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이 다가오고 있지만 계속해서 국내·외 정세가 불안하게 움직이면서 금값이 다시 사상 최고치에 접근하고 있습니다.
12일 뉴욕상업거래소에서 거래된 2월물 금 선물 가격은 전 거래일 대비 0.3% 하락한 트로이온스(약 31.1g, 이하 온스) 당 2748.3달러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이전 4거래일간 상승하다 하락했지만 종가기준 사상 최고치인 2825.7달러(10월 30일)와는 2.73%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 만큼 다시 사상 최고치를 경신할 수 있다는 이야기도 흘러나오고 있는 상황입니다.
미국 대선이 트럼프 전 대통령의 승리로 마무리됐지만 이스라엘-하마스 간 전쟁,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하고 있어 금값 상승을 부추기고 있습니다.
이렇다 보니 금값이 지정학적, 정치적 불확실성에 대한 헤지수단으로 주목을 받으면서 일정수준 이상에서 거래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풀이됩니다.
실제로 금가격은 계속되는 불확실성의 여파에 따라 올해에만 33.23% 상승한 상태입니다. 인베스팅닷컴 자료에 따르면 1월 3일 종가는 2062.7달러로 지난 12일 종가와 비교하면 온스당 무려 685.6달러가 올랐습니다.
게다가 12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기준금리를 0.25%p 인하할 것으로 예상되고 내년에도 추가 금리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나오고 있는 만큼 통상적으로 기준금리와 반대로 움직이는 특성을 고려하면 금가격은 더 오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시중은행 골드뱅킹(금통장)으로도 자금이 다시 유입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KB국민은행(은행장 이재근)과 신한은행(은행장 정상혁), 우리은행(은행장 조병규)의 골드뱅킹 잔액 현황 자료를 살펴보면 지난 10일 기준 골드뱅킹의 잔액은 7641억 원으로 확인됐습니다.
금값이 정점을 찍었던 10월말 이후 감소세를 보이던 골드뱅킹의 잔액은 시리아 정권붕괴에 우리나라의 지난 3일 비상계엄에 따른 혼란까지 불확실성이 가중되면서 수요가 몰린 것으로 보입니다.
실제로 지난 10일 기준 골드뱅킹의 잔액은 11월말 7406억 원과 비교하면 3.17%가 증가한 수치입니다.
골드뱅킹 전체 계좌수도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1월 말 기준(KB국민은행·신한은행 기준) 22만 6800개에 불과했던 골드뱅킹 계좌 수는 지난 10일 기준 24만 2780개로 1만 6000개 이상 많아진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기준금리가 인하하자 대체투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상황에서 금이 대체투자처로 주목을 받으며 금에 쉽게 투자할 수 있는 은행 골드뱅킹 계좌개설이 늘어난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골드뱅킹 투자 시 0.01g 단위로 매매가 가능해 1200원 안팎의 소액으로도 금 투자가 가능하지만 금을 거래할 때 1% 매매수수료가 발생하는 점은 유의해야 합니다.
금의 인기는 증권사에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NH투자증권에 따르면 신규 금 계좌개설 수는 11월 6527개로 올해 최대치를 기록했습니다. 이는 1분기(1~3월) 총 신규 금 계좌개설 수(7110개)와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 수준입니다.
실제로 거래가 이뤄지고 있는 거래계좌수도 증가추세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1월 5570개에 불과했던 거래계좌수는 지난달 1만 6875개로 3배가 넘게 늘어나면서 거래대금도 11월 1467억 원으로 올해 들어 가장 많이 거래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 금값 내년에 3000달러 달성한다는 전망도 나와
금값은 내년에도 계속해서 오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중국의 경기부양 기대감에 따른 금 수요 회복과 트럼프 행정부 2기 집권 이후 인플레이션 심화로 인해 금 가격도 덩달아 상승할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에 글로벌 투자은행(IB) 뱅크오브아메리카(BofA)와 맥쿼리는 금값이 향후 온스 당 3000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고 예측하기도 했습니다. 골드만삭스도 내년초 금 가격이 온스 당 2900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는 예상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금융업계 한 관계자는 “우리나라 비상계엄에 따른 후폭풍 등 불안정한 정국이 장기화될 수 있어 안전자산을 찾는 수요가 앞으로도 이어질 수도 있다”라며 “세계 금 최대 수요국인 중국의 인민은행이 금 매입을 재개하겠다고 발표하고 실제 중국의 지난달 금 보유량이 늘어난 만큼 세계적 수요도 뒷받침될 수 있을 것으로 보여 금값 사상 최고치 경신은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