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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건축 활성화” 1.10대책도 속수무책... 구축 집값 '뚝'

“안전진단 없이 재건축 착수” 예고된 30년 이상 구축, 하락 거래 속출?

1·10 대책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이 금세 바닥을 드러냈습니다. 정부가 “재개발·재건축에 관한 규제를 아주 확 풀어버리겠다”고 선포하며 1·10 대책을 야심 차게 발표했지만, 재건축을 기대하는 수요의 유입과 거래 활성화는 나타나지 않고 있습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1월 수도권에서는 준공 30년 이상 아파트가 1,019세대(1.31. 신고분) 거래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전체 아파트 매매거래량의 14.6%에 불과한 비중으로, 지난해 평균(약 13%)을 크게 벗어나지 않은 수치입니다.

한동안 논란이 되었던 ‘안전진단 유예’도 큰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습니다. 정부는 재건축 패스트트랙의 일환으로 안전진단을 통과하지 못해도 바로 사업에 착수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하겠다고 밝혔는데요. 정작 수혜 단지에서마저 하락거래가 속출하고 있습니다.

노원구 상계동 상계주공14단지 전용 45㎡A타입은 1월에 3억 7천만 원으로 거래됐는데요. 당장 12월만 해도 4억 2천만 원에 거래된 타입이 5천만 원 낮은 가격에 거래됐습니다. 상계주공12단지에서도 전용 49㎡가 4억 5천만 원으로 손바뀜이 있었습니다. 지난해 8월에 최고 5억 2,300만 원으로 거래된 타입인데, 반년도 되지 않아 7,300만 원이 빠진 셈입니다.

이 단지들은 아직 예비안전진단 단계로 정밀안전진단을 통과하지는 못한 단지들입니다. 1·10대책이 본격적으로 시행되면, 정밀안전진단을 미뤄두고 재건축에 착수할 수 있게 되는 곳으로 잠깐 관심을 받았지만, 실제 매수세가 붙지는 않고 있습니다.

현지 공인중개사 A씨는 “관련 재건축 물건의 문의가 없지는 않은데, 아직 발표만 됐지 시행이 확정된 사안도 아니라서 (대기 수요가) 서두르지는 않고 있다. 금리도 아직 높은 편이라, 노원이 바닥을 찍었다 치더라도 반등까지는 아직 시간적 여유가 있다고 보는 사람이 많아 급매물 위주로만 간헐적으로 거래가 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1기 신도시 재건축도 시큰둥… 일산·분당도 예외 아냐

1기 신도시 재건축으로 주목을 받았던 일산·분당도 비슷한 상황입니다. 특별법의 시행령(안)은 31일에 발표되었으나, 1기 신도시는 그 전부터 안전진단의 면제도 가능하다고 예고되었는데요. 정작 거래량은 바닥을 쳤고, 급매물 위주로만 거래가 성사되면서 하락 거래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일산에선 중소형에서 억대 하락거래가 등장했습니다. 주엽동 강선마을 8단지 전용 71㎡는 올해 1월에 4억 3,500만 원으로 거래됐는데요. 지난해 9월에는 5억 4천만 원으로 거래된 타입입니다. 4개월 만에 1억 500만 원이 빠졌습니다.

마두동 강촌우방 전용 84㎡는 올해 1월에 6억 2,500만 원으로 거래되어 지난해 최고가 대비 9,700만 원 낮은 실거래가를 기록했고, 주엽동 강선9단지에서도 전용 59㎡가 지난해 고점 대비 4,200만 원 낮은 4억 1,300만 원으로 거래되기도 했습니다.

분당도 비슷합니다. 이매동 아름4단지 전용 84㎡는 1월에 10억 5천만 원으로 거래됐는데요. 지난해 6월 최고가 보다 1억 5천만 원 낮은 가격입니다. 야탑동 장미1단지 전용 84㎡도 지난해 4월 12억 6,500만 원보다 1억 8,500만 원 낮은 10억 8,000만 원으로 거래됐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예전에야 재건축이 헌 아파트를 새 아파트로 바꿔 자산을 증식시키는 호재였지만, 지금은 고금리와 공사비 상승으로 재건축 분담금이 치솟으면서 ‘내 돈 부어서 지어야’하는 단지가 부지기수로 늘었다. 재건축 규제가 풀린다고 재건축이 활성화된다는 건 섣부른 판단”이라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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