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교외선, 21년 만에 재개통... 경기 북부 교통망 숨통 트이나?

  • 일반
  • 입력 2025.01.20 08:43

 

21년 만에 교외선이 돌아왔습니다. 지난 7일, 국토부 협조로 미리 탑승해봤는데요. 요금은 얼만지, 얼마나 편리한지 등 총 7가지 주제로 정리했습니다.

 

돌아온 교외선

교외선은 대곡역부터 의정부역까지 30.5km를 연결하는 노선입니다. 총 6개 역에 정차합니다. 과거에 운행되던 교외선을 부활시킨 노선으로, 2004년 운행 종료 이후 21년만에 여객열차가 운행하게 됩니다.

원릉역과 일영역, 장흥역, 송추역에 정차하는데요. 주변으로 주거지역이 있어 수요가 있는 곳들입니다. 특히 일영역은 영화 ‘엽기적인 그녀’에서 중요하게 등장한 적도 있고 해서 추억하는 분들이 많죠. 최소 21년이 넘은 셈이니 고전영화네요.

 

대곡역-의정부역, 편도 2,600원

모든 구간의 기본요금은 2,600원입니다. 대곡부터 의정부까지 왕복하면 총 5,200원이네요. 1월 31일까지는 많이들 이용해 달라고 전 구간 운임 1,000원 행사를 진행하는 중입니다.

아쉽게도 수도권 전철 환승할인은 없습니다. 광역전철이 아니라 일반철도라서 그렇습니다. 그래서 역들을 보면 카드 찍는 개찰구가 없죠. 표 예매는 코레일톡이나 역사 창구에서 할 수 있습니다.

코레일은 4천원에 자유석이나 입석으로 무한정 탈 수 있는 교외선 전용 철도패스도 계획하고 있는데요. 창의력에 자신이 있는 분이라면 이름 공모에 참여해 보시는 것도 좋겠습니다. 당선되면 교외선 1년 무료패스를 증정합니다.

 

출퇴근시간 4회씩, 하루 왕복 8회

운행은 하루에 총 8번 있습니다. 상행 4번, 하행 4번입니다. 출퇴근 시간인 6시와 7시, 18시와 19시 무렵에 맞춰서 출발하죠. 원래는 하루에 총 20번(상10하10)으로 계획했었는데, 일단 소박하게 시작하고 추후에 상황 봐서 늘린다고 합니다.

전 구간 소요시간은 50분입니다. 객실 차량이 2개라서 수송량이 대단하지는 않습니다. 1회 운행에 승차정원이 136명입니다. 수요가 넘치면 객실을 추가하는 방향도 생각해 볼 수 있겠습니다.

물론 단선 철로라서 배차간격을 50분 이내로 줄일 수는 없습니다. 구조상 새 편성을 끼워넣을 수 없어요. 그래서 지금도 앞뒤로 기관차를 달아서 그대로 왔다갔다하는 방식을 채택하고 있습니다.

 

무궁화호 디젤기관차, 노스탤지어+뉴트로?

차량은 무궁화호 4400호대 디젤기관차를 사용합니다. 신선한 느낌이 들게 도색을 새로 했죠. 노스탤지어와 뉴트로를 결합했다고 하네요. 철도 동호회 일각에서는 벌써 춘식이라는 별명이 붙은 것 같습니다.

실내는 오랫동안 사용되어 온 무궁화호 객실 그대로입니다. 좋게 말하면 옛 정취네요. 최장 50분인 짧은 노선이라 크게 아쉬운 대목은 아닙니다. 추억 여행이 목적이라면 오히려 장점이 될 수도 있겠습니다.

 

대곡-의정부 이동시간 90분→50분

반응은 긍정적입니다. 개통 첫날인 11일에는 철도에 관심이 많은 분들이 모이면서 오전 차량이 일찌감치 매진되기도 했죠. 물론 시승행사 당시에는 교외선 재개통 소식을 모르다가 기차가 들어오니 깜짝 놀라는 분들도 있긴 했습니다.

“(탈) 사람이 많지는 않은데, 애용을 많이 해줘야죠. 나는 집앞이니까 해줄라고. 승용차 놓고, 하루종일 한번 타볼라 그래”

현지에서 체감하는 이동시간 단축 효과는 상당합니다. 원래 대곡에서 의정부로 가려면 일산에서 출발하는 3800번 버스를 타거나, 3호선으로 종로3가에 가서 1호선을 타야 했죠.

GTX-A가 뚫려서 서울역에서 의정부로 가는 방법도 생겼지만 소요시간은 여전히 1시간이 넘습니다. 비용은 4천 원이 넘고요. 반면에 교외선은 2,600원으로 50분 만에 갑니다.

 

일대 집값, 교외선 개통 특수 ‘거의 없음’

다만 일대 집값 영향은 크지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교외선 호재는 이미 진작부터 집값에 다 반영이 되어 있고, 개통 특수를 누리기에는 수송량이 크지 않은 편이죠. 체감으론 광역버스 하나 더 생긴 것에 가깝습니다.

“이미 예전부터 다 반영이 된 가격이예요.”

올해 말 들어 송추역북한산경남아너스빌 전용 73㎡가 4억 원을 돌파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는데요. 현지에서는 이전 가격은 급매였고, 이제 적정가로 올라온 것 뿐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가격이 많이 오른 건 아니예요. 처음에 급하신 분들은 저렴하게 파신 분들도 있으신데. 그거 외에는 어차피 원가만 해도 거의 4억 정도는 나와요.”

 

디젤기관차 소음·매연 문재는 악재… ‘앞뒤로 2배’

집값에는 오히려 악재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는데요. 실제로 타 보니 제일 걱정되는 대목은 주거지역과의 거리입니다. 가까우니까 이용은 편리하겠지만, 그만큼 소음과 매연에는 취약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교외선 차량 때문에 더 문제가 큽니다. 교외선은 전철이 아니라 소음이 크고 매연을 내뿜는 디젤기관차가 동력을 제공합니다. 심지어 그게 앞뒤에 배치돼서 둘 다 시동을 겁니다. 소음과 매연이 2배죠.

운행 방향의 반대편, 꼬리쪽 기관차에도 시동을 거는 이유는 안전규칙때문입니다. 여객차에다 기관차 엔진을 끄고 붙여서 운행하지 말라고 규정하고 있죠. 그래서 교외선은 둘 다 시동을 켜고, 앞 기관차가 총괄제어를 합니다.

이 걱정은 겨울이 지나봐야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겨울에는 섀시를 꼭꼭 닫아놓게 마련이라 체감이 어려울 수 있죠. 이사를 계획했다면 날씨가 풀리고, 창문을 여는 봄여름 무렵에 직접 방문해 볼 필요가 있겠습니다.

 

추억의 교외선, 일영역 관광명소 될까?

교외선은 당분간 출퇴근 시간 위주로 운행되지만, 곧 관광수요를 위한 낮 시간 대 운행도 시작할 것으로 보입니다. 상반기 중에는 리모델링한 일영역에 박물관과 카페를 열고 열차간식도 판매한다고 하네요. 봄여름 무렵에 찾아보시면 좋겠습니다.

관련기사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