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주들이 최근 들어 신고가 행진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지난 8일 하나금융지주가 전 거래일보다 10.26% 상승한 것을 비롯해 우리금융지주(8.32%), 신한지주(7.73%), KB금융(6.64%)도 크게 오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는 정부와 여당이 8일 비공개 간담회에서 상법 개정의 뒤를 이을 각종 증시 활성화 방안을 검토한 영향으로 풀이됩니다. 여러가지 방안 중 중요하게 언급되고 있는 내용이 고배당 기업에게 세제 혜택을 주는 배당소득 분리과세 도입안입니다. 이 안은 배당성향 35% 이상인 상장사의 배당을 종합소득에서 분리해 별도 세율을 적용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현재는 연간 이자·배당소득이 2000만 원을 넘을 경우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이 돼 최고 45%(이하 지방세 포함 49.5%)까지 세금을 내야하는 상황입니다.
다만 배당소득 분리과세가 도입될 경우에는 세금이 줄어들어 더 많은 배당소득을 주주들이 가져갈 수 있게 됩니다. 실제로 지난 4월 이소영 민주당 의원이 발의한 소득세법 개정안에는 배당 성향이 35% 이상인 상장 법인에서 얻은 배당소득에 대해 2000만 원 미만에는 14%, 2000만~3억 원 이하는 20%, 3억 원 초과는 25% 별도 세율을 적용하도록 명시되어 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달 11일 한국거래소를 방문했을 당시에도 이 의원의 소득세법 개정안을 예시로 들었던 적도 있었으며 보유한 자사주를 경영권 방어 등 지배주주의 사익을 위해 남용하지 않도록 의무적으로 소각하도록 하는 안도 이 대통령이 적극 강조한 공약이기도 합니다.
이처럼 배당소득 분리과세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그 수혜주로 금융주들이 주목받으며 주가가 크게 오르고 있는 상황입니다. 4대금융주는 지난 8일 종가 기준으로 올해 들어서만 평균 56.99%가 상승하며 같은 기간 코스피 올해 상승률(29.81%)을 웃돌며 증시를 이끌고 있습니다.
4대금융주 중 가장 큰 상승폭을 기록한 것은 하나금융지주(회장 함영주)입니다. 하나금융지주는 8일 종가 9만 4500원으로 지난해 말 종가(5만 6800원) 대비 66.37%가 올랐습니다.
하나금융지주의 경우 대표적인 고배당주로 이전부터 많이 알려졌던 종목입니다. 특히 배당과 자사주 소각 확대를 통해 오는 2027년까지 총주주환원율 50%를 목표로 제시하는 등 주주환원정책도 적극적으로 이어갈 의지를 드러내고 있는 것이 외국인을 비롯한 투자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으로 보입니다. 하나금융의 시가배당률은 8일 종가 기준 4.13%입니다.
4대금융주 중 주가 상승률 2위는 우리금융지주(회장 임종룡)입니다. 우리금융지주는 8일 종가 2만5400원으로 지난해 말 종가(1만 5370원)와 비교해 65.25% 상승했습니다.
우리금융지주 역시 기업가치 제고를 위해 자사주 매입·소각 확대와 주당 배당금 지속 증대를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특히 은행지주 최초로 15.4% 세금의 원천징수 없이 배당금 전액을 수령할 수 있는 비과세 배당도 추진하고 있는 점도 눈여겨볼 만합니다. 게다가 4대금융주 중 가장 저렴해 상대적으로 부담이 적다는 점도 투자자들의 자금을 끌어들이는 요인으로 보입니다. 우리금융의 시가배당률은 8일 종가 기준 4.8%입니다.
4대금융주 중 주가 상승률 3위는 신한지주(회장 진옥동)입니다. 신한지주는 8일 종가 7만 1100원으로 지난해 말 종가(4만 7650원) 대비 49.21% 오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신한지주도 다른 금융지주와 마찬가지로 기업가치 제고를 위해 ▲ROE 50bp 개선 ▲CET1 비율 13.1% 이상 ▲주주환원율 42% 이상 달성을 올해 목표로 잡았습니다. 이를 달성하기 위해 진옥동 회장의 경우 지난 5월 영국 런던, 독일 프랑크푸르트, 폴란드 바르샤바 등 유럽 주요 거점을 순회하며 현지 기관 투자자를 대상으로 IR(투자설명회)을 진행하며 해외 투자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노력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신한지주의 시가배당률은 8일 종가 기준 3.08%입니다.
4대금융주 중 주가 상승률 4위는 KB금융(회장 양종희)입니다. KB금융은 8일 종가 12만 2000원으로 지난해 말 종가(8만 2900원)와 비교해 47.16% 상승했습니다.
KB금융의 경우 지난해부터 업계 최초로 배당총액기준 분기 균등배당을 도입해 주당 배당금을 지급하고 있습니다. 연간 배당금액 총액을 최소 1조 2000억 원 수준으로 유지하거나 확대하는 것을 원칙으로 운영하고 배당성향은 매년 이익규모에 따라 탄력적인 자사주 매입·소각 병행을 통해 조정하고 있습니다.
쉽게 말해 KB금융이 자사주 매입·소각을 진행하면 주당 배당금이 오르게 되는 구조로 실제 KB금융은 꾸준히 자사주 매입·소각을 진행하자 주당 배당금은 계속 오르고 있는 상황입니다. 지난해 주당 배당금은 분기별로 784원, 791원, 795원, 804원을 지급했으며 올해 4월에도 주당 배당금으로 912원을 지급했습니다. KB금융의 시가배당률은 8일 종가 기준 2.7%입니다.
4대금융주의 강세는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금융업계에서는 바라보고 있습니다.
한 금융업권 관계자는 “배당소득과 관련한 세금이 줄어들게 될 경우 대주주가 가져갈 배당금이 더욱 늘어날 수 있어 각 회사들이 배당성향을 늘릴 여지는 충분해 보인다“라며 “4대금융의 경우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노력을 성실히 이행해오고 있는데다 과점시장인 은행을 중심으로 꾸준한 수익을 거두고 있는 만큼 배당성장을 기대할 수 있어 주목해 볼 만하다”라고 말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