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신규 소각장 입지 상암동으로 최종 선정
서울시가 결국 마포구 상암동에 소각장을 건설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지난 31일 서울시는 앞서 24일자로 제19차 광역자원회수시설 입지선정위원회를 열고, 현 마포자원회수시설 부지 옆 필지를 신규 입지로 최종 선정했다고 밝혔습니다.
서울시는 보도자료를 통해 절차적 정당성을 강조했습니다. 후보지 36개 지역을 검토한 뒤 5곳을 뽑고, 다시금 정량평가를 한 결과 결국 상암동이 94.9점으로 1등을 했다고 설명했죠. 특히 “마포구민들이 청구한 감사원 공익감사도 최종적으로 기각됐다”고 못박았습니다.
물론 마포구 입장에선 ‘예, 그렇군요’ 할 수 없는 일입니다. 박강수 마포구청장은 기자회견을 열고 “전쟁도 불사하겠다”고 반발하며, “마포구는 서울시민의 쓰레기장이 아니다”라고 선언했죠. 주민들도 행정소송을 예고하며 서울시의 결정을 비난했습니다.
처리량 750t에 1000t 추가… 마포구 “결사반대”
이 갈등의 시작은 ’21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당시 폐기물관리법 시행규칙이 개정되면서 수도권에 생활폐기물의 직매립(선별, 소각 등 처리없이 바로 매립하는 것)이 전면 금지되었습니다. 시행은 ’26년부터입니다.
서울시는 당장 발등에 불이 떨어졌습니다. 서울시에서는 하루에 3,200t의 생활쓰레기가 배출되고 있었는데요. 기존의 4개 소각장에서 매일 2,200t을 태우고 있지만 나머지 1,000t을 해결 못해서 인천에다 넘겨서 직매립하고 있는 처지였습니다.
결국 서울시는 1,000t을 처리할 소각장을 하나 더 지을 필요가 있었고, 두 차례 공모를 통해서도 지원하는 자치구를 찾지 못하자 결국 입지선정위원회를 구성하고 후보지를 골라 평가에 들어갔습니다.
당시만 해도 시장에서는 이미 가동중인 양천∙노원∙강남∙마포에 또 넣을 리가 없다고 예상했는데요. 서울시는 구관이 명관이라고 이래저래 평가를 해보니 마포구 상암동이 제일 적격이라고 결정하고 지난해 8월에 깜짝 발표를 진행했습니다.
마포구 입장에선 날벼락이었죠. 난데없이 750t에 1,000t을 더해 서울시 쓰레기 절반 이상(54%)을 떠안게 된 마포구는 바로 반발했습니다. 9월 시의회에서는 주민들과 시의원이 소리를 지르고 난리가 났고, 10월과 12월에 진행된 설명회는 파행을 거듭했습니다.
서울시는 이후로 ‘서울링’ 패키지를 제안하는 등 설득에 나섰지만 이미 돌아선 주민들의 마음을 돌리기엔 역부족이었습니다. 결국 서울시는 더 이상의 설득을 포기하고 상암동을 예정지로 최종 결정했습니다. ’25년 준공이라는 시한을 맞추려면 지금 당장 첫 삽을 퍼도 시간이 부족했기 때문으로 풀이됩니다. 서울시와 마포구의 갈등은 현재진행형입니다.
집값은 결국 어디로 가나? 침울한 상암동, 불안한 덕은동
이번 결정으로 가장 큰 영향을 받게 되는 주거지는 다름아닌 상암동입니다. 특히 신규 소각장의 간접영향권(반경 1km이내)에 위치한 상암월드컵파크 3단지의 경우 540세대에 달하는 규모에도 불구하고 ’21년 8월 이후로 거래가 거의 끊긴 상황입니다.
전용 84㎡ A타입은 ‘22년 4월에 11억 원으로 거래된 게 마지막입니다. 전고점(13억 500만 원, ’21.8월)에 비해 2억원 하락했습니다. 84㎡ B타입은 올해 7월에 2건의 거래가 있었는데 모두 10억 미만으로 가격이 조정되어 거래가 성사됐습니다. ’21년 8월 대비 3억원 이상 가격이 빠졌죠. 상대적으로 거리가 있는 4~7단지 상황도 비슷합니다.
2단지 전용 59㎡ AB타입은 거래량이 상당했고 가격도 일부 반등하는 모습을 보였는데요. 올해 1월부터 7월 사이 7억 8천만 원에서 8억 7,700만원으로 (최고가 기준) 약 9천만 원 오르는데 그쳤습니다. 반면에 같은 기간 성산동 성산시영아파트 전용 50㎡는 7억 9천만 원에서 9억 5,000만 원으로 1억 6천만원이 올랐습니다.
입주 1년에 들어간 덕은지구도 환경 이슈가 불편한 지역입니다. 이미 동남쪽으로는 마포자원회수시설이 있고 북서쪽으로는 난지물재생센터가 위치해 있습니다. 덕은지구 주민은 물론 고양시도 서울시의 결정에 반발하면서 강력 대응을 예고한 상황입니다. 서울시가 ‘법적으로 문제없다’는 입장을 끝까지 밀어붙일 수 있을 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