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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파트 매수 가구 소득, 첫 9천만 원 돌파
- KB부동산 데이터허브 관련 통계 집계 시작 2008년 이후 최고
- ‘양날의 검' 대출 규제로 고소득 중심 아파트 매수… “주거사다리 끊겼다”

서울 아파트 ‘중위소득 9천만 원 시대’…고소득 집중 속 집값 양극화

기자명 권일 기자
  • 일반
  • 입력 2025.09.01 08:24

지난 2분기 서울에서 아파트를 구입한 가구의 연 소득 중위소득이 9천만 원을 넘어섰습니다. 1년 사이 약 1,300만 원 가량 상승하며 서울 아파트가 고소득 중심으로 매수가 이뤄지며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KB부동산 데이터허브에 따르면 올해 2분기 KB국민은행에서 담보대출을 받아 아파트를 매입한 가구의 중위소득은 9,173만 원으로 집계됐습니다. 이는 해당 통계의 집계가 시작된 2008년 이후 최고 수준에 해당합니다. 

2023년 2분기 중위소득은 6,471만 원, 2024년은 7,812만 원을 기록하는 등 당해 연도에는 등락이 있긴 했지만 연간으로 보면 중위소득은 우상향 해 왔고, 결국 올해 2분기에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하게 됐습니다. 

서울 이외에도 경기도 역시 아파트를 구입한 가구의 연소득 중위소득은 6,174만 원으로 처음 6천만 원을 돌파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KB부동산 관계자는 “대출 요건이 강화되면서 심사 대상의 평균 소득 수준이 높아졌다”라고 말했습니다.

 

소득 대비 집값은 10.5배…10년 6개월을 한 푼도 안 쓰고 모아야 서울 아파트 구입 가능

지난 2분기 담보대출을 통해 거래된 서울 아파트 중위가격은 9억 7,000만 원으로 1분기 대비 6.6% 상승하며 지난해와 다를 모습을 보였습니다(중위가격은 KB국민은행이 담보대출을 실행할 때 조사된 담보평가의 중위가격으로 일반적인 시세와 상이함).

이를 토대로 소득 대비 주택가격 비율을 뜻하는 PIR을 계산하면 2분기 PIR은 10.5를 기록해 매입한 아파트 가격이 소득의 10.5배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다시 말해 10년 6개월을 소득에서 한 푼도 안 쓰고 모아야 서울 아파트를 살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PIR은 지난 2022년 2분기(14.8)보다는 낮아진 것을 확인할 수 있는데요. 이는 아파트 가격이 하락해서 PIR이 낮아진 것이 아닌 아파트를 매입하는 매수자의 소득이 높아졌기 때문입니다.

부동산인포 관계자는 “6.27대출규제에 이어 7월 들어서는 스트레스 DSR 3단계까지 시행되면서 대출 한도가 더욱 축소돼 저소득층은 기본이고 중소득층도 서울에서 아파트 사기가 힘들어졌습니다. 대출 규제가 주거사다리를 치워버린 결과가 됐습니다”라면서 “일부에서는 자금 없이 수억 원씩 대출받아 집을 사는 것이 정상이 아니라고 지적하기도 하지만 부동산과 소득은 구조적으로 가까워지기 어렵고, 서울에서 집을 사기 원하는 사람이 많기 때문에 대출이 지나치게 막히면 현금부자들만 살아남게 돼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규제에도 서울 곳곳에선 신고가 나와

이를 증명하듯 6·27대출 규제 이후에도 서울 아파트값은 상승폭은 다소 둔화됐지만 상승세는 이어지고 있습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의 7월 아파트 매매가격지수 변동률은 1.09%를 기록했습니다. 6월 1.44%보다는 상승 폭이 줄었지만 대출 규제에도 불구하고 상승한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마포구 아현동에 위치한 마포래미안푸르지오 전용 59㎡가 8월 20억 5,000만 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기록했습니다. 상반기 17~19억 원 수준에 거래가 됐었지만 최소 1억 안팎으로 인상된 가격에 거래가 된 것입니다. 

동작구 상도동에 위치한 e편한세상 상도노빌리티 전용 84㎡도 8월 들어서 18억 5,000만 원의 신고가를 기록했습니다. 상반기에는 16~17억 원대 거래가 됐었습니다.  

이외에도 고가 아파트가 많은 강남구, 서초구 일대 아파트들도 거래는 줄었지만 고가 거래가 나오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서울시 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8월 현재까지 서울 아파트 거래 가운데 10억 원 미만 아파트 거래 비중은 전년 동기 보다 10% 포인트 증가한 60%대 후반 수준을 기록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결국 강화된 대출규제로 인해 현금 부자가 찾는 고가 아파트와 자금 부담이 덜한 중저가 단지로 거래 시장이 양극화되고 있는 것입니다. 

부동산인포 관계자는 “중저가 아파트로 수요가 몰리면 중저가 아파트 가격이 상승해 저소득층이 갈 수 있는 곳은 또 줄어들게 됩니다. 이런 불균형 해소를 위해선 그만큼 공급이 빠르고 원활하게 돼야 합니다. 그래서 정부의 공급대책이 매우 중요합니다”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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