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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남 개포동 한복판 ‘마지막 판자촌’... 30억원 부촌 옆 빈민가 산재
- 750여 가구 이주 vs 350여 가구 저항... "임대주택 분양 전환" 요구하며 협상 중

30억 아파트 옆 판자촌... 최고 부촌 강남 속 구룡마을

  • 일반
  • 입력 2025.09.22 08:53

구룡마을의 충격적 실상

 

부촌으로 알려진 서울 강남구 개포동에 무너지기 일보 직전인 판잣집이 있습니다. 바로 서울의 마지막 판자촌이라 불리는 구룡마을입니다. 대한민국 최고 부촌인 강남 한복판에 왜 이런 판자촌이 아직도 남아 있는 것일까요? 

전용면적 84㎡ 한 채에 30억원이 넘는 개포동 아파트 단지 바로 옆에 마치 시간이 멈춘 듯한 마을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무너져가는 판잣집들, 다닥다닥 붙어 있는 좁은 골목길, 각종 폐기물이 쌓인 이곳에는 놀랍게도 아직도 300여 가구가 거주하고 있습니다.

구룡마을은 백사마을, 성뒤마을 등과 함께 서울 최대 판자촌 중 한 곳입니다. 특히 1986년 아시안게임과 1988년 서울 올림픽 전후, 전두환 정부에서는 도시 미관을 해친다는 이유로 개포동 주변의 무허가주택을 강제 철거했는데, 이 과정에서 철거민과 빈민들이 구룡산 자락에 모여 무단으로 집을 짓고 살면서 지금과 같은 모습이 되었습니다.

공식적으로는 총 1,107가구가 구룡마을에 터전을 잡았다고 하며, 현재 이들 중 대부분은 고령자 또는 기초생활수급자 등 사회적 취약 계층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처럼 구룡마을은 단순한 불법 정착촌이 아닌, 급격한 도시화 과정에서 소외된 이들의 삶의 터전으로 자리잡게 된 것입니다.

 

재개발 보상 갈등

2025년 8월 27일, 구룡마을에 희소식이 전해졌습니다. 서울시가 구룡마을 보상 협의와 수용 절차가 마무리됐다고 발표한 것입니다. 

사유지 총 24만㎡ 중 약 16만㎡의 토지에 대해 협의 계약을 완료했고, 남은 8만㎡는 수용 재결을 거쳐 서울주택도시개발공사(SH)가 소유권을 이전받았습니다. 토지 보상비는 약 1조200억원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런데 이 소식에는 반전이 숨어 있습니다. 보상은 대부분 토지 소유주에게만 해당되는 얘기일 뿐, 정작 판잣집에 사는 수많은 무주택자 거주민 중 분양권을 받는 사람은 단 한 명도 없다는 것입니다. 

이 문제의 핵심은 서울특별시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 조례에 있습니다. 재개발 지역의 무허가 건물 소유자가 주택 분양권을 받으려면 1989년 1월 24일 이전에 지어진 무허가 건축물을 취득해 소유하고 있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임대주택을 공급받게 됩니다.

판잣집은 건축물대장이 없는 무허가 건물입니다. 1989년 이전에 지었다는 공식적인 기록이 없으며, 주민들 스스로 무허가로 지은 건물이기에 법적으로 자신의 집이라고 증명할 방법이 없습니다. 게다가 강남구청은 2011년 전까지 사유지 불법 점거를 이유로 전입신고를 받아주지도 않았기 때문에, 조례가 있어도 이를 증명하기란 거의 불가능한 상황입니다.

 

남은 거주민들의 저항

이런 상황에서 주민들은 궁여지책으로 차선책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임대주택 분양 전환이나 토지를 저가에 사들일 권리를 요구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요구를 관철하기 위해 주민들은 과거 망루 시위까지 불사했으며, 구룡마을 입구에는 여전히 시위의 흔적이 남아 있습니다. 하지만, 서울시에서는 이 역시 적법성에 위반한다며 불가하다는 방침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향후 구룡마을이 서울시 계획대로 이주가 원활히 진행된다면 어떻게 될까요? 규모는 공공 분양 1,031가구, 민간 분양 960가구, 공공 임대 1,896가구 등 총 3,887가구로 구성될 예정입니다. 공공 임대의 경우, 기존 거주민을 위한 임대주택 1,107가구가 포함됩니다. 착공은 2026년 하반기, 완공은 2029년이 목표입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구룡마을 재개발이 강남 한복판에 들어서는 만큼, 단순히 주택 단지를 넘어 강남의 새로운 주거 중심지로 자리매김하리라 예상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개발 과정에서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문제들이 있습니다. 무엇보다 이주를 거부하는 350여 가구의 주민들과의 합의가 이루어져야 하며, 이들에게 적절한 보상과 지원책이 필요합니다. 현재 SH공사가 제시한 임시 이주 지원책이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는 지켜봐야 할 문제입니다.

구룡마을에는 철거민들의 아픔부터 주민들의 생존권, 그리고 수십 년간 소외돼 온 도시 개발의 이면이 숨겨져 있습니다. 부디 구룡마을이 거주민과 원만한 협의를 통해 개발이 차질 없이 진행되고, 남은 삶의 터전 역시 안전하게 정리되기를 바랍니다. 더 자세한 내용은 상단의 리얼캐스트TV 영상을 확인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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