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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4개월 연속 600건 이상 증여 건수 기록
- 강남권 중심 증여 건수 증가…가격 상승, 거래 제한, 보유세 부담 등 이유
- 상속, 증여세 완화 기대 사라져 증여 더 이어질 듯

거래 막힌 자산가들의 선택은 ‘증여’..증여 건수 급등

기자명 권일 기자
  • 일반
  • 입력 2025.07.21 08:48
  • 수정 2025.07.21 08:58

6월을 포함해 서울 집합건물(아파트·오피스텔·다세대주택 등)의 증여가 4개월 연속 600건 이상을 기록하는 등 증여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습니다. 

서울 집값이 크게 오른 데다 최근 대출 규제로 거래가 제한됐고, 보유세 부담 등이 더해지면서 자산가들이 매도 대신 증여를 선택하는 것인데요. 특히 고가 주택이 밀집된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의 증여건수가 서울 전체 증여 건수의 4분의 1을 차지하며 ‘부의 대물림’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6월 서울 증여 건수 676건…강남 3구 171건

법원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6월 서울 집합건물 증여 건수는 676건으로 집계됐습니다. 3월 600건을 넘어선 후 4개월 연속 600건 이상 증여 거래가 이뤄지고 있습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도 약 40~50% 증가한 수치입니다.

특히 강남 3구의 비중이 두드러지는 모습입니다. 6월 총 676건 중 171건(약 25.2%)이 강남 3구에서 이뤄졌습니다. 강남구는 총 78건으로 서울 25개 자치구 중 가장 많이 증여가 이뤄졌으며 송파구가 53건, 서초구가 40건 등을 기록했습니다. 특히 서초구의 경우 이전 평균(20~30건)을 크게 웃돌았습니다.

 

급등한 집값과 거래 감소, 그리고 절세 움직임이 증여로 이어져

이처럼 증여가 늘어난 가장 큰 이유는 가격 상승과 거래 감소가 꼽힙니다.

올해 서울 집값은 2월 강남권 토지거래허가구역의 해제 직후 강남권 재건축 단지들을 중심으로 크게 올랐습니다. 이후 3월에는 이전보다 더 강력한 토허제가 시행되면서 거래량이 감소하고 급등세는 다소 지정되기도 했지만 여전히 플러스 변동률을 기록 중입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 주간 아파트 매매가격은 2월 1주(3일)부터 7월 3주(14일)까지 23주 연속 플러스 변동률을 기록 중입니다. 반면에 아파트 거래량은 3월 9,349건에서 4월 8,029건, 5월 7,221건 등으로 꾸준하게 감소하고 있습니다.

시세가 올라 매도하려는데 거래가 막히는 상황에서도 가격이 계속 오르면 증여세 부담도 커지기 때문에 그전에 미리 증여를 하려는 이들이 늘고 있습니다.

증여에 적극적인 이들은 50대 이상의 고령층 자산가들로 파악됩니다. 이들이 은퇴를 할 경우에는 매년 수백, 수천만 원의 보유세가 발생하는데 이는 상당한 부담이 아닐 수 없습니다. 

때문에 미리 증여를 통한 절세에 나선 것인데요. 특히 강남권 아파트 등의 경우 상승이 계속되고 있어 자녀들의 안정적인 자산 확보에도 도움이 됩니다.

 

정부는 편법 증여 경계…조사 강화 움직임

최근 금융당국을 비롯한 국세청은 서울 및 수도권 등의 시장 과열 지역을 중심으로 편법·탈세 가능성에 대비해 강도 높은 조사를 예고했습니다.

국세청은 고가 아파트와 수도권 주요 지역을 중심으로 자금 출처와 소득·재산 자료를 분석해 증여세 탈루 여부를 조사하고 있으며, 국토교통부도 허위 계약 신고 및 의심 거래에 대한 점검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과거에는 부모 자식 간 증여 거래에서 시가 대비 거래금액 차이가 3억 원 이상일 경우 조사 대상이 되는 것이 일반적이었으나 최근에는 2억 원 수준에서도 세무조사 통보가 이뤄지는 경우가 나오고 있습니다. 

세무 관계자들은 부모가 자녀에게 차용증을 작성하고 금전 이전을 하고 상환 계획을 명확히 기재해 혹시 발생할 수 있는 세무조사에 대비하라고 조언합니다. 

한편, 정부는 지난해 상속·증여세 완화 방안을 발표했지만 국회 통과가 되지 못했고, 관련 법안 통과는 어려운 전망입니다. 때문에 막연히 세제 완화를 기대하기 보다 집값이 더 오르기 전에 증여를 하는 이들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부동산인포 관계자는 “대출 규제로 주춤해지긴 했지만 여전히 공급 불안이 이어지는 서울은 조정 이후 다시 집값이 오를 것이라는 기대가 있습니다. 여기에 관망세로 거래가 줄고, 세 부담이 가중되는 상황을 감안한다면 증여 움직임은 더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서울 부동산 시장에서 증여는 절세뿐 아니라 양질의 부동산을 계속 보유할 수 있는 재테크 수단이 되고 있습니다. 한편으로는 ‘부의 대물림’이 계속되는 것으로 증여가 부정적으로 비치기도 하는데요. 증여 시점과 절세 최적의 타이밍을 찾으려는 고액 자산가들이 움직임도 계속될 전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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