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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환율 1,450원 뚫리나? 불확실성에 요동
- 외환보유고 감소세 뚜렷… 4,000억대 위태"

“나라 곳간 비어간다”…환율 방어에 외환보유액 ‘위태’

  • 일반
  • 입력 2024.12.12 09:20
  • 수정 2024.12.12 10:37

강달러가 점입가경입니다. 미국 대선 이후 시작된 ‘트럼프 랠리’로 원달러 환율이 고공행진하는 가운데, 초유의 비상계엄 사태가 불에 기름을 끼얹었습니다. 상황이 악화하자 그간 악착같이 모아온 외환보유고도 위태로워지고 있습니다.

 

1,400원대 못 벗어나는 원달러 환율… 비상계엄 불에 기름 부어

원달러 환율은 이달 들어 1,400원대에 안착하는 모습입니다. 한국은행 자료에 따르면 10일 종가 기준 원달러 환율은 1,426원을 기록했습니다. 이달 2일에 1,401원을 돌파한 이후 여전히 고공행진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이달 초 어떻게든 1,410원대를 유지하던 환율이 요동친 건 3일입니다. 비상계엄이 선포된 11시 직전까지 1,403원 수준이었던 환율은 선포 직후 2시간도 되지 않아 1,446.5원까지 치솟아 1,450선을 목전에 두었죠.

그나마 긴박하게 움직인 국회가 2시간 37분 만에 계엄 해제 요구안을 가결하면서 환율도 안정되기 시작했는데요. 그러나 여전히 1,420원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불안한 모습을 보입니다.

주된 원인으로는 해소되지 못한 불확실성이 지목되고 있습니다. 7일에 추진된 탄핵안이 표결불성립으로 마무리되면서 2차 비상계엄 사태의 가능성을 근본적으로 차단하지 못했고, 정부와 국회가 사실상 가동을 멈춘 상황에서 불안한 해외 투자자들의 이탈이 가속화하고 있다는 겁니다.

단기간의 전망도 그다지 밝지 못합니다. 지난 10일 국회 기재위 소속 야당 의원들과 만난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환율이 이전 수준으로 돌아가기는 어렵다. 시장이 관망 중”이라며, “해외 투자자들에게 국내 경제 프로세스가 정상적으로 작동할 수 있다는 시그널을 줘야 한다”고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환율 방어에 외환보유고 4,000억 대 깨지나? 국민연금도 동원

불확실성이 엄존하는 가운데 환율은 여전히 불안한 모습입니다. 이대로면 1,450원 선이 깨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는데요. 원달러 환율이 1,450원을 넘은 건 1997년 말 IMF때와 2008년 금융위기 시절뿐입니다.

환율이 치솟으면서 외환보유고를 걱정하는 목소리도 큽니다. 환율 상승을 저지하기 위해 외환당국이 시장 개입에 나서려 한다면 외환보유고를 털어 달러를 매도해야 하기 때문이죠. 외환보유고 상황은 이미 나쁜 상황이라 더 비관적입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우리나라 외환보유고는 지난 11월 기준으로 약 4,154억 달러를 기록했습니다. 그동안 꾸준히 쌓아 4,639억 달러(2021.11.)까지 늘려놨던 보유고의 1/10이 날아가는 데 채 3년밖에 걸리지 않았죠.

이번 비상계엄 사태로 외환시장 불안이 가속화되어 외환보유고가 더 빨리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시장에서는 4,000억 달러 이하로 감소할 가능성을 점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실제로 외환보유고가 3,000억 달러 대로 주저앉는다면, 2018년 5월 이래 처음 있는 사건이 될 전망입니다.

결국 국민연금 주머니에도 당국의 손이 들어가고 있습니다. 지난 10일 기준 정부는 국민연금의 자체 환헤지 비율을 5%까지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현재 해외자산의 환헤지 비율 2.75%를 5%로 끌어올리면 최대 109억 달러가 외환시장에 공급되는 효과가 생길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외에도 외환 스와프 거래 규모를 늘리는 방안도 함께 고려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국민연금으로 하여금 한국은행에서만 달러를 바꾸도록 강제하는 제도를 말합니다. 적용 환율이 국민연금에 불리하므로 손실이 발생하게 됩니다.

 

최상목 경제부총리 “대응 여력 충분"

여러 우려가 제기되는 가운데, 정부는 우리 경제의 견조한 펀더멘털과 대외건전성에 비해 시장 변동성이 과도하다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기재부는 외환보유액 4,154억 달러는 세계 9위 수준이며, 우리나라의 순대외금융자산도 9월 말 기준 9,778억 달러에 달한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IMF 당시 외환보유고(39.4억 달러)에 비해서는 100배가 넘는 규모이긴 합니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재부장관은 10일 진행한 긴급 거시경제·금융현안 간담회에서 “정부·한국은행의 시장 대응 여력은 충분하다”며 “정치 상황과 관계없이 경제 분야만큼은 경제부총리를 중심으로 경제팀이 총력을 다해 안정적으로 관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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