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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림수산물, 공산품 등 하락에 생산자물가 0.1% 내려
공급물가지수, 7달만에 하락 반전
총산출 물가지수도 농림수산품·광산품 등 영향에 0.3% 하락

농산물 출하·유가 안정 속 생산자물가 소폭 하락

  • 일반
  • 입력 2025.05.23 21:22
  • 수정 2025.07.14 15:43

생산자물가가 소폭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23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4월 생산자물가지수는 120.24로, 3월에 비해 0.1% 하락했으며 전년 동월과 비교해서는 0.9% 오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는 국제유가 하락에 따른 영향으로 풀이됩니다. 실제로 우리나라가 주로 수입하는 두바이유가 60달러 초중반에서 머무르며 안정되자 석탄 및 석유제품의 경우 전월 대비 2.6% 전년 동월과 비교해서는 무려 7.9%나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생산자물가지수는 국내생산자가 국내시장에 공급하는 상품 및 서비스의 가격변동을 측정하는 통계자료로 정기동향 판단지표, GDP 디플레이터 등으로 활용됩니다.

생산자물가는 생산자가 시장에 공급하는 상품과 서비스 등의 가격 변동으로 품목마다 통상적으로 1~3개월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에 반영됩니다. 최근 물가 흐름을 알아보기 위해 주 지표로 전월대비 수치를 사용합니다.

세부적으로는 농림수산품은 전월대비 1.5% 하락했습니다. 3월과 비교해 오이 35.1%, 양파 15.8% 하락하는 등 농산물이 5.8% 내렸는데 봄을 맞아 농산물 출하량 증가하자 가격 하락을 이끈 것으로 보입니다. 수산물 역시 기타어류 5.8%, 냉동오징어 1.6% 등 내리며 0.7% 하락세를 보였습니다. 반면 돼지고기는 3월과 비교해 8.2%, 달걀도 전달에 비해 11.4% 상승하는 등 축산물은 4.8%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공산품도 전월과 비교해 0.3% 떨어졌습니다. 자일렌(크실렌) 7%, 벤젠 8.7%, 동1차정련품 6.3% 철강절단품 1.5% 등이 3월에 비해 하락하며 화학제품과 1차금속제품이 각각 전월과 비교해 0.7%, 0.3% 하락했습니다. 다만 두유 6.6%, 우유 1.1% 상승하며 음식료품은 전원 대비 0.2% 올랐습니다.

전력·가스·수도 및 폐기물은 산업용 도시가스(5.2%) 등이 올라 전월 대비 0.4% 상승했습니다. 서비스도 음식점 및 숙박서비스(0.6%), 운송서비스(0.1%) 등이 올라 전월 대비 0.2% 올랐습니다.

생산자물가지수와 수입물가지수를 결합해 산출하는 공급물가지수도 전월보다 0.6% 하락했습니다. 원재료(-3.6%)를 비롯해 중간재 및 최종재가 각각 0.4%, 0.1% 내리며 나타난 결과입니다. 이 지수는 7개월만에 하락 반전했습니다.

공급물가지수란 원재료, 중간재, 최종재의 생산 단계별로 구분하여 측정합니다. 물가 변동의 파급과정 등을 파악하기 위해 국내에 공급되는 상품 및 서비스의 가격변동을 확인합니다.

총산출물가지수 역시 전월 대비 0.3% 하락했습니다. 전력·가스·수도 및 폐기물(0.4%), 서비스(0.2%)은 오름세를 보였지만 농림수산품(-1.4%), 광산품(-0.8%) 등이 하락한 영향입니다. 전년 동월과 비교해서는 1% 올랐습니다.

총산출물가지수는 국내생산품의 전반적인 가격변동을 파악하기 위해 국내출하 외에 수출을 포함하는 총산출 기준이 되는 지표로 상품 및 서비스의 가격변동을 측정한 지수입니다.

 

소비자물가 반영 시차…체감 물가 안심은 이르다

이번 생산자물가 하락은 물가 전체 흐름의 전환점으로 해석되기보다는, 공급 측 요인에 따른 일시적인 조정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입니다. 특히 농산물은 계절적 요인에 따라 수급이 빠르게 변화하는 품목이기 때문에, 봄철 출하량 증가에 따른 가격 하락은 통상적인 흐름으로 볼 수 있습니다. 실제로 지난해에도 봄과 초여름 사이 농산물 중심의 물가 하락이 나타난 바 있습니다.

국제유가 역시 당분간 안정세를 이어갈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지만, 중동 정세나 주요 산유국의 감산 움직임 등에 따라 변동성이 여전하다는 점에서 공급자 물가의 하락세가 지속될지는 미지수입니다. 두바이유 가격이 한때 배럴당 90달러를 넘어섰던 지난해와 비교하면 현재 수준은 안정적이나, 원자재 시장은 지정학적 변수에 민감한 특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한편, 공산품 중 벤젠, 자일렌, 동(구리)과 같은 1차 원자재의 가격 하락은 제조업 원가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요인으로, 향후 산업 생산 비용에도 긍정적인 신호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반면, 식음료 품목에서는 두유, 우유 등 일부 생활 밀접 품목이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어 소비자 체감 물가에는 여전히 부담 요인이 남아 있는 상황입니다.

전력·가스·수도 등 에너지 부문에서 산업용 도시가스 가격이 상승한 것은 계절적 수요 외에도 천연가스 수입 단가, 정책적 요인 등이 반영된 결과로 해석됩니다. 특히 산업용 에너지 가격은 제조업 생산성과 직결되는 만큼, 하반기 기업 실적에도 간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서비스 분야는 외식, 숙박, 운송 등 일부 항목에서 소폭 오름세를 이어갔는데, 이는 최근 여행 수요 회복과 고물가·고임금 기조가 맞물린 결과로 풀이됩니다. 특히 운송서비스는 유류비 하락에도 불구하고 운임 단가가 쉽게 떨어지지 않는 구조적인 특성을 가지고 있어 소비자물가에 반영되는 속도가 더디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공급물가지수와 총산출물가지수의 동반 하락은 전체 물가 흐름이 진정 국면에 들어섰다는 해석도 가능하게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 같은 하락세가 실물 경기 둔화의 신호일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됩니다. 실제로 공급 단계 전반에서 원재료·중간재 가격이 동반 하락한 것은 글로벌 수요 위축, 특히 중국·미국 등 주요 국가의 경기 둔화 영향이 반영된 결과일 수 있다는 분석입니다.

전문가들은 현재의 생산자물가 흐름이 소비자물가에 반영되기까지는 일정한 시차가 있으며, 향후 몇 달간의 소비자물가지수(CPI) 움직임을 지켜보며 인플레이션 압력 완화 여부를 판단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합니다. 특히 6월 이후 국제 곡물 가격이나 원유 가격의 흐름, 여름철 농산물 수급 상황 등에 따라 소비자 체감 물가가 달라질 수 있다는 점에서 당분간 주의 깊은 모니터링이 요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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