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닥 찍었다” 함박웃음 짓는 송도 아파트 시장
송도 아파트 시장이 오랜만에 함박웃음을 짓고 있습니다. 기존 단지며 분양권이며 할 것 없이 거래량이 늘고, 저점 대비 한참 오른 가격에 거래가 성사되고 있습니다. 정말로 송도 집값이 바닥을 찍은 걸까요?
‘반값 아파트’ 송도의 부활, 전용 84㎡ 10억 속속 탈환 중
한때 ‘반값 아파트’라는 오명까지 받았던 송도가 화려하게 부활했습니다. 매수세가 붙으면서 끝없이 내려가기만 하던 집값이 다시 고개를 들자, 송도 바닥론의 설득력이 높아지는 것처럼 보입니다.
바닥론을 가장 강력하게 지지하는 지표는 바로 상승세입니다. 고작 반년 만에 억대 반등을 보여주는 단지들이 등장하는 한편, 주요 단지는 전용 84㎡가 10억을 돌파했습니다.
송도SKVIEW는 지난해 말 최저 5억 2,700만 원에도 거래가 성사됐었는데, 6월 들어 최고 7억 9천만 원으로 거래가 성사됐습니다. 반년 사이 2억 원이 넘게 오른 셈입니다. 센트럴파크 뷰를 자랑하는 송도 센트럴파크 푸르지오 전용 84㎡는 11억원에 실거래됐습니다. 올해 1월에는 9억 4,500만 원으로 거래되며 10억 이하로 가라앉나 했는데 어느새 10억을 훌쩍 돌파했습니다.
거래량도 상당합니다. 지난해 하반기 송도 아파트 매매는 통산 455건에 그쳤습니다만, 올해 상반기에는 3배 이상 늘어 1593건을 기록했습니다. 신고 기간을 고려하면 더 늘어날 가능성도 다분합니다.
무피, 마피 사라져… 다시 프리미엄 붙는 분양권
분양권 시장도 활기를 띠고 있습니다. 지난해 하반기 월평균 거래량은 12건에 불과했으나, 올해 들어 월평균 87건이 넘게 거래되고 있습니다. 무피, 마피 매물은 사라지고 프리미엄도 붙기 시작했습니다.
더샵 송도센터니얼의 사례가 대표적입니다. 전용 84㎡ A타입 6층 매물은 올해 2월 중순만 해도 7억 4,039만 원에도 실거래가 성사됐습니다. 분양 당시 7억 8,500만 원으로 분양한 타입인데 발코니 확장비를 고려하면 마피가 3천만 원이 넘었죠.
그런데 5월이 되면 상황이 바뀝니다. 이 타입 11층 매물이 8억 4,413만 원으로 팔렸죠. 이 타입 11층은 분양가가 7억 9,300만 원이었으니, 3천만 원 이상의 프리미엄이 붙어 거래된 겁니다.
시장에서는 전방위 규제 완화를 주요 원인으로 꼽고 있습니다. 지역규제와 대출 규제가 다 풀린 가운데, 지난해 낙폭이 컸던 송도국제도시에 투자수요가 붙고 있다는 설명입니다.
실제로 아실에서는 송도국제도시를 대표 갭투자 증가지역으로 꼽았습니다. 아실 자료에 따르면 최근 6개월 사이 송도동에 있었던 1,961건의 거래 중 갭투자(매매 후 3개월 내 전월세 계약)는 129건으로, 전국 최다 기록을 세웠습니다.
매매가격에 뒤처지는 전세가격, 역전세 리스크도 있어
다만 송도 집값이 앞으로도 계속해서 승승장구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입니다. 전셋값이 매매가격 상승 폭을 따라오지 못하면서 갭이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죠. 갭이 커지면 매수자의 자금 부담이 늘어나므로 매수세도 한풀 꺾일 전망입니다.
실제로 앞서 다루었던 송도SK뷰는 이미 갭이 3억 원을 한참 넘었습니다. 6월 기준 전용 84㎡ A타입 전세 최고 실거래가는 3억 5천만 원으로, 매매 최저 실거래가인 6억 7,500만 원보다 3억 원 이상 낮습니다.
이때다 싶어 시장에 등장하는 매물도 늘고 있습니다. 아실 자료에 따르면 2월 초에 송도동 매물은 2천 건 초반까지 줄었으나 이달 들어 3,500건까지 늘었습니다. 실제 거래량이 증가하는 속도보다 매물이 적체되는 속도가 더 빠른 겁니다.
공급량은 더 증가할 전망입니다. 연말까지 역전세 위험에 노출된 주택이 많이 늘어나면서 차액을 감당하지 못한 집주인들의 매물이 시장에 풀릴 개연성이 크기 때문입니다.
e편한세상 송도 전용 84㎡ A타입의 경우 2021년 6월 기준 전셋값이 최고 4억 8천만 원에 달했는데요. 올해 6월에는 최고 3억 2,500만 원이 한계였습니다. 1억을 훌쩍 넘는 역전세가 발생한 거죠.
이 타입은 당장 9월에 6억 5천만 원으로 거래된 전세가 만기에 도달합니다. 앞으로 2~3개월 사이에 전셋값이 2배로 뛰지 않는 이상 역전세는 확정적입니다. 다행히 매매가격이 오르면서 깡통전세 리스크가 줄었다는 건 위안이네요.
송도는 지금 매도자와 매수자 간에 힘겨루기 장세가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매수세에 힘입어 오르기 시작한 호가를 시장에서 받아줄 수 있을지가 관건이네요. 아무쪼록 다들 즐거운 수익 실현, 행복한 내 집 마련하시기를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