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정3지구 GTX-A 역세권, B3·B4 사전청약 백지화
400여 가구 사전청약 당첨자들에게 날벼락이 떨어졌습니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 28일, 파주 운정3지구 B3·4블록 사전청약 당첨자들은 시행사로부터 사전청약 취소 통보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사전청약 당첨 이후 2년 만의 일입니다.
이 단지는 2022년 6월 민간 사전청약으로 공급이 진행된 곳인데요. GTX-A(예정) 운정역의 초역세권 단지로, 사전청약 당시 최고 46대1의 경쟁률을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취소의 원인은 결국 사업성입니다. 시행사(DS네트웍스)는 4월에 사업계획승인까지 받으며 사업을 진행해 왔으나, 시공사를 구하지 못하고 본PF 전환에 실패했죠. 결국 대주단의 요청으로 LH가 토지해약 절차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2년 기회비용’ 송두리째 사라져… 이렇다 할 보상도 없어
당첨자 입장에선 분통 터질 일입니다. 7월 둘째 주에 청약통장이 되살아난다고는 하나, 지난 2년간 흘려보낸 시간을 보상받을 방법은 전혀 없습니다. 그 사이 운정신도시에서는 11개 단지에서 4,761가구가 일반분양을 진행했죠.
이 중에는 우미린더센텀(A11), 운정3제일풍경채(A46), 운정자이시그니처(A19) 등 B3·B4 블록과 입지가 유사한 단지들도 있습니다. 비슷한 입지에 진입할 기회를 송두리째 날려버린 셈입니다.
새로 진행될 B3·B4 블록 사업에, 운 좋게도 다시 당첨된다 해도 문제가 큽니다. 공공택지라서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되지만, 재공급되는 토지에는 오른 땅값이 반영되고, 이건 고스란히 분양가 상승으로 이어집니다.
공사비도 2년 사이 천정부지로 치솟았죠. 수익을 장담할 수 없으니 공사를 하겠다고 나서는 시공사도 없어 언제 공급이 있을지도 가늠하기 힘듭니다.
이 문제는 앞으로도 계속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청약홈 자료에 따르면 2021년 말부터 2022년 11월까지 진행한 총 45건의 민간 사전청약 가운데 본청약까지 진행된 건 17곳뿐입니다.
여기에 이번에 문제가 된 파주 운정3지구 3·4BL 이외에 해지 수순을 밟은 가정2지구 1필지, 밀양 부북지구 1필지, 동탄2신도시 1필지를 빼도 아직 23개 단지가 본청약에 이르지 못한 상황입니다.
‘청약 싸다는 건 옛말’ 시장 외면… 본청약할 이유 줄어
일련의 사태의 주된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는 건 공사비입니다. 공사비의 지속적인 상승으로 분양가가 고공 행진하는 가운데, 청약수요가 급감하면서 공급자들도 분양의 사업성을 기대할 수 없게 되었다는 설명입니다.
실제로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이 집계한 주거용건물 공사비지수는 2022년 2월 기준 141.35p에서 올해 2월 154.11p로 9.03% 오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원자재 상승도 심각하죠. 전자공시시스템에 공개된 10대 건설사의 각 사 사업보고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기준 1㎥당 평균 8만 6,689원이었던 레미콘 납품 단가는 올해 1분기에 평균 9만 2,496원으로 급증했습니다. 1분기 만에 6.7% 올랐습니다.
결국 미분양마저 늘고 있습니다. 국토부 자료에 따르면 올해 5월 수도권에는 총 1만 4,761가구의 미분양 물량이 쌓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2017년 6월(15,235가구) 이래 최다 규모의 미분양 적체입니다.
사업자 입장에선 매몰 비용을 포기해서라도 사업에서 손을 떼고 싶어지는 상황입니다. 불안한 시장에 공급 시그널을 주기 위해, 미래의 불확실한 공급을 억지로 당겨서 만든 ‘선분양의 선분양’이 여러 사람을 힘들게 하고 있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