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대 하락 속출하는 세종, 거래 절벽에 매물만 쌓여
세종시 집값이 속절없이 추락하고 있습니다. 매수세가 실종되면서 매물도 무서운 속도로 적체되고 있습니다. 더 이상 견디지 못한 집주인들이 호가를 조금씩 내리고 있지만, 급매물 위주로만 드물게 거래가 성사되면서 시세가 큰 폭으로 추락하고 있습니다.
나성동에는 반 년 사이 3억 원이 추락한 단지가 나왔습니다. 나릿재마을 2단지(리더스포레) 전용 84㎡B는 올해 2월에 8억 원에 손바뀜이 있었습니다. 지난해 6월에는 11억 3천만 원으로 거래되던 타입으로, 3억 4천만 원이 빠지는 데 반 년도 걸리지 않았습니다.
해밀동에도 억대 하락거래가 나왔습니다. 해밀마을 2단지(마스터힐스) 전용 84㎡D는 지난해 10월만 해도 6억 9천만 원으로 거래가 성사되었는데요. 올해 2월에는 4억 7천만 원으로 추락했습니다. 낙폭은 2억 2천만 원입니다.
세종시의 하락세는 전국에서도 순위권을 다투는 수준입니다. 한국부동산원이 집계한 주간 아파트매매가격지수 자료에 따르면, 올해 들어 3월 4일까지 세종시 집값은 1.68% 하락해 하락률 전국 3위를 기록했습니다. 세종시보다 많이 하락한 지역은 대구 달성군(-1.82%)과 충남 홍성군(-2.07%) 뿐입니다.
거래량도 급감했습니다. 3월 11일까지 집계된 세종시의 올해 1~2월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444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기록한 877건의 절반 수준에 불과합니다. 아직 2월 신고기간이 약 20일 남았다는 점을 고려하더라도, 올해 거래량이 크게 늘어나지는 않을 전망입니다.
거래가 실종되자 매물은 계속해서 쌓이며 동맥경화를 일으키고 있습니다. 부동산정보업체 아실 자료에 따르면 2월 1일 기준 4,470개였던 세종시 아파트 매물은 3월 11일 기준 7,568개로 늘었습니다. 고작 한 달 사이 매물이 3천개 이상 늘어난 셈입니다.
특례론 이후 투자·실수요 모두 급감… 전세가격도 하락 중
시장에서는 세종시 거래절벽의 주된 원인으로 수요 감소를 지목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9월을 마지막으로 특례보금자리론 일반형 판매가 종료되면서, 세종시의 매수 수요가 큰 폭으로 감소했다는 설명입니다.
실제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시스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매달 400~500건대를 유지하던 거래량은 9월 이후 본격적인 하락세를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결국 연말 무렵에는 200건 초반으로 급락했습니다.
집값이 추락하자 전세가격도 대폭 하락하고 있습니다. 실거래가 시스템 자료에 따르면 3월 신고분 기준 세종시 전용 84㎡ 아파트의 전세가격은 851만 원/3.3㎡ 으로, 2년 전 같은 달에 기록한 982만 원/3.3㎡에 비해 15.39%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실제로 범지기마을 10단지(푸르지오) 전용 84㎡D는 2022년 2월에는 3억 원에 전세 거래가 있었으나, 2년이 지난 올해 2월에는 2억 2천만 원에 전세 계약이 이루어졌습니다. 전세 한 바퀴를 돌리고 나면 8천만 원을 마련해야 전세금을 돌려줄 수 있게 된 겁니다.
세종시 집값에 대한 부정적인 전망이 이어지는 가운데, 향후 공급물량이 변수라는 의견도 나오고 있습니다. 공급과잉이 해소되면서 하락세가 진정될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해 세종시 입주물량은 3,616세대로, 지난 10년 간 평균(8,426세대)의 절반 이하입니다.
세종시에서 밝힌 행정중심복합도시 예정지역의 올해 공급 예정물량도 1,599세대에 그치는 점을 고려하면, 당분간 대규모 공급은 없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세종시에 유입 될 실수요 규모가 세종시의 운명을 결정하게 되겠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