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퇴직연금 디폴트옵션(사전지정운용제도)이 의무화하고 3개월이 넘는 시간이 지났지만 운용성적은 크게 좋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금융감독원 통합연금포털 사전 지정 운용방법(디폴트옵션) 비교공시에 따르면 지난 3분기 기준으로 최근 3개월 수익률을 살펴본 결과 총 296개 퇴직연금 디폴트옵션 상품 중 182개(61.4%)가 손실을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74개는 수익률 0%였으며 40개만 수익을 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디폴트옵션이란 퇴직연금의 낮은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도입된 제도입니다. 확정급여형(DB)를 제외하고 확정기여형(DC)과 개인형(IRP) 퇴직연금 가입자가 본인의 퇴직연금 적립금에 대해 별도로 운용 지시를 하지 않을 경우 사전에 지정한 방법에 따라 투자 상품을 자동으로 운용하게 됩니다.
퇴직연금 디폴트옵션 수익률이 부진한 이유는 고금리와 이-팔 전쟁 등 대내외 이슈로 인해 증시가 오르지 못하고 부진하기 때문으로 풀이됩니다. 정기예금과 같은 저위험 상품은 선방했지만 증시의 영향으로 주식비율이 높은 펀드 상품 위주의 옵션은 수익률이 낮았습니다.
퇴직연금 디폴트옵션 상품들 가운데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상품 중 3개만 수익률 1%를 넘었으며 나머지는 0%대 수익률을 기록했습니다.
퇴직연금 디폴트옵션 수익률 1위는 삼성증권의 ‘삼성증권디폴트옵션 저위험포트폴리오2’로 확인됐습니다. 이 상품 3개월 수익률은 1.03%였으며 1개월 수익률도 0.35%로 나타났습니다.
수익률 2위는 ‘삼성생명디폴트옵션 저위험BF1’입니다. 3개월 수익률은 1.01%, 1개월 수익률은 1위와 동일하게 0.35%로 확인됐습니다. 수익률 3위는 ‘한화생명디폴트옵션 저위험BF2’로 3개월 수익률은 1%, 1개월 수익률은 0.33%입니다.
수익률 공동 4위는 ‘현대해상디폴트옵션 저위험포트폴리오2’와 ‘한국투자증권디폴트옵션 저위험포트폴리오2’가 차지했습니다. 2개 상품 3개월 수익률은 0.99%이며 1개월 수익률은 각각 0.33%, 0.32%를 기록했습니다.
가장 낮은 수익률을 기록한 상품은 한화투자증권의 '한화투자증권디폴트옵션 중위험BF1’입니다. 이 상품의 3개월 수익률은 -6.33%이며 1개월 수익률도 -4.56%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불행 중 다행인 것은 이 상품의 적립금 총액이 1200만 원 대로 타 상품 대비 매우 적은 편으로 상대적으로 피해를 보신 분이 적을 것으로 추측됩니다.
다음으로 낮은 수익률을 기록한 상품은 ‘한화투자증권디폴트옵션 저위험포트폴리오2’입니다. 이 상품의 3개월 수익률은 -4.34%였지만 1개월 수익률은 -4.82%라 최근에 투자를 시작한 경우가 더 낮은 수익률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세 번째로 낮은 수익률을 기록한 상품은 ‘교보생명디폴트옵션 고위험TDF1’입니다. 상품 이름에서 고위험이라는 문구가 있듯이 상품구성 중 주식비율이 높은 펀드가 다수 구성된 영향으로 보입니다. 3개월 수익률은 -4.18%, 1개월 수익률은 -2.97%로 확인됐습니다.
네 번째로 낮은 수익률을 기록한 상품은 2개로 ‘한화생명디폴트옵션 고위험TDF2’와 ‘KB증권디폴트옵션 고위험포트폴리오1’입니다. 이 2개 상품은 3개월 수익률 -4.08%, 1개월 수익률 -5.16%로 동일했습니다. 수익률이 같은 흐름을 보이는 것으로 보아 상품구성이 유사한 것으로 추측됩니다.
다만, 업계에서는 퇴직연금이 장기 상품인 만큼 지금 당장의 수익률이 아니라 장기 수익률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합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퇴직연금은 노후를 위한 자금인 만큼 단기 수익률에 일희일비하지 말고 자신의 투자성향에 맞게 장기적인 관점으로 접근해야 한다”며 “다만 매번 확인할 필요는 없지만 적어도 1년 단위로 확인해보고 수익률이 생각한 것보다 저조할 경우에는 다른 상품과의 비교를 통해 수익률을 높이기 위한 상품교체도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