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초시, ‘오션뷰 세컨하우스 열풍’에서 ‘장기 침체’로
한때 ‘세컨하우스 성지’로 불리며 오션뷰 아파트 열풍을 이끌었던 속초시 부동산 시장이 장기 침체 국면에 접어들었습니다.
속초시는 한때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동안 수도권 접근성 개선과 바다 조망 프리미엄을 등에 업고 외지인들의 매수세가 급증하며 집값이 고공행진을 기록했습니다. 심지어 외지인 투자 중 서울시 투자자들이 증가하면서 ‘서울시 속초구’란 용어까지 나올 정도였습니다.
현재는 이전의 명성은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특히 외지인 투자 수요가 급감하면서 집값이 크게 하락했는데, 일례로 8억원에 거래되던 오션뷰 아파트가 4억원대로 ‘반토막’이 나는 등 가격 조정이 심화되고 있습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속초시 월간아파트 매매가격지수는 2020년 상반기 이전까지 하락세였다가 코로나 팬데믹19이 본격화되던 2020년대 하반기 이후부터 본격적으로 상승세를 기록했습니다.
특히 코로나19로 인한 사회 거리 두기가 심화하면서 사람들이 외출이 어려워졌거든요. 여기에 외국행까지 막히면서 속초에 ‘세컨하우스’ 붐이 일기 시작했습니다.
세컨하우스 열풍에 힘입어 속초 아파트값은 천정부지로 뛰어올랐습니다. 아파트 매매가격지수가 2020년 10월 0.21%로 상승하기 시작하더니 2021년에는 6월 1.21%, 그리고 10월에는 무려 2.80%로 껑충 뛰어올랐습니다.
최근 집값 급등으로 화제가 됐던 강남구 집값이 올해 6월 한 달간 2.89% 상승했거든요. 이와 비교했을 때 속초시의 2.80%는 정말 엄청난 상승세를 방증한 셈입니다.
하지만, 코로나가 끝나면서 상승세도 막을 내립니다. 2022년 10월 -0.05%로 하락 전환한 뒤 최근까지 줄곧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것인데요. 특히 지난해 6월부터 올해 6월까지 13개월 연속으로 하락세가 지속하며 속초시의 집값은 크게 하락하고 있습니다.
속초시 집값, 장기 침체 원인은?
실제 속초시의 집값은 신축, 구축 할 것 없이 고점 대비 2~3억원 이상 떨어진 곳이 속출하는 상황입니다.
일례로 속초시 중앙동 A단지의 경우, 오션뷰 영구 조망권으로 분양 당시 큰 화제를 모은 바 있었는데요. 국토부 실거래가에 따르면, 해당 아파트의 전용면적 84㎡ 최고가는 2022년 1월 8억1,500만원에 달했으나, 올해 4월 4억4,500만원으로 절반 가까이 떨어졌습니다.
다른 아파트들도 사정은 비슷합니다. 청호동 B단지 역시 올해 6월 전용 84㎡가 3억9,000만원에 실거래되면서 2021년 8월 최고가인 7억2,500만원보다 3억원 이상 하락했습니다. 조양동 C단지는 전용 84㎡가 2023년 10월 6억5,000만원까지 올랐으나, 올해 7월 3억5,000만원에 실거래되면서 3억원 내렸습니다. 동명동 D단지도 같은 면적이 올해 4월 5억8,500만원에 팔리며, 2021년 7월 8억2,162만원보다 2억원 이상 떨어졌습니다.
속초 부동산 시장의 침체는 단순히 아파트 가격 하락에 그치지 않고, 외지인 매수세의 급감과 함께 수요 감소, 그리고 주택 공급 과잉 등의 원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속초의 외지인 매수자 수는 2021년 1,223명으로 증가했다가 지난해에는 305명으로 크게 감소했습니다. 이 시기 외지인 매입비율도 44.5%에서 24.7%로 반토막 났습니다.
인구 감소도 집값 하락에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2020년부터 꾸준히 증가하던 속초 인구는 2022년 8만2,814명으로 정점을 찍은 뒤, 이후 2023년 8만2,409명, 2024년 8만1,417명, 그리고 올해 6월 기준으로 8만101명으로 급감하고 있습니다.
공급 과잉 문제도 있습니다. 그동안 세컨하우스 열풍을 등에 업고 속초시에는 각종 오션뷰 아파트가 등장했는데요.
올해 5월 준공한 중앙하이츠(228가구)를 비롯해 2027년 2월 입주 예정인 더샵 속초프라임뷰(1,024가구) 등 향후 2년간 약 2,000가구가 입주할 예정입니다. 이는 속초시의 연간 적정 수요인 400가구를 넘어서는 상황으로 향후 미분양이 증가할 가능성을 보여줍니다.
전문가들은 코로나 특수 이후 빠져나간 외지인 수요를 단시간에 회복하긴 쉽지 않으리라 전망하고 있는데요. 향후 실수요자나 신규 투자자라면 현재 변화된 환경을 냉정히 분석하고, 진입 전략을 짜는 것이 중요하다고 보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