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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에 갇힌 산업과 인재…대한민국 경제의 딜레마
미래를 포기한 청년, 사라지는 혁신
위기의 대한민국, 살아남으려면?

서울에 갇힌 청년들(feat. 수도권 집중화의 민낯)

  • 일반
  • 입력 2025.04.21 14:46

 

수도권에만 몰린 인재와 기반 시설, 비효율적인 전력망, 지방을 외면하는 기업 환경은 산업 경쟁력 저하와 청년 인재 유출이라는 악순환을 낳고 있습니다. 이 같은 흐름은 반도체·조선 등 전략 산업은 물론 혁신 생태계 전반을 약화시키며, 대한민국 성장의 한계로 이어지고 있는데요. 서영민 KBS 기자를 만나 한국 산업의 미래와 수도권 집중화의 문제점을 짚어봤습니다.

 


수도권 집중과 산업의 한계


한국이 성장하지 못하는 이유는 수도권 집중 때문입니다. 수도권에는 데이터센터 하나 지을 땅이 없습니다. 용인에 국가 반도체 산업단지를 만든다지만, 전기 공급조차 불가능합니다. 외곽에서 전기를 끌어올 방법이 없습니다.

하남 변전소 용량을 늘리려다 지역 주민 반발이 거셌고, 밀양 송전탑 사태처럼 갈등이 반복됩니다. 수도권 집중은 산업 발전의 걸림돌이 되고 있습니다.

더 큰 문제는 데이터센터입니다. IT 강국이라고 하지만 데이터센터 수는 일본보다 적습니다. 수도권에만 인재가 있으니 수도권에 지어야 하지만, 전기도 없고 친환경 전력도 부족합니다. 강원도에 화력발전소가 있어도 수도권까지 전기를 보낼 송전망이 없습니다.

이 구조에서는 산업도 청년도, 혁신도 살아날 수 없습니다.

인재도 마찬가지입니다. 대한민국의 인재들은 수도권에 있어야 기회를 잡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기흥선’, ‘판교선’ 넘으면 기회가 없다는 말까지 나옵니다. 그러니 삼성전자, 하이닉스 같은 회사도 지방에 공장을 못 짓습니다. 인재가 오지 않기 때문입니다. 수도권 집중은 계속되고, 지방균형발전은 요원합니다. 그 결과 적절한 소득도 보장되지 않으면서, 인재들은 의대를 선택하게 됩니다. 이 악순환을 끊어야 합니다. 끊지 않으면 대한민국의 미래는 없습니다.

 


배부른 대기업, 말라가는 협력사


대한민국은 대기업 중심 경제입니다. 혁신에 성공해도 열매를 얻기 어려운 구조입니다. 대기업은 협력사에게 모든 이익을 흡수합니다. 하청 업체는 적정 이익도 보장받지 못하고, 직원들은 낮은 임금을 받습니다.

작은 회사들이 기술 혁신을 하더라도, 대기업은 마진을 제한하고 인센티브를 주지 않습니다. 영업이익률을 낮춰놓고, 기술 개발로 생긴 이익도 대기업이 가져갑니다. 이 구조에서는 작은 기업이 성장할 수 없습니다. 이 구조 자체를 바꿔야 합니다.

 


위기의 대한민국, 해결책은 없나?


한국이 지금 제일 잘하고 있는 산업들을 놓치면 안 됩니다. 조선업이 위태롭다고들 하지만, 이 또한 놓치면 안 됩니다. 반도체는 말할 것도 없고요. 하이닉스가 있어 다행이긴 하지만, 삼성이 제대로 하지 못하면 큰 의미가 없습니다. 삼성의 성장 기여 없이는 대한민국 전체의 성장이 어렵습니다.

철강 등 경쟁력이 여전히 있는 산업들도 반드시 지켜야 합니다. 왜냐하면, AI 같은 신산업을 우리가 잘할 수 있냐고 물으면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지금 잘하는 산업들 상당 부분은 중국과의 경쟁에서 점점 불리해지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화학 산업은 우크라이나 전쟁 등의 여파로 큰 기업들이 위기를 맞을 정도로 어려운 상황입니다. 조선 산업이 반짝 좋았던 이유도 LNG선 발주가 폭발했기 때문인데, 이것도 결국은 러시아 가스를 못 들여오게 되면서 유럽이 LNG선으로 수입해야 했기 때문입니다.

 


주 52시간제와 혁신의 한계


대한민국 산업을 지키려면 혁신이 필요합니다. 사회가 이를 도와줄 수 있다면 좋겠지만, 냉정히 말해 52시간제나 세제 지원은 큰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삼성이 혁신을 못 하는 건 돈이 없어서가 아닙니다. 사내 유보 이윤만 해도 100조 원이 넘습니다. 그런데도 M&A도, 기술 개발도 제대로 못 하고 있어요. 결국 문제는 인재입니다.

52시간을 늘린다고 해서 현실에서 혁신이 일어나는 게 아닙니다. 반도체 산업은 과노동이 필요한데, 보상은 충분치 않습니다. 혁신은 인재가 있어야 되고, 그 인재가 의지를 가질 수 있는 환경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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