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시장 하락의 골이 더 깊어 졌다. 1월 2주(1월 13일 기준)로 접어들면서 전주(1월 6일 기준) 보다 하락폭이 확대 됐기 때문이다.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2025년 1월 2주 주간 아파트가격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전국 아파트가격은 전주 대비 0.04% 하락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전주 변동률(-0.03%)보다 0.01%p 더 하락한 기록이다.
전국 기준으로 보면 8주 연속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으며, 이는 2023년 말 이후 가장 긴 하락 기간 중 하나다. 매매뿐 아니라 전세가격도 약세를 보이고 있어 전반적인 주택시장 침체가 본격화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수도권은 0.03% 하락하며 전주(0.02%)보다 하락폭이 깊어졌다. 서울은 3주 연속 보합세를 기록했지만 경기도가 -0.04%로 전주(-0.01%)보다 하락폭이 더욱 깊어졌기 때문이다.
경기도에서는 광명시, 광주시 등의 하락폭이 컸다.
광명시는 0.17% 하락하며 전주 하락폭(0.06%)의 2배를 웃돌았으며 광주시는 0.26% 하락하며 경기지역에서 가장 큰 하락폭을 기록했다. 이들 지역 곳곳에서는 최근 낮은 가격에 거래된 사례들을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광명시는 지난해 말 대단지 입주 물량이 집중되면서 전세시장까지 약세로 돌아서며 하방 압력이 커졌다. 특정 시기의 공급과잉에 대한 우려가 더해지고 수요자들의 관망세가 짙어지면서 급매물이 증가하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광주시 양벌동에 있는 대주파크빌 1차 전용 84㎡는 최근 11층 물건이 2억4,300만원에 거래가 됐다. 지난해 12월 13층 물건이 3억1,000만원에 거래 된 것과 비교하면 중간층 이상 임을 감안하면 낮은 수준에 거래가 됐다.
또한 광명시 하안동 하안주공3단지 전용 36㎡도 최근 6층 물건이 3억1,500만원에 거래됐는데 지난 해 7층 물건이 3억5,500만원, 2층 물건이 3억2,500만원 등에 거래 된바 이 역시 비교적 낮은 가격에 거래된 것으로 분석된다.
하락거래가 늘면서 호가와 실거래가 간의 격차도 커지고 있다. 이는 매수자들이 가격 하락 기대감을 갖고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는 반면, 일부 매도자들은 여전히 고점 기준에서 호가를 고수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방에서는 전남(-0.06% → -0.04%), 제주(-0.05% → -0.04%) 등은 전주 보다 하락폭이 축소 된 반면 경북(-0.01% → -0.03%), 충남(-0.03 → -0.05%) 등은 하락폭이 확대 됐다.
충청권 일부 지역은 공급에 비해 수요가 회복이 좀처럼 되지 않고 있으며 지역 내 경기 침체까지 겹쳐 가격의 하방 압력이 커지는 모습이다. 경북 지역은 주요 산업단지와 연계된 개발 호재가 부족해 회복세가 더딘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인포 권일 리서치팀장은 “12월부터 시작된 탄핵정국으로 관망세가 확산되고 있고, 1월 들어서도 단기간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가 사라지면서 2주차 주택시장은 하락폭이 커졌다”면서 “당분간 관망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1월 말에는 설 연휴까지 있어 하락지역은 더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서울이 단기 조정 국면에 들어선 것으로 보고 있으며, 매수세 위축과 함께 실수요자들의 관망세가 길어질 경우 가격 조정 폭이 예상보다 커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대출 금리에 민감한 30~40대 수요층의 이탈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어 매매시장 회복에는 다소 시간이 걸릴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다만 기준 금리 인하 가능성도 있는 상황이며 이에 따라 대출 금리가 인하된다면 수요 이탈이 더디게 진행되거나 중단이 될 수도 있다.
한편, 보고서에 따르면 총 178개 시군구 가운데 지난주 대비 상승 지역은 45곳에서 43곳으로 감소했으며 보합 지역은 11곳에서 12곳, 하락지역은 122곳에서 123곳으로 증가했다.
업계에 따르면 2월 중순까지는 거래량 회복이 어려울 것으로 보이며, 연휴 이후에도 금리 인하 기대감이나 정책적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으면 현재와 같은 분위기는 당분간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