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증권사들이 국내 증시가 부진한 가운데서도 지난해 양호한 실적을 거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2024년 실적을 발표한 한국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 삼성증권, NH투자증권, 키움증권 5곳의 합계 영업이익은 5조 6477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각 증권사별로 살펴보면 3분기까지 가장 좋은 성적을 거뒀던 한국투자증권이 예상대로 대형 증권사 중 가장 많은 영업이익을 달성했습니다.
한국투자증권(사장 김성환)은 지난해 영업이익으로 1조 2837억 원을 시현했습니다. 이는 2023년 대비 93.3% 늘어난 수치이며, 당기순이익도 1조 1123억 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86.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해외주식 거래대금이 늘어나면서 브로커리지 실적이 호조를 보였고, IB(기업금융)은 ECM·DCM 수위를 차지하는 한편, PF 관련 수수료가 회복됨에 따라 관련 실적이 호성적을 거뒀습니다. 채권 및 발행어음 판매 증가와 이에 따른 운용 이익 확대로 운용 관련 순영업수익 또한 전년 대비 두 배 이상 늘며 실적을 견인했습니다.
이외에도 한국투자증권의 개인고객 금융상품 잔고는 1년 새 53조 4000억 원에서 67조 8000억 원으로 10조 원 이상 증가하면서 자산관리(WM) 부문의 성장도 돋보였습니다.
삼성증권(사장 박종문)도 2021년 이후 3년 만에 1조 클럽에 복귀하며 대형 증권사 중 영업이익 2위를 차지했습니다. 지난해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62.7% 늘어난 1조 2058억 원으로 집계됐습니다.
삼성증권은 브로커리지 부분에서 해외주식 수수료 수익의 증가세를 바탕으로 실적 개선을 이끈 것으로 보입니다. 실제로 삼성증권의 해외주식 거래대금은 2023년 3분기 10조 원에 불과했으나 지난해 2분기 17조 4000억 원으로 70%이상 급등세를 보였으며, 3분기에는 25조 원까지 불어났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연금 잔고가 꾸준히 늘고 있는 점도 호성적의 또 다른 요인입니다. 삼성증권의 지난해 말 기준 연금 잔고는 21조 2000억 원을 넘기며 전년 대비 약 39%의 성장세를 보이며 퇴직연금 전체 잔고 기준으로 1조이상 증권사 중 증가율 1위를 차지했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상품운용손익 또한 좋은 성적을 거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한편, 삼성증권의 당기순이익은 8990억 원으로 전년 대비 64.2% 증가했습니다.
미래에셋증권(대표 김미섭·허선호)이 영업이익 1조 1589억 원을 기록하며 대형 증권사 중 3위를 차지했습니다. 이는 전년 대비 122% 늘어난 것으로 2021년(1조 4855억 원) 이후 3년 만에 1조 원대를 회복했으며 당기순이익도 전년 대비 168% 증가한 8937억 원을 시현했습니다.
미래에셋증권은 자기자본의 경우 12.2조 원을 기록하며, 2023년 11조 원을 돌파한 이래 1년 만에 1조 원 가량 증가하면서 업계 최대 자기자본 규모를 바탕으로 글로벌 IB로의 도약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특히 해외법인의 실적개선이 눈여겨볼 만 합니다. 미국법인은 세전이익 945억 원을 기록하며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달성했습니다. 미국법인은 현지 클리어링 라이선스를 보유한 국내 유일 법인으로, 현지 주요 거래소인 뉴욕거래소, 나스닥 등과 시스템 연결을 성공적으로 완료하는 등 안정적인 미국주식 중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미래에셋증권은 지난해 인도 종합증권사 쉐어칸 인수를 완료하며 향후 종합증권사 라이선스를 기반으로 인도 내 시장 지배력을 확대할 수 있는 초석을 다졌습니다. 이에 따라 올해부터는 ‘미래에셋쉐어칸’ 출범에 따른 수익 증가를 기대해볼 수 있는 상황입니다.
해외주식 잔고의 경우 국내주식이 부진한 흐름을 이어가자 해외주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며 업계 최초로 40조 원을 돌파했습니다. 고객수익률 향상과 글로벌 자산증대에 집중하며 브로커리지 부문에서 견조한 성장세를 이어나갔습니다.
Trading 부문은 변동성이 큰 시장상황에서도 안정적인 채권운용 수익을 달성했고, Flow Trading 및 파생운용 비즈니스 실적도 전년 대비 증가하며, 전체 Trading 운용손익은 지난해보다 34% 증가한 1조 1262억 원을 기록했습니다. IB 부문은 리스크관리를 중점으로 PF 자문 및 주선과 산일전기, 클로봇 등 15건의 IPO 주관을 통해 시장 내 지배력을 지속적으로 유지하고 있습니다.
키움증권(대표이사 엄주성) 역시 3년 만에 1조 클럽 복귀에 성공했습니다.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5647억 원) 대비 94.5% 증가한 1조 982억 원을 기록하며 4위로 확인됐습니다.
키움증권은 2023년 ‘차액결제거래(CFD) 발 하한가 사태’와 ‘영풍제지 미수금 사태’로 인해 어려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엄주성 대표이사가 지난해 초 취임한 이후 내부통제 역량 강화 등 체질 개선 노력이 결실을 맺은 것으로 보입니다.
키움증권의 실적 개선세는 해외주식 시장거래대금 증가가 기인했습니다. 지난해 4분기 해외주식 시장거래대금은 258조 3000억 원을 기록했는데 이는 직전 분기(191조 1000억 원)보다 35.16% 늘어난 수치입니다.
게다가 키움증권을 통해 위탁매매된 해외주식 일평균 약정액도 지난해 4분기 85조 8000억 원으로 전년 동기(29조 2000억 원)에 비해 3배 이상 급증하면서 해외주식 수수료수익이 2088억 원(전년 比 95.7%↑)을 기록하며 실적개선에 기여했습니다.
IB부문에서는 맘스터치 인수금융 리파이낸싱, 에코비트와 비앤비코리아 인수 금융 등을 주선하며 인수합병(M&A) 수수료 수익도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키움증권의 당기순이익은 8349억 원으로 기록하며 전년 대비 89.4% 증가했습니다.
NH투자증권(대표 윤병운)은 아쉽게도 1조 클럽에 들지 못하며 5위를 차지했습니다. NH투자증권은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24.1% 증가한 9010억 6872만 원을 기록했습니다.
지난해 국내 증시의 일평균 거래대금은 전년 대비 2.5% 감소했지만, 해외주식 약정 증가로 인해 브로커리지(위탁매매) 수수료 수지는 전년보다 6.6% 늘어난 4589억 원을 기록했습니다. 특히 해외주식 부문의 자산이 큰 폭으로 증가했는데 전년 대비 해외주식 약정금액은 약 27조 원, 위탁자산은 6조 4000억 원 늘었습니다.
IB부문에서는 수수료 수지, 운용투자 및 이자 수지가 전반적으로 개선되며 3817억 원의 관련 수익을 올렸습니다. 특히 공개매수에서 인수금융으로 이어지는 서비스 패키지를 제공하고, 국내 최초로 공개매수 온라인 청약 시스템을 도입해 지난해 공개매수 시장에서 높은 점유율을 확보한 점이 주효했습니다.
운용부문에서는 채권 금리 하락 등 운용 환경이 개선되면서 8876억 원의 수익을 기록했습니다. NH투자증권의 당기순이익 6866억 원을 시현하며 전년 대비 24.1% 늘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