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세운재정비촉진계획' 공개…세운상가 자리에 축구장 7배 규모 공원 조성
서울 종로구 종묘에서 중구 퇴계로를 잇는 세운지구가 초고층 복합주거단지로 탈바꿈됩니다. 아파트 1만 가구가 들어서고, 축구장 20개 넓이의 녹지도 조성되는데요.
서울시는 이 같은 내용의 ‘세운재정비촉진계획 변경안’에 대한 주민 공람을 11월 8일까지 진행할 계획입니다. 변경안에는 세운지구 약 43만㎡(약 13만평) 부지를 녹지 생태 도심으로 전환하기 위한 개발 가이드라인이 담겼습니다.
지금까지 개별 구역에 대한 재정비 계획은 제시됐었지만, 세운지구 전체 재정비 촉진계획이 나온 건 2014년 이후 9년 만입니다.
정비구역 해제 앞둔 147개 구역 23개 구역으로 통합
낙후지역이던 세운상가와 주변 지역(종묘~퇴계로 일대)은 2006년 서울시 재정비촉진지구로 지정됐지만, 세운지구 재개발은 글로벌 금융위기와 시장 침체 등으로 지지부진하게 흘러갔습니다.
서울시는 2009년에는 세운상가군을 철거하고 8개 구역으로 통합 개발하는 재정비촉진계획을 수립했는데요. 하지만 2014년 구역이 171개로 잘게 쪼개지며 현재는 24개 구역만 사업이 추진중인 상황입니다.
이에 시는 해제 위기를 맞은 나머지 147개 구역을 23개 구역으로 통합하고, 규제를 완화해 민간 재개발을 활성화하겠다는 계획입니다.
7개 상가군 단계적으로 공원화…14만㎡ 녹지 축 확보
이번 변경안은 세운지구 내 약 1km에 걸쳐 늘어선 7개 노후 상가군(세운상가~진양상가)을 공원으로 바꿔 시민들이 자유롭게 녹지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 핵심입니다. 이에 따라 종묘에서 남산까지 이어지는 녹지 축이 만들어질 텐데요.
우선 세운·청계·대림·삼풍·PJ호텔·인현(신성)상가·진양상가 등 노후화한 7개 상가군을 단계적으로 공원화해 축구장 7개 크기인 14만여㎡에 달하는 녹지를 확보할 계획입니다.
가장 먼저 지구 중앙에 있는 삼풍상가와 PJ호텔을 도시계획시설 공원으로 지정해 공원화하기로 했습니다. 인현(신성)상가는 중구청 일대 6-4-1구역과 통합 개발해 철거될 예정으로 공공재개발이 진행될 것으로 보입니다. 나머지 상가군의 경우 모두 존치정비구역(공원용지)으로 지정돼 재개발될 예정입니다.
종로에서 퇴계로에 이르는 거대한 상가군이 녹지로 전환되면 미국 뉴욕의 센트럴파크와 같은 대규모 공원이 탄생하는 것이어서 기대가 커지고 있습니다.
최고 41층 오피스·1만 가구 주거 시설… 초고층 직·주·락 도심으로 탈바꿈
녹지를 비롯해 업무·주거·상업 공간도 대규모 공급될 예정입니다.
변경안에 따르면 을지로 인근 부지는 현재 최고 높이 90m, 용적률 800%인데 용도지역 상향으로 용적률 1500%, 높이 200m 내외로 개발 가능해집니다. 이에 따라 지상 32∼41층 높이의 오피스 5개 동이 신축될 전망입니다.
용적률에 따라 공원화 되는 상가군 양 옆으로는 고밀개발을 통해 100만㎡ 이상의 신산업 인프라가 조성될 예정입니다.
또 청계천과 도심 공원 일대에는 직주 혼합도시를 위한 1만 가구의 주거단지가 조성됩니다. 주택 개발 시 공급 주택 수의 10%를 도심형 임대주택으로 확충해 직장인, 청년, 신혼부부 등 젊은 층에게 공급한다는 구상입니다.
아울러 충무로 일대를 문화 거점으로 다시 활성화하기 위해 문화시설 설치도 의무화될 전망입니다. 우선 공원 하부(삼풍상가 부지)에 1200석 규모의 대규모 뮤지컬 전용 극장을 건립할 계획입니다.
이밖에도 시는 재개발로 상가를 떠나야 하는 기존 영세사업자에 대한 다양한 대책도 세웠는데요. 이주비 지원 및 영업보상은 물론 재정착할 수 있도록 700실 이상의 공공임대상가를 단계적으로 공급할 예정입니다.
30년 이상 된 노후 건축물이 97%에 달할 정도로 서울 도심에서 가장 낙후된 지역으로 꼽히던 곳이 쪼개졌던 사업 구역을 다시 통합하고 대규모 개발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에 세운지구 개발은 낙후된 서울 구도심 재생을 위한 ‘제2의 청계천 복원 프로젝트’로도 풀이되고 있는데요.
다만 사업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변수도 예상됩니다. 일례로 기존 소유주나 상가 영세 임차인들 사이의 갈등과 반발 등은 풀어야 할 과제로 꼽히는데요.
이처럼 사업에 걸림돌로 지적돼 온 문제들을 해결하고 세운지구가 일과 삶이 공존하고, 직장과 주거가 혼합된 녹지 생태 도심으로 거듭날 수 있을지 기대해보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