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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개월 만에 휘발유값 L당 1700원 다시 넘어, 경유도 올해 최고치 경신
항공, 해운 등 실적악화 우려…전기·가스요금 인상 가능성도

휘발유값 1700원 돌파…고물가 기름 붓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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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04.22 17:22
  • 수정 2024.04.22 17:45

“중동정세가 불안하다보니 휘발유값 더 오르기 전 일부러 주말에 주유하러 왔네요”

이란-이스라엘간 충돌의 영향으로 국제유가가 불안해지자 국내 기름값도 오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한국석유공사가 운영하는 오피넷에 따르면 21일 기준 휘발유값은 1L당 주유소 전국 평균 판매가격이 1706.47원을 기록했습니다. 지난 18일 5개월 만에 1700원을 돌파한데 이어 계속 오르고 있는 상황입니다. 경유값 역시 주유소 전국 평균 판매가격이 1L당 1566.61원으로 올해 최고치를 경신했습니다.

이런 움직임은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국제유가가 오른 부분은 통상 2~3주 후 우리나라 기름값에도 반영되는 만큼 향후 기름값은 더 오를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가 주로 수입하는 두바이유의 지난 3월 27일 가격은 배럴(158.9L)당 84.11달러를 기록했습니다. 다만 중동상황이 불안정해지면서 지난 19일 배럴당 88.82달러까지 오른 것을 생각해보면 앞으로 우리나라 기름값은 3주 사이에 올라간 상승분을 추가적으로 반영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이렇다 보니 정부는 4월로 종료예정이던 유류세 인하 조치를 오는 6월 말까지 2개월을 추가적으로 늘린 배경이기도 합니다.

이외에도 국제유가가 안정될지는 미지수입니다. 지난 19일 이스라엘이 이란 이스파한 군기지에 미사일 공격을 감행하면서 국제유가는 소폭 상승했습니다. 지난 19일(현지시각) 뉴욕상업거래소에서 5월 인도분 WTI(서부텍사스산 원유)는 0.41달러(0.5%) 오른 배럴당 83.14달러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글로벌 벤치마크인 6월 인도분 북해산 브렌트유 가격 역시 0.21% 상승한 배럴당 87.29달러에 장을 마감했습니다.

게다가 이란-이스라엘 양국의 갈등이 미국 등 서방의 개입으로 중동 전쟁으로 비화되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감도 있지만 언제든 확전될 수 있어 우려스러운 상황입니다.

특히 이란의 경우 OPEC(석유수출국기구) 내 원유 생산량 3위 국가로 생산량 증감에 따라 국제유가에 영향을 미칠 수 있고 중동산 원유들의 주요 수출길인 호르무즈 해협을 앞에 두고 있습니다. 이렇다 보니 이란은 분쟁이 이어진다면 이곳을 봉쇄할 수 있다는 위협을 하고 있습니다. 호르무즈 해협으로 세계 석유 생산량의 16% 이상 지나다니는 만큼 봉쇄가 진행된다면 다른 길로 우회하면서 운송비용이 늘어날 수 있어 추가적인 유가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이처럼 유가가 오르게 되면 단순히 기름값만 오르고 끝난다면 좋겠지만 물가 전반에도 영향을 미치게 되는 만큼 주목을 해야 합니다. 위에서 살펴봤던 휘발유값을 비롯해 기름을 많이 사용하는 항공사에도 커다란 영향을 미칩니다. 항공사 매출 원가의 30% 이상이 항공운항에 필요한 기름 구입에 사용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국제유가가 오르다보니 실적에 타격을 받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를 상쇄하기 위해 유류할증료를 인상하곤 하는데 실제로 ‘아시아나항공’의 경우 5월 국제선에 유류할증료를 2%가량 인상하기로 했습니다. 이로 인해 다음달 이후에 해외를 나갈 준비를 한다면 현재보다 조금 더 비싼 티켓가격을 지불해야 할 것 같습니다.

국제유가 상승은 전체 매출의 10~20%대를 유류비로 사용하는 해운업과 다양한 물품을 나르는 화물운송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렇게 되면 운송비 인상에 따른 물가상승이 불가피하여 소비와 산업이 위축되고, 경기침체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걱정되는 상황입니다. 또한 전기·가스 등 공공요금도 오를 가능성도 있습니다.

한 금융업계 관계자는 “유가가 오르면 통상적으로 2~3개월 후 원자재 가격에도 영향을 미친다"라며 "당장 체감할 정도는 아니지만 국제유가 상승이 장기화할 경우 내려가던 물가가 다시 오르면서 미국 등 기준금리 결정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만큼 국제유가에 대해 면밀히 살피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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