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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기 기준 우리나라 GDP 대비 기업 부채 비율 126.1%
기업 파산신청건수도 10월 기준 지난해 대비 66.82% 늘어나

韓기업 부채 비율 ‘세계 3위’...부채 증가 속도는 더 심각

  • 일반
  • 입력 2023.11.27 15:02
  • 수정 2023.11.27 16:07

우리나라 기업 부채가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지난 19일 국제금융협회(IIF)가 세계 부채(Global Debt) 최신 보고서를 발표했습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3분기 기준 세계 34개 나라(유로 지역은 단일 통계)의 GDP(국내총생산) 대비 비(非)금융 기업 부채 비율을 조사했습니다. 우리나라는 홍콩(267.9%)과 중국(166.9%)에 이어 세계 3위를 차지했습니다.

우리나라 GDP 대비 기업 부채 비율은 3분기 기준 126.1%로 2분기(120.9%)보다 3개월 만에 5.2%P 올랐습니다. 3개월 사이 GDP 대비 기업 부채 비율 증가 폭은 말레이시아(58.3%P)에 이어 세계 2위 수준입니다.

미국 테이퍼링 등 세계적으로 긴축 기조가 이어지고 있어 다수의 나라에서 기업 부채 비율이 줄어든 가운데 최근 1년 사이 기업 부채 비율이 올라간 나라는 우리나라를 비롯해 사우디아라비아, 인도, 케냐,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9개 나라에 불과했습니다.

우리나라가 이렇게 3위를 기록한 건 경기침체와 고금리 환경의 영향으로 기업들이 자금마련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증거로 다른 나라 기업들과 비교했을 때 기업 부채 증가 속도가 세계 최고수준으로 늘어나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부채도 가파르게 늘고 있는데다 고금리 기조도 계속 이어지면서 파산하고 있는 기업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실제로 올해 10월 기준 법원에 접수된 기업 파산신청건수는 1363건에 달해 작년 1~10월(817건)과 비교해 66.82%가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렇다 보니 기업 부도 증가율도 다른 나라들과 비교해 최상위권에 위치했습니다. 국제금융협회는 우리나라를 포함한 주요 17개국 기업 부도 증가율(올해 10월까지·작년 동기 대비)을 살펴본 결과, 우리나라는 약 40%로 네덜란드(약 60%)에 이어 2위를 기록했습니다. 비교 조사 대상국가는 우리나라, 미국, 영국, 독일, 프랑스, 네덜란드, 벨기에, 핀란드, 스페인, 덴마크, 스웨덴, 튀르키에, 캐나다, 일본, 호주, 남아프리카공화국, 싱가포르입니다.

이런 상황이지만 기업 대출 증가는 꾸준히 늘어나고 있습니다. 지난 16일 현재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기업(대기업, 중소기업, 소상공인 포함) 대출 잔액은 현재 766조 3856억 원으로 집계됐습니다. 이는 10월 말보다 2조 696억 원 더 증가한 수치로 지난해에 비해 기업 파산신청건수가 급증한 만큼 시중은행의 수익성에도 우려가 되는 상황입니다.

실제로 기업 대출 연체율도 급속도로 높아지고 있습니다. 한국은행이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양경숙 의원(더불어민주당)에게 제출한 ‘기업대출 현황’ 자료에 따르면 올해 2분기 현재 국내 은행의 기업대출자는 350만 명, 이들의 대출잔액은 1262조 원으로 확인됐습니다. 이는 모두 역대 최대 수치입니다.

기업대출자의 연체 대출채권(1개월이상 연체 원리금 기준) 잔액도 4조 7000억 원으로 2019년 3분기(5조 1000억 원) 이후 가장 많고, 연체율도 0.37%로 2021년 1분기(0.37%) 이후 최고 수준입니다.

한 금융업계 관계자는 “세계적인 긴축 기조가 이어지고 고금리 시대가 장기화되며 우리나라 기업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부정적인 지표들이 연이어 나오고 있다”며 “아직까지 미국을 비롯한 다수의 나라에서 물가가 원하는 수준까지 도달하지 못한 만큼 한동안 고금리 기조가 이어질 전망으로 이 어려운 시기를 지나갈 수 있도록 기업들은 기초체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노력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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