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자산운용사 등 '큰손'이라 불리는 기관투자자들이 정부가 추진 중인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에 적극 동참할 근거가 마련됐습니다.
금융위원회(이하 금융위)는 14일 '기업 밸류업 지원방안 관련 기관투자자 간담회'를 개최해 스튜어드십 코드 반영과 코리아 밸류업 지수 개발 등에 대해 집중적으로 논의했습니다. 이번 간담회에는 국민연금공단, 공무원연금공단, 우정사업본부 등 주요 연기금과 자산운용사·증권사 등 10개 기관투자사, 한국거래소, 금융감독원, 한국ESG기준원 등 유관기관이 참석했습니다.
그동안 우리나라 증시는 외국기업에 비해 낮게 책정되는 현상 소위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받아왔습니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정부는 공정하고 투명한 시장질서 확립 및 자본시장 접근성 제고 등을 통해 꾸준히 노력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런 노력의 일환으로 우리 자본시장의 선진화를 위해 상장기업 스스로 변화를 유도하고자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이 나온 것입니다.
이번 간담회에서 나온 주요내용으로 우선 스튜어드십 코드 가이드라인을 개정합니다.
스튜어드십 코드란 '기관투자자의 수탁자 책임에 관한 원칙'으로 기관투자자가 타인의 자산을 관리·운용하는 수탁자로서 이행해야 할 7가지 원칙입니다. 스튜어드십 코드는 세부원칙을 모두 지키는 것을 기본으로 하되 예외적으로 일부 원칙을 이행하지 않을 경우에는 그 사유와 대안을 충분히 설명해야 합니다. 한국 스튜어드십 코드는 현재 4대 연기금, 125개 운용사 등을 포함하여 222개 기관이 참여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현재 스튜어드십코드에는 '기관투자자는 투자 대상 회사의 중장기적인 가치를 제고하여 투자자산의 가치를 높일 수 있도록 투자 대상 회사를 주기적으로 점검해야 한다'라는 세 번째 원칙이 있습니다.
한국ESG기준원은 스튜어드십 코드 가이드라인 개정을 통해 기관투자자에게 ‘투자대상 회사가 기업가치를 중장기적으로 향상시키기 위한 전략을 수립하고 시행·소통하는지’를 점검할 필요가 있음을 명시했습니다. 이를 통해 기관투자자들이 투자대상 회사가 밸류업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는지 점검하고 참여를 독려할 수 있게 하는 구체적 근거를 마련한 것입니다.
김소영 금융위 부위원장은 "기업 밸류업 지원방안의 핵심가치를 반영하기 위해 2017년 도입된 스튜어드십 코드 가이드라인을 7년만에 처음으로 개정한다"라며 "기관투자자들이 투자대상회사와 원활하게 소통하고, 기업가치를 보다 면밀히 평가하고 투자할 수 있는 근거가 마련될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밝혔습니다.
다음으로 코리아 밸류업 지수를 새롭게 개발합니다.
‘코리아 밸류업 지수’는 기업가치 우수 기업을 중심으로 하되, 계량·비계량 항목에 대한 종합평가를 통해 기업가치 제고가 기대되는 기업도 편입한다는 원칙하에 한국거래소가 주축이 되어 개발하고 있는 신규지수입니다. 밸류업 프로그램 참여 우수기업에 대해서는 편입 우대 혜택이 제공될 예정입니다.
한국거래소 한 관계자는 “기존 주요 지수와의 차별화 방법, 구성종목 선정에 활용하는 지표의 적절성, 연기금의 적극적 활용 유도 등 주요 이슈에 대해 검토 중이며, 연기금·운용사 등 기관투자자들과 지속적으로 협의하면서 3분기까지 지수개발을 마무리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정부는 코리아 밸류업 지수와 관련해 해외사례 검토와 여러가지 종목선정 기준안에 대한 성과 시뮬레이션을 시행 중입니다. 해당지수를 향후 기관투자자들이 벤치마크로 활발히 사용할 수 있도록, 개발 과정에서 연기금, 운용사 등과 충분한 협의를 거칠 방침입니다.
이번 간담회에 참석한 관계자들은 밸류업 프로그램이 성공적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여러 의견을 피력했습니다.
공무원연금공단 박현상 주식운용팀장은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의 근본적인 목적은 한국 자본시장 및 상장기업의 체질개선이기 때문에, 장기와 단기로 구분된 정책 아젠다가 필요하다”고 언급했습니다.
김두남 삼성자산운용 상무는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밸류업 프로그램에 참여하도록 유도할 수 있는 실질적인 인센티브를 계속적으로 발굴·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심인숙 한국ESG기준원 원장은 "실질적인 기업 밸류업을 위해서는 기관투자자의 역할이 중요하므로, 스튜어드십 코드 가입자를 중심으로 제 역할을 충실히 수행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황선오 금융감독원 부원장보는 "기업 밸류업 방안이 실효성 있게 운영될 수 있도록 금융감독원 도 적극 지원할 예정”이라며 “자본시장 선진화를 위한 다양한 정책과제에 대해서도 심도있게 검토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정부는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에 대한 시장의 기대가 큰 상황인 만큼 당초보다 일정을 앞당겨 발표·시행할 수 있도록 준비 중이며 참여기업에 대한 세제지원방안도 준비되는 대로 발표할 계획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