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발표된 ‘2기 GTX’의 열기가 빠르게 식고 있습니다. 지난 25일 발표 이후 평택, 김포, 춘천 등 지역이 대표 수혜지역으로 꼽히며 주목을 받기도 했는데요. 주택시장 전반에 퍼진 냉기를 걷어 내기에는 열기가 부족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GTX가 지역시장 달군다? “매수행렬은 없어”
앞서 25일, 정부가 의정부시에서 진행한 민생 토론회에서 「교통 분야 3대 혁신 전략」을 발표했습니다. 여기에는 GTX-A·B·C 노선의 연장안과 함께 D·E·F 3개 노선의 신설 계획이 나와 부동산 시장의 이목이 집중되었습니다.
이번 발표에서 가장 주목도가 높았던 곳은 평택지제역 일대입니다. GTX-A 연장이 공식화되면서 GTX-A·C 더블 역세권이 확정되었죠. 덕분에 지제역 역세권의 ‘지제역 더샵 센트럴시티’는 매물이 대거 회수되면서 전용 84㎡ 기준 최고 10억 원까지 호가가 치솟기도 했습니다.
“GTX 얘기로 호가가 조금 오르긴 했어요. 33평에 괜찮은 매물은 호가가 8억 5천만 원 정도? 근데 좀 싸게 나왔던 매물들이 회수된 거지, 사실 거래되는 건 그 전이랑 비슷해요. 8억짜리는 나갔다는데, 8억 5천짜리가 나갔단 얘기는 못 들었어요.” – 현지 공인중개사 A씨
한 주가 지난 지금은 분위기가 크게 진정된 모습입니다. 현지 공인중개사 A씨에 따르면 주말 사이 매수 문의가 다소 늘고, 저가 매물은 회수되었으나 실제 반등거래는 아직 나타나지 않고 있습니다. 이 단지는 지난해 12월에 84㎡A가 7억 7천만 원에서 8억 2,500만 원 사이에 거래됐고, 올해에도 이 범위를 벗어난 거래는 없는 것으로 확인됩니다.
김포 장기역 일대 분위기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김포골드라인 장기역은 앞서 발표한 서울 5호선 연장 조정안에 더불어 GTX-D 정차까지 확정되면서 트리플 역세권으로 이목을 끌었는데요. 매수세는 크게 붙지 않고 있습니다.
현지 공인중개사 B씨는 “GTX 발표가 났지만 호가가 크게 차이 나지는 않고 있다. 1월 들어 거래가 좀 늘긴 했는데, 전세로 살면서 매수를 대기하던 분들이 더 떨어지길 기다리다가 그냥 매수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외부인이 몰려들거나 하지는 않았다”고 전했습니다.
실제로 초당마을 중흥S클래스 리버티 전용 84㎡는 지난해 11~12월 사이에 4억 2,600만~4억 8천만 원 사이에 거래됐고, 올해 1월에도 4억 4,000만~4억 8,150만 원 사이에 거래가 성사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큰 폭의 반등거래는 아직 없는 겁니다.
GTX-E 노선 강북횡단선과 겹쳐… 강북횡단선 영향 있나?
일부 지역에서는 GTX 발표로 불안감도 감돌고 있습니다. 서대문구 일대가 대표적입니다. 서울시가 추진해 온 강북횡단선의 예비타당성조사(예타) 통과 여부도 아직 불투명한 가운데, GTX 계획의 영향으로 강북횡단선 사업이 좌절될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습니다.
강북횡단선은 목동에서 출발해 서울 북부를 가로질러 청량리까지 연결되는 경전철 계획입니다. 동서로 단절된 서울 북부를 바로 연결하는 노선이라 ‘강북의 9호선’이라는 별명까지 얻었죠. 지금은 예타를 진행 중인데, B/C 값은 0.87 수준으로 낮지만 지역균형발전이라는 의의가 있어 통과를 기대해 볼 수 있는 상황입니다.
문제는 이번에 발표된 GTX-E의 등촌부터 월곡 방면으로 이어지는 서울 구간이 강북횡단선 계획과 상당부분 겹친다는 점입니다. 만일 강북횡단선의 예타 통과가 결국 좌절되면 GTX-E로 인해 필요성을 납득시키기가 더 어려워지게 되고, 사업을 새로 추진하더라도 노선에는 상당 부분 변경이 불가피한 처지에 놓이게 됩니다.
업계 관계자는 “GTX-E나 F는 사업성이나 필요성도 낮고, 민간의 적극적인 투자를 전제로 하고 있어서 실현가능성이 높지 않긴 하다. 당장 강북횡단선에 미칠 영향은 크지 않지만, 강북을 동서로 연결한다는 강력한 명분을 빼앗기게 되니 재도전에는 영향이 적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