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값이 끝없이 치솟고 있습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월 12일 기준 금 시세 종가는 g당 157,690원으로, 지난해 연말(127,850원/g) 대비 23.3% 오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고작 사순 만에 1/4이 오른 셈입니다.
시장에서는 미 트럼프 행정부가 관세 전쟁을 시작하자 대표적인 안전자산인 금의 수요가 늘고 있는 것으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각국 중앙은행도 경쟁적으로 금을 매입하며 비중을 늘리기 시작한 가운데, 시장의 이목도 금으로 쏠리는 중입니다.
1달 사이 거래량 10.6% 증가… 1월 중 4,678억 원 어치 손바뀜
금 거래량은 무섭게 늘고 있습니다. 한국거래소 자료에 따르면, 지난 1월 중 KRX금시장에서 거래된 금은 총 3,615kg에 달합니다. 지난해 12월에 거래된 3,268.8kg 대비 10.6%가 늘어난 규모입니다.
시세가 오르는 만큼 거래대금은 더 크게 늘었습니다. 1월에만 4,678억여 원 규모의 손바뀜이 있었는데요. 12월에 기록한 약 4,026억 원 대비 16.2% 늘었습니다.
실물 골드바도 열광적인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12일 금융권 소식에 따르면 2월 1일부터 11일까지(11일간) 5대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골드바 판매액은 242억 원을 넘었습니다. 1월 중 같은 기간에 비해도 2배 규모입니다.
폭발하는 수요에 골드바 공급까지 끊겼습니다. 지난 11일 한국조폐공사는 원자재 수급을 이유로 시중은행에 대한 골드바 판매를 중단했습니다. 한국금거래소도 이미 지난해 11월부터 골드바 10g 및 100g 판매를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방법은 많다’… 접근성 높은 ‘금 ETF, ETN’ 관심
전통적 금 투자처인 골드바 현물 매입이 어려워지는 가운데, 시장에서는 금테크 금융 상품에 대한 관심도 증가하고 있습니다. 보관과 수수료 등 부수 비용이 큰 실물 거래보다 시세차익을 겨냥하기엔 더 편리하다는 평가입니다.
현재 접근성이 가장 높은 투자처는 상장지수펀드(ETF)가 꼽힙니다. 금 시세 관련 지수를 추종하는 펀드로서 한국거래소에 상장되어 있으니, 증권사의 증권 계좌만 있으면 손쉽게 투자할 수 있습니다.
국내에 출시된 금 관련 ETF는 총 6종이 있습니다. 국제 금선물 시세를 추종하는 지수(S&P GSCI GOLD)를 기초지수로 삼는 ETF가 4종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골드선물(H)’과 삼성자산운용의 ‘KODEX 골드선물(H)’이 대표적입니다.
금 시세가 과열되었다고 평가한다면 삼성자산운용의 ‘KODEX 골드선물인버스(H)에 투자할 수 있고, 금 시세 상승 가능성을 더 높게 본다면 한국투자신탁운용의 ‘ACE 골드선물 레버리지(합성H)’도 있습니다.
금현물 지수에 투자하고 싶다면 ‘ACE KRX금현물’이 유일한 선택지입니다. 2021년 12월 15일에 상장한 ETF로, KRX 금현물지수를 추종합니다.
금채굴기업에 투자하고 싶은 경우엔 2024년 1월 18일 상장한 NH아문디자산운용의 ‘HANARO 글로벌금채굴기업 ETF’이 있습니다. 이외에 한국거래소에는 관련 상장지수증권(ETN)도 총 20종 상장되어 있습니다.
단, 국내 상장된 금 시세 관련 ETF의 경우 거래에 따른 소정의 수수료가 발생한다는 점과, 매매차익에 대한 배당소득세(15.4%)가 부과됩니다. 금 실물을 인출할 수 없다는 점도 고려해야 합니다. 금 실물에 관심이 있다면 ETF 이외에 다른 방법을 취해야 합니다.
금 실물에 투자하는 방법 - KRX금시장, 골드뱅킹
증권사 거래시스템으로 금 현물을 거래하는 ‘KRX금시장’도 주목받고 있습니다. 정부의 금 거래 양성화 계획에 따라 2014년 설립된 금 현물시장으로, 13개 증권사를 통해 계좌를 개설하여 투자자가 1g 단위의 금을 직접 거래할 수 있습니다.
KRX금시장의 가장 큰 장점은 절세혜택입니다. 양도소득세와 배당소득세가 비과세되므로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이 아니죠. 장내 거래는 부가가치세(10%)도 내지 않습니다. 증권사 온라인수수료만 내면 됩니다.
실물 인출도 가능합니다. 1개당 2만 원 내외의 인출비용을 내면 증권사 지점에서 수령할 수 있습니다. 단, 인출할 때 부가가치세(10%)를 내야 하므로 실물 인출의 실익은 크지 않은 편입니다.
은행을 통해 금을 구매하는 ‘골드뱅킹’도 있습니다. 은행에서 금 통장을 만들어서 돈을 입금하면, 은행이 국제 시세에 따라 금을 g단위로 입금하는 상품입니다. 현재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 우리은행 세 곳에서 상품을 취급하고 있습니다.
단, 골드뱅킹의 경우 은행 고시가격을 따르며, 취급수수료가 발생합니다. 시세차익에 대해서는 배당소득세 15.4%를 원천징수하며,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에 포함될 수 있습니다. 실물 인출 시 부가가치세(10%)도 있죠. 편의성과 직관성, 환금성이 높으나 그만큼 상당한 비용을 감수해야 하는 투자처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