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운행 중인 대표적인 경전철이라면 우이신설선과 신림선이 있습니다. 현재 공사 중인 동북선(2027년 11월 개통 예정)과 위례선(2026년 9월 개통 예정)을 제외하면 많은 노선들이 여전히 계획 단계에 머물러 있는데요. 리얼캐스트가 서울에서 추진되는 대표적인 3개 도시철도의 진행 상황을 들여다 봤습니다.
서울지하철 5호선 김포·검단 연장, 신속예타도 ‘흔들’
김포 장기역과 부천종합운동장역을 잇는 서부권 광역급행철도(GTX-D)가 지난 7월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했습니다. 이에 김포까지 닿는 서울지하철 5호선 연장 사업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습니다.
김포시에는 2019년 개통한 김포골드라인만 운영되고 있어 이미 교통 문제가 포화상태에 이르렀다는 평을 듣고 있습니다. 이를 해결할 대안으로 기대되는 5호선 연장은 방화역에서 인천 검단을 지나 김포를 잇는 구간의 신설 사업입니다. 정차역은 9개소, 총 사업비는 3조3,302억원입니다.
이 노선은 2021년 제4차 국가철도망 계획에 반영된 후, 2023년 8월 예타 대상으로 선정됐습니다. 2024년 1월에는 김포시와 인천간 노선에 입장 차이를 보여 국토부 대도시권광역교통위원회가 노선 조정안을 내놓기도 했고, 같은 해 9월에는 신속예타 대상으로 선정되기도 했습니다.
신속예타는 2022년도부터 시행된 제도로, 긴급한 경제·사회 상황 대응 등 정책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기재부 재정사업평가위원회 심의를 통해 신속예타 진행 여부를 최종 판단하는 제도입니다. 철도 부문의 경우, 통상 2~3년 소요되는 기간을 9개월로 단축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신속예타 대상으로 선정된 후 상당 기간 시일이 지난 상황인데요. 예타 중간 결과에서 사업성이 낮게 나왔고, 추가 자료 요구 반복으로 일정이 지연되는데다 차량기지와 건폐장 이전 합의도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에 대광위와 지자체는 사업성을 높이는 방안을 찾아 노선 재설계와 비용 분담 방안을 재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위례~강남 통과하는 위례신사선, 17년째 표류
서울 송파구와 성남시, 하남시에 걸쳐진 위례신도시와 강남구 신사역을 연결하는 경전철 노선인 위례신사선은 2008년 위례신도시 광역교통개선대책에 반영되며 시작됐습니다. 삼성물산이 처음 사업을 제안했을 당시 완공은 2021년 계획이었는데요. 2016년 수익성 악화로 삼성물산이 철수했고, 2018년에는 민자적격성 조사를 통과해 민자사업으로 전환됐습니다.
2020년 GS건설 컨소시엄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지정됐지만 이 협상이 결렬되면서 2023년 유찰됐고, 서울시가 2차례 총 사업비 조정과 사업 조건 완화를 통해 민간사업자를 모집했지만 최종 유찰돼 다시 재정투자 사업으로 전환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지난 4월, 위례신사선 사업이 기획재정부 재정사업평가위원회 심의를 거쳐 신속예타 조사 대상으로 선정됐습니다. 심사기간을 2년에서 9개월로 단축하는 신속예타 선정으로 사업 일정이 앞당겨질 것으로 예상됐으나 그마저도 녹록치 않은 상황입니다. 이미 위례신도시 내 단지들은 입주 10년차가 된 곳도 빠른 사업 진행이 절실한 상황입니다.
지난 2018년 한국개발연구원(KDI)이 민간적격성 조사를 실시한 결과, 위례신사선의 경제성 평가(B/C)가 낮아 사업 자체가 폐기될 우려가 나오기도 했습니다. 지난 8월 19일,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빠른 사업 추진을 위해 재정당국 수장이 예타를 면제할 수 있도록 하는 ‘위례신사선 건설을 위한 특별법안’을 대표발의하기도 했습니다.
수익성 확보가 관건인 난곡선, 효율성 높이는 방안도 강구
신림선 보라매공원역에서 난향초등까지 이어지는 경전철 노선인 난곡선은 관악구 난곡동과 난향동, 미성동 등 교통 취약지역을 연결하는 생활 밀착형 노선입니다. 이 노선은 2018년 민자사업에서 서울시 재정사업으로 전환된 후, 2020년 제2차 도시철도망 구축계획에 반영됐습니다.
2021년 예비타당성조사에 착수했지만 낮은 경제성(B/C)값이 산출돼 추진이 중단된 바 있습니다. 관악구는 지난 17일 주민설명회를 열고 난곡선 예타 통과를 위한 범구민 서명운동에 나서며 재추진 필요성을 전달하기도 했습니다. 관악구는 난곡선 정거장을 한 곳 줄이고 신림선과 평면환승, 중복되는 버스 노선을 감축하는 방향으로 사업성을 높이기 위한 대안을 제시했습니다.
이에 서울시는 난곡선의 수요, 비용을 재검토 하기 위한 분석 용역에 다시 착수했는데요. 주요 평가 항목을 다시 점검해, 심의 과정에서의 대응력을 높인다는 계획입니다. 박준희 관악구청장은 7월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신림선이 2022년 개통되고 지역 경제 지도를 바꾼 사례를 예로 들며, 내년 하반기까지 난곡선 예타가 통과되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한편, 남양주시도 지난해 한차례 고배를 마신 별내선(8호선) 별내역~별내별가람역 연결 사업의 예타조사를 재추진 하는 등 곳곳에서 지역 주민의 교통 편의성을 높이기 위한 노력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철도 사업은 단순히 경제성만 따지기 보다는 교통 복지와 지역 균형발전 같은 정책적 가치까지 중요시 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습니다. 송도호 서울시의회 교통위원회 위원은 "경제성을 우선시 하다 보면 교통 소외지역은 배제될 수밖에 없다"고 밝히기도 했는데요. 장기간 사업이 지연되고 있는 도시철도사업이 순조롭게 진행돼 지역 주민들의 교통 불편을 해소하길 바라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