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또 청약이라더니... 본청약 대량 포기 나와
'청약만 돼도 로또'라는 남양주 왕숙 3기 신도시 사전청약 당첨자 10명 중 4명이 본청약을 포기하며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8월,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 따르면, 남양주 왕숙지구 A1·A2블록 사전청약 당첨자 698명 중 본청약을 신청한 인원은 422명(60.5%)에 불과한 것으로 발표됐습니다. 나머지 276명(39.5%)은 본청약 절차를 포기한 셈인데요.
블록별로 보면, A1블록은 490명 중 287명(58.6%)에 불과했으며, A2블록은 208명 중 135명(64.9%)이 본청약에 나서며 상대적으로 높은 수치를 보였습니다.
이는 올해 상반기 진행된 다른 3기 신도시 본청약 대비 참여율이 현저히 낮은 수준입니다. 고양 창릉(73%), 하남 교산(84%), 부천 대장(76%) 등 여타 3기 신도시와 비교하면, 남양주 왕숙의 본청약 전환율은 눈에 띄게 떨어진 셈입니다.
이탈자 비중이 약 40%에 달했다는 것은 단순한 청약 흐름의 변화 이상으로 해석될 수 있는데요. 부동산 침체 상황과 대출 규제 등이 겹치며 기존에 로또 청약이라 불렸던 3기 신도시도 실수요자들로 하여금 앞으로의 상승 기대감이 줄어든 것으로 보입니다.
본청약 포기 원인... 향후 전망은?
남양주 왕숙지구 A1·A2블록 본청약 포기 현상의 원인은 분양가 상승, 입지 및 교통 약점 등을 꼽을 수 있습니다.
특히 분양가 상승을 대표적 원인으로 들 수 있는데요. 본청약 시기가 약 1년가량 지연되는 동안 분양가가 약 20% 이상 상승한 것입니다.
일례로 남양주 왕숙 A1블록 전용면적 59㎡는 사전청약 당시 추정분양가 3억7,155만원에서 본청약 기준 최대 4억5,674만원으로, 8,519만원(22.9%) 상승했습니다. A2블록 역시 전용 55㎡가 추정가 3억4,580만원에서 최고 분양가 4억2,370만원으로 약 7,790만원(22.5%) 인상된 것으로 확인됩니다.
이처럼 사전청약과 본청약 간 시차가 약 1년에 달하는 데, 그 사이에 분양가가 크게 증가했다는 사실이 실수요자의 청약 포기를 만든 결정적 요인으로 작용했습니다. 현지 실수요자 사이에서도 “분양가가 너무 높아 부담스럽다”는 의견이 있는데요.
게다가 얼마 전 수도권과 규제지역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최대 6억원으로 규제하는 6·27 대출 규제가 시행된 것도 영향을 미쳤습니다. 대출이 힘들어지면서 실수요자의 자금 조달이 어려워졌고, 여기에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집값이 하락하며 수요가 급감했다는 것입니다.
한국부동산원 주간아파트동향에 따르면, 수도권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는 6월 마지막주 0.17%까지 상승했다가 이후 하락하기 시작해 8월 1주차 현재 0.05%로 상승률이 내려갔습니다. 같은 시기 경기도는 0.02%를 기록했습니다. 앞으로의 집값 기대감이 떨어진 상황에 높아진 분양가까지, 수요 감소는 필연적으로 보입니다.
여기에 더해 입지적 리스크도 영향을 미쳤습니다. 해당 블록이 GTX-B, 지하철 9호선 연장선 등 예정된 주요 교통망에서 상대적으로 멀다는 점이 수요자 심리에 부정적으로 작용했습니다. 게다가 GTX-B 노선은 자금 문제 등으로 착공이 지연되다 착공식 1년 만에 본계약을 체결했고, 당장 서울과의 접근성 또한 떨어지는 것이 사실입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신도시 개발과 관련한 불확실성과 분양가 상승 등의 문제가 맞물려 청약 포기자가 증가했다는 평인데요. 남양주 왕숙 사례는 실수요자 사이에 단순히 청약 당첨을 위해 ‘청약만 넣고 보자’는 태도가 점차 사라지고 있음을 암시하는 대목이라 할 수 있습니다.
지난해 인천계양에서도 사전청약 대비 분양가가 20% 이상 오르며 40% 넘는 본청약 포기율을 나타낸 바 있는데요. 향후 정책 당국 입장에서는 본청약 시점의 분양가 조정과 사전청약 안정성 강화 등 실질적 제도 보완 방안이 필요해 보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