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마이너스 갭’까지 나온 갭투자… 서울도 상륙?
갭투자가 다시 고개를 치켜들고 있습니다. 꾸준한 전세 상승세에 힘입어 지방 시장을 중심으로 활개를 치기 시작하더니, 결국에는 마이너스 갭도 나왔습니다. 집값 비싼 서울마저 이제 예외가 아니라고 하네요. 리얼캐스트가 갭투자 현황을 확인해 봤습니다.
천안, 아산, 화성, 수원영통 등 갭투자 증가 중
지난 3월, 천안에서는 갭투자로 3개월 만에 300만 원을 벌어들인 사례가 등장했습니다. 천안 쌍용동에서 1월에 7,700만 원으로 거래된 전용 39㎡ 아파트는 3월에 8천만 원 전세를 들였습니다. 소위 ‘마이너스 갭’입니다.
주인공은 쌍용동 주공9단지입니다. 1998년 입주한 1,650세대 단지로 저렴한 가격이 매력적인 단지입니다. 90년대 이후 도시화한 쌍용동의 성숙한 인프라도 장점으로 꼽힐 수 있겠죠.
비단 주공9단지만의 얘기도 아닙니다. 쌍용동 일대는 올해 들어 갭투자가 한창입니다. 쌍용역 역세권 해누리선경에서도 갭 400만 원 거래가 나왔고, 쌍용마을뜨란채는 1천만 원, 월봉청솔2단지는 1,800만 원으로 갭투자가 있었습니다.
이웃한 아산은 물론이고 경기 화성과 수원 영통도 갭투자 증가 지역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아실 자료에 따르면 지난 3개월 간 화성시는 52건, 수원 영통과 천안 서북구는 각각 36건을 기록했습니다.
시장에서는 갭투자 증가의 첫 번째 원인으로 전세가 상승을 꼽습니다. 전세 수요가 많아 전세 시세가 오르면 매매가격과의 갭이 좁혀지고, 갭투자에 매력적인 환경이 조성된다는 설명입니다.
실제로 화성시와 수원 영통구는 전국에서도 손꼽히는 전세가 상승세를 기록했습니다. 한국부동산원 자료에 따르면 화성시는 지난 8월부터 올해 2월까지 6개월간 8.38% 올라 상승률 1위를 기록했고요. 수원 영통구도 6.33% 올랐습니다.
갭투자 증가의 두 번째 원인은 기대감입니다. 갭투자도 미래 시세차익을 기대하는 투자의 일종이죠. 천안·아산은 GTX-C 연장 호재가 직격한 가운데 저렴한 가격으로 수도권 일대 갭투자 수요를 끌어당긴 것으로 풀이됩니다.
전세가 상승이 불씨 지폈나… 노원구도 1억 원대 갭투자 속출
“최근 가파른 전세가격 상승으로 갭이 좁혀지고, 언젠가는 오를 거라는 기대를 받는 곳”을 고른다면 당연히 서울도 빠질 수 없습니다. 실제 서울 주택시장에는 갭투자 열기가 슬슬 올라오고 있습니다.
노원구에서는 1억 대 갭투자가 속속 나오고 있습니다. 은빛1단지 전용 59㎡B는 지난 3월 25일 4억 5천만 원에 거래된 아파트가 이틀 뒤 3억 1천만 원에 전세로 나갔습니다. 갭이 1억 4천만 원입니다.
공릉동 공릉3단지라이프 전용 34㎡도 3월 25일에 3억 1,200만 원으로 거래됐고, 4월 4일에 전세 1억 9천만 원 거래가 성사됐습니다. 1억 2,200만 원의 갭투자를 한 셈입니다.
아실 자료에 따르면 서울에는 지난 1분기 동안 1,045건의 갭투자 거래가 발생했습니다. 지난해 4분기의 78% 수준인데요. 1분기 갭투자 정보 수집 기간이 5월까지라는 점을 고려하면 실제 갭투자 규모는 지금보다 늘어날 공산이 큽니다.
전세가격도 계속 오르고 있죠. 한국부동산원 전세가격지수는 지난해 5월 셋째 주에 시작한 상승이 올해 4월 둘째 주까지도 멈추지 않고 있습니다. 47주 연속입니다. 이 사이 상승분은 4.79%에 달합니다. 가파른 전세가격 상승이 집값 비싼 서울의 갭투자를 다시금 현실화하고 있습니다.
집값 오를까? 다시 돌아온 갭투자의 결말은
다만 시장에서는 갭투자 유행을 걱정하기엔 이르다는 게 중론입니다. 갭투자에 의미가 있으려면 매수한 가격보다 비싸게 사 줄 사람이 있어야 하는데, 하락세가 완연한 지금 환경에는 갭투자가 유행하기 어렵다는 설명입니다.
지금 집값이 떨어지는 칼날인지, 동트기 전 어두운 새벽인지는 시간이 지나 봐야 알게 될 일입니다. 부디 투자에 성공해서, 갭투자 자금을 대여한 임차인들이 큰 피해를 보지 않길 바랄 따름이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