고 있습니다.
서남권 랜드마크로 거듭날 서부트럭터미널
1979년 지어진 양천구 신정동 서부트럭터미널은 10만4,000㎡ 규모로 서울시 내 개발되지 않은 상업용지 중 가장 넓은 곳 중 하나입니다. 이곳은 1조7,000억원을 투입해 대형 쇼핑센터와 금융, 의료, 문화, 판매시설을 조성하고, 창업지원센터와 공공청사, 체육센터 같은 공공기여시설을 만들 계획입니다.
특히 전국 처음으로 최신 물류 처리 기술을 적용한 도시첨단물류단지를 만들어 서남권 물류 거점으로 자리잡을 계획입니다. 또한 뮬류시설 북쪽으로는 삼성물산이 지하 7층~지상 최고 25층 규모의 공동주택 894가구와 오피스텔 225실도 조성할 계획입니다.
양천구는 지난 1월, 신년 인사회에서 서부트럭터미널 개발사업이 올해 건축심의를 거쳐 하반기 중 착공을 목표로 진행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준공은 2030년 12월까지로 기존 2028년에서 공식 연장해 로드맵을 확정했습니다. 지난 3월 건축, 교통 심의를 통과하기 위한 주민 열람을 진행했고, 하반기 인허가 및 착공, 지하 구조물 공사 시작을 목표로 사업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스마트 물류단지로… 양재화물터미널, 동부화물터미널
이번엔 서초구입니다. 서초구 양재동엔 양재화물터미널이 있는데요. 1999년 지은 이 9만5,000㎡ 부지는 사업비 6조8,712억원을 들여 지하 8층~지상 최고 58층 높이의 물류, 상업, 지원시설이 들어서는 도시첨단물류단지로 개발됩니다.
스마트 물류단지는 지하에 들어서게 되고, 지상엔 아파트 998가구와 오피스텔 972실, 백화점, 호텔, 상업시설을 조성한다는 계획입니다. 이곳은 지난 2023년 양재동 '도시첨단물류단지 개발사업'으로 서울시 심의를 조건부 통과했는데요. 올해 착공에 들어가 2030년 준공이 목표입니다.
마지막으로 1979년 개장한 동대문구 장안동 동부화물터미널 부지에도 지하엔 물류시설이, 상부엔 주거시설과 상업시설이 들어설 예정입니다. 5만㎡ 규모에 지하 5층부터 지상 최고 39층까지, 공동주택 204가구와 오피스텔 324실, 업무시설 및 물류창고, 근린생활시설, 공공기여시설이 들어서는데요. 중랑천이 가까운 만큼, 동측 건물은 특화된 건축 디자인을 적용, 중랑천변의 랜드마크 타워로 조성할 계획입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과거 물류 유통의 핵심 거점 역할을 해온 서울의 대규모 터미널은 교통 인프라가 집중돼 있어 유동 인구가 많고 상업, 주거 시설을 보강해 복합 개발하면 지역 랜드마크로 거듭나기 최상의 입지 조건을 갖고 있다고 평가합니다. 다만 사업 규모가 큰 곳인 만큼, 주민들의 민원이나 인허가 등 사업 절차상의 지연이 길어질 수 있어 중장기적인 개발호재로 봐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그에 따라 개발 소식이 나오는 단계에 따라 투자 타이밍과 리스크관리를 병행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서울 주요 터미널 부지가 노후한 시설을 벗고 서울의 랜드마크 자리를 탈환할지 지켜봐야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