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아파트 거래시장의 하락거래가 6개월째 이어지면서 지난 1월, 10채 거래 가운데 4.5채(44.9%)는 종전보다 낮은 가격에 거래된 것으로 나타났다.
수도권의 경우 전월(12월)과 비슷한 비중을 기록하며 가라 앉은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
부동산플랫폼 직방에 따르면 1월 전국 아파트 실거래 내역 가운데 44.9%는 종전 거래가격 보다 낮은 가격에 거래가 됐다. 하락거래는 2024년 8월부터 증가하기 시작했으며 2024년 11월이후로는 하락거래가 상승거래 비중을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직전 하락거래 비중이 가장 컸던 2023년 12월의 경우 하락거래 비중이 47.3%를 기록했었는데, 당시에는 단기간 급등한 기준금리로 인해 보유에 부담을 느낀 매도자들이 가격을 낮춰 팔았기 때문이다.
이후 지난해는 2분기 이후로 거래시장이 반짝 회복하며 상승거래 비중이 하락거래를 웃돌기도 했다. 하지만 하반기 들어서는 상승거래와 하락거래 간 간격이 다시 줄었고, 연말로 접어들며 다시 하락거래가 늘었다. 특히 12월 비상계엄으로 촉발된 탄핵 정국의 불확실성이 시장 심리를 크게 위축시키면서 직격탄을 맞고 있는 모습이다.
수도권도 온도차…서울은 양호하지만 구별 차 커
권역별로는 수도권이 40.8%, 비수도권(지방광역시·도)이 45.6%로 나타났다.
수도권에서는 서울이 36.9%로 하락거래 비중이 상대적으로 낮았지만, 지역별로 들여다보면 온도차가 확연하다.
서울 금천구는 전체 거래의 66.7%, 노원구는 55.7%가 하락거래였다. 두 지역 모두 거래 2건 중 1건 이상이 전고점 대비 가격을 낮춘 거래라는 의미다.
이처럼 평균 상승거래 비중이 높은 서울이지만 지역마다 차이가 큰 만큼, 전반적인 시장 회복세로 보기는 어렵다.
게다가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2025년 1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2,257건으로 12월(3,126건) 대비 27.8% 감소한 수치다. 거래가 줄면서 통계상 하락거래 비중이 더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매수자들 ‘기다리는 중’…호가-실거래 괴리 확대
시장에서는 현재 매수자들이 ‘더 떨어질 것’이라는 기대 심리로 관망세를 보이면서 하락 거래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입지가 나쁘지 않더라도 2020~2021년 급등기 당시 고점을 기록했던 단지들은 지금도 신고가보다 1억2억 원 이상 저렴한 가격에 실거래가 이뤄지고 있는 모습이다.
부동산인포 권일 리서치팀장은 “서울 주택시장은 강남3구나 일부 지역들이 이끌고 있는 것으로 전체적으로 양호하다고 볼 수는 없다. 여전히 가격이 하락하길 기다리는 매수자들로 여러 지역에서 하락거래가 이뤄지고 있어 당분간 하락거래 비중은 서울도 늘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한편, 수도권의 다른 지역인 들인 경기, 인천지역에서도 절반이상 하락거래가 이뤄진 곳들도 다수 분포하고 있다. 경기에서는 이천시(61.1%), 의왕시(55.9%), 의정부시(50.8%), 인천 중구(52.8%), 남동구(51.6%) 등이 대표적으로 하락거래 비중이 높았다.
이들 지역은 2021~2022년 사이 대규모 분양이 몰렸던 지역이거나 최근 입주물량 증가, 교통 호재 지연 등의 이슈가 겹친 곳으로 분석된다.
금리·총선·재건축 변수…하락 거래 계속될까?
전문가들은 하락거래 비중이 당분간 유지되거나 다소 증가할 가능성도 있다고 본다. 그 이유로는 ▲기준금리 고점 장기화 ▲총선 전까지 정책 불확실성 확대 ▲정비사업 기대감 약화 등을 들고 있다.
2025년 상반기까지는 한국은행 기준금리가 3.5% 수준에서 유지될 가능성이 크며,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여전히 연 4%대 중후반을 기록하고 있다. 이에 따라 무리한 매수보다는 관망세가 우세한 분위기다.
또한 4월 총선을 앞두고 부동산 규제 완화에 대한 확실한 시그널이 없는 것도 시장을 움츠러들게 만드는 요인이다.
한 시장 전문가는 “현재 시장은 거래는 줄고, 매수세는 제한적이며, 매도자는 눈치를 보고 있는 삼중 고착 상태”라며 “하락거래 비중은 단순 가격 하락이 아니라 매수자 심리의 척도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