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매매시장이 꽁꽁 얼어붙었습니다. 거래량은 연초 이하로 쪼그라든 반면, 매물은 적체되고 있죠. 대출규제로 시장 심리가 얼어붙은 가운데, 계엄사태로 촉발된 정치권발 불확실성이 장기화하자 대기수요가 일제히 시장에서 자취를 감춘 것으로 풀이됩니다.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급감했습니다. 국토부 실거래가 시스템 자료에 따르면, 12월 31일까지 신고된 서울 아파트 매매량은 1,506건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12월 매매분의 신고기간이 1월까지라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총 3천건을 넘기기 어려울 가능성이 높아졌습니다.
거래가 증발하자 매물은 적체되고 있습니다. 아실 자료에 따르면 8월 초 기준 7만 6천여 건 수준으로 줄었던 매물은 12월 4일엔 9만 340여건까지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약 4개월 만에 1만 4천여 건이 늘어난 셈입니다.
매매시장 한파는 9월부터 본격화했습니다. 시장에서는 정부가 2단계 스트레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규제를 시행한 가운데, 가계부채 관리를 위해 금융권이 대출을 조이면서 유효 수요가 급감한 결과로 보고 있습니다.
실제로 서울의 아파트 거래량은 9월을 기점으로 큰 폭으로 꺾였습니다. 7월에 8,873건까지 늘었던 거래량은 9월 들어 3,051건으로 급감했습니다. 이후 11월까지도 3천 건대를 벗어나지 못했습니다.
시장심리 위축에 쐐기를 박은 건 12월 3일 계엄 사태입니다. 탄핵안 가결 이후로도 정치권에 여진이 이어지자 시장에서 매수세가 삽시간에 증발했습니다. 정치적 불확실성이 장기화 조짐을 보이는 만큼 내년에도 시장 불안이 이어질 전망입니다.
‘불패’ 서울 집값도 조정 시작… ‘서울의 겨울’ 시작?
시장 심리가 크게 위축되자 결국 '불패'를 외치던 서울 집값도 조정 국면에 들어가는 모습입니다. 한국부동산원 자료에 따르면 12월 23일 기준으로 서울에서는 10개 자치구가 하락전환 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동대문구와 중랑구, 금천구가 전주 대비 0.03%씩 하락했고, 노원구와 금천구도 0.02%씩 하락하며 뒤를 이었습니다. 성북구, 강북구, 도봉구와 은평구, 관악구도 전 주 대비 0.01%씩 하락했습니다.
서울 주변부에서 시작된 하락세가 외곽을 따라 세를 넓히고 잇는 추세입니다. 실제로 서울은 4주 전인 12월 첫째 주(12.2.)에는 강동구 한 곳만 하락했으나, 둘째 주(12.9.)에는 다섯 곳, 셋째 주(12.16.)에는 7곳이 하락하며 하락 지역의 범위를 넓혀 왔습니다.
인기 지역의 인기 단지도 하락세를 피하지 못했습니다. 흑석동 아크로리버하임은 12월 들어 고점 대비 5억 가까운 하락폭을 보였습니다. 전용 84㎡A는 7월에 최고 27억 5천만 원에 거래되기도 했으나, 12월에는 22억 7천만 원에 손바뀜이 있었습니다.
잠실동 트리지움 전용 84㎡A도 12월 들어 억대 하락폭을 보이고 있습니다. 8월에는 26억 원으로 거래된 타입이 12월에는 24억 8천만 원으로 거래가 성사됐습니다. 4개월 만에 1억 2천만 원 낮아진 가격으로 거래된 셈입니다.
강동구 상일동의 ‘고덕아르테온’ 전용 84㎡A도 큰 폭으로 하락했습니다. 10월만 해도 최고 18억 원으로 거래되던 타입이 12월에는 최고 16억 5천만 원으로 손바뀜이 있었습니다. 두 달 만에 1억 5천만 원 내렸습니다.
단, 업계 관계자는 “일부 하락 거래가 나오고 있지만 거래량이 많지 않아 대세 하락을 점치기는 이르다”며, “정치권 불확실성이 수요의 발목을 잡은 가운데, 집주인들도 버티기를 이어가는 상황이라 당분간 약보합세가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