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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도권은 비규제지역 유동성 증가… 구리, 화성 등 상승폭 확대
- 지방 2년만에 상승 전환 된 곳들 등장
- 지방 풍선효과 판단은 무리… 실수요에 따른 반짝 반등 평가

지방 부동산 꿈틀, ‘풍선효과는 글쎄…’

기자명 권일 기자
  • 일반
  • 입력 2025.11.14 09:15

‘10·15 부동산대책’이 통계누락 논란에 휩싸여 여러 말이 오가는 가운데 부동산 시장은 다양한 변화들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특히 수도권 주요 지역이 ‘3중 규제(토지거래허가구역, 투기과열지구, 조정대상지역)’로 묶이면서 수요자들이 규제를 피해 비규제지역으로 눈을 돌려, 수도권 비규제지역들 가운데 상승폭이 커지고, 거래가 증가하는 곳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지난 2년여 하락이 이어졌던 지방권이 소폭 상승하자 수도권 규제로 ‘풍선효과’가 지방에 나타났다는 주장도 고개를 들었습니다. 하지만 지방의 ‘풍선효과’ 판단은 무리라는 주장에 힘이 더 실리는 모습입니다. 

 

수도권 비규제지로 쏠리는 유동성… 구리, 화성 등 주간 아파트값 상승률 확대

수도권은 서울과 경기 12개 지역이 규제지역으로 묶이자 비규제지역들의 각종 지표가 달라지며 수도권 내에서는 ‘풍선효과’가 있다는 평가엔 반론의 여지는 없어 보입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11월 첫째 주(3일 기준), 규제지역인 서울의 아파트 매매가격지수 상승률은 0.19%로 전주(0.23%)보다 축소됐습니다. 수도권 전체로 보면 전주 0.14%에서 0.13%로 상승폭이 소폭 감소했습니다. 규제 영향이 있는 것입니다. 

하지만 비규제지역으로 눈을 돌리면 얘기는 달라집니다. 대표적인 곳이 경기 구리시인데 11월 첫 주 주간 변동률이 0.52%로 전주(0.18%)에 비해 크게 상승했습니다. 동탄1,2신도시가 있는 화성시도 0.13%에서 0.26%, 수원특례시의 유일한 비규제지역인 권선구도 0.08%에서 0.13%로 상승폭이 커졌습니다.

비규제지역 거래량도 변화가 생겼습니다. 부동산 플랫폼 직방의 분석에 따르면, 대책 발표 후 20일간 비규제지역 거래량은 6,292건으로 이전 20일(5,170건) 대비 약 22%(21.7%) 늘었습니다. 같은 기간 규제지역(서울, 경기 12개 지역) 거래량은 76.3%가 감소했습니다. 

수도권 내에선 대출이 비교적 수월한 비규제지역으로 수요자들이 이동한 것으로 분석됩니다. 하락을 이어가던 안성시와 시흥시 같은 경우는 이번에도 하락했지만 하락폭이 소폭 둔화되는 등의 변화가 나타나기도 했습니다. 

 

2년 만에 오른 지방 집값…학군지 중심 회복

수도권 규제가 강화되면서 관심사는 지방 부동산 시장의 회복이다. 

앞서 정부는 세제혜택이 포함된 세컨드홈 특례 제도를 시행하며 지방 건설경기 회복에 나섰지만 효과는 미미했습니다. 지방권의 주간 아파트 매매가격은 하락이 계속됐습니다. 

하지만 10.15대책 발표 한 달여를 거치며 이전과 다른 모습이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방권(수도권을 제외한 지역) 주간 아파트매매가격지수 변동률은 11월 첫 주 0.01%로 집계 됐습니다. 지방권의 마지막 플러스 변동률이 지난 2023년 11월 2주(0.02%)였으니 101주 만에 플러스로 올라선 것입니다. 

지방권에서는 부산이 0.03%를 기록하며 전주(0.02%)보다 상승폭이 커졌고, 대구도 전주 보합(0.0%)에서 0.01%로 상승 전환했습니다.

부산에서는 해운대구와 수영구가 각각 0.16%, 0.17%로 가장 상승폭이 컸습니다. 해운대구 중동에 위치한 해운대롯데캐슬스타 전용 84.9㎡가 11월에 들어서 11억 9,000만 원에 거래됐는데 이는 최근 3년여 사이 가장 높은 거래가에 해당합니다.

대구 수성구 만촌동에 위치한 만촌자이르네 전용 84.9㎡도 11월 들어서 13억 900만 원에 거래됐는데 해당 면적 신고가에 해당합니다. 이외에 울산 남구 신정동 ‘울산 문수로 두산위브 더제니스’ 전용 84.4㎡도 8억 1,800만 원에 거래되며 신고가 기록을 갈아치웠습니다.

부산 해운대구, 대구 수성구, 울산 남구 등은 학군이 좋아 각 지역의 강남이라 불리는 곳들로 수요자들이 학군지를 중심으로 움직인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지방권 변화, 풍선효과 단정은 무리… 실수요 중심 상급지에 한정된 변화

지방권역에도 변화가 나타났지만 수도권 규제에 따른 풍선효과로 단정짓는 것은 무리가 있어 보입니다. 풍선효과라면 수도권 수요자들이 지방 부동산 매입이 크게 늘어야 하지만 아직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부산 해운대구 소재 공인중개사 관계자는 “위쪽(수도권 거주자를 말함) 분들의 전화가 있긴 하지만 거래로 연결되지는 않았다. 요즘 거래는 그동안 가격이 빠졌었기 때문에 지역에 계신 분들이 한 거다. 이분들은 실수요에 가깝다”라고 말했습니다. 

최근 지방권에 나타난 변화도 공급 가뭄이 원인이라는 견해도 있습니다. 실제로 부동산R114에 따르면 부산 해운대구는 올해 44가구, 내년엔 184가구가 입주예정이다. 대구 수성구는 지난해 3,800여가구가 입주했지만 올해 1,353가구, 내년 1,003가구까지 줄어듭니다.

부동산인포 관계자는 “지방도 수도권처럼 공급 가뭄에 수요자들이 상습지를 중심으로 거래를 하는 모습이다. 교육이 좋다거나 인프라가 좋은 곳들이 대상이 될 것”이라면서 “부산 해운대구나 대구 수성구 같은 경우는 수도권 수요자들에게도 익숙한 곳이라 상급지에 국한 돼 단기적 반등은 있을 수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지역 내 상급지는 상대적으로 수요자들이 가격을 지키려는 경향이 강합니다. 최근 지방의 변화는 상급지를 중심으로 하는 가격 지키기로 해석됩니다. 비상급지 회복은 여전히 시기가 묘연해 보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상급지, 비상급지 할 것 없이 공급을 늘리면 미분양만 양산될 수 있습니다. 공급 대책도 중요하지만 개발, 일자리, 인프라 확충 등이 뒷받침 된 대책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점을 명심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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