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불황에도 서울 한강변 아파트는 호황기 못지 않은 열기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20일 래미안 원베일리 조합원 취소분 1가구 1순위 청약에 총 3만 5,076명이 몰렸다. 강남에서도 주거 선호도가 높은 한강변 반포동 입지에 고급 대단지 아파트로 시세 차익만 2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측되자 많은 수요자가 몰린 것이다.
래미안 원베일리는 지난달 전용 84㎡ 타입이 지난달 42억5,000만원에 거래되기도 했다. 3월까지 38억~40억원 선에 거래되던 것과 비교하면 한달 사이 2억원 이상 오른 금액이다. 입주 40년이 넘은 압구정동 현대7차 245㎡ 타입도 올 3월 직전 거래가인 80억원(2021년 4월)보다 35억원 높은 115억원에 거래돼 신고가를 기록했다.
강북에서는 성수동 고급 아파트인 트리마제가 이달 초 전용 136㎡ 타입이 신고가인 59억원에 매매 거래됐다. 지난 3월 57억원에 신고가 쓴지 2개월 만에 다시 신고가가 나온 것이다. 인근 아크로서울포레스트 전용 97㎡도 지난달 43억5,000만원에 거래돼 신고가를 경신했다.
분양 시장에서도 서울 한강변 단지의 강세가 두드러진다. 3.3㎡당 1억1,500만원에 분양해 국내 최고 분양가로 이슈가 된 광진구 ‘포제스 한강’은 160억원에 달하는 펜트하우스 타입이 4월 완판됐다. 반포동 ‘더 팰리스 73’은 강남권에서도 최고 수준의 하이퍼엔드 주거단지로 현재 계약률이 50%를 넘겼으며, 최근 개관한 갤러리에 국내는 물론 해외 슈퍼리치까지 다수 다녀간 것으로 알려졌다.
연내 시공사 선정을 앞둔 용산구 한남뉴타운 및 여의도 재건축·재개발 사업지들에도 건설사들의 수주 경쟁이 치열하다. 공사비가 급등하며 수주 경쟁이 예전만 못한 것과 달리 한강 일대의 주택 사업 수주에는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것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불황에 의해 상하급지간 격차가 벌어진 것이 분양시장 양극화를 만들어냈다는 평가다. 부동산 시장이 침체되면서 확실히 높은 가치를 지닌 곳에 수요가 쏠리기 시작했고, 이에 우리나라의 최상급지라 할 수 있는 서울 한강변의 강세가 두드러지게 됐다는 것이다.
업계 한 전문가는 “한강변 일대는 이미 오래 전부터 서울을 넘어 우리나라에서 가장 주거 선호도가 높은 지역으로 자리매김해 왔고, 부동산 불황에도 꾸준한 강세를 보였다”라며 “시장 불황에 대다수 지역들의 인기와 사업성이 떨어지면서 한강 일대에 예전보다 더한 쏠림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라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