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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H지수 21년 고점대비 4일 종가 기준 46.4% 수준
8월 말 기준 은행권에서 판매한 홍콩H지수 관련 ELS 상품 중 5조 원 규모가 손실구간에 있어

홍콩 ELS 수조원 손실 우려… 경제뇌관 터질까?

  • 일반
  • 입력 2023.12.05 15:47
  • 수정 2023.12.05 16:43

홍콩H지수(홍콩항생중국기업지수) 관련 ELS 상품 중 일부가 손실이 발생했다는 소식을 전해드린 이후 약 4개월이 지났지만 현재까지도 홍콩H지수가 21년 고점(2월 17일 종가 12228.6) 대비 46.4%(4일 종가기준 5703.33)수준에 머무르고 있습니다.

이렇다 보니 내년 상반기에 만기가 도래하는 홍콩H지수 관련 ELS에서 수조 원 대 자금 손실 위험이 코앞으로 다가오자 홍콩H지수 관련 ELS 투자자들의 원금손실에 대한 불안이 가중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ELS란 설정일부터 계약 만기일까지 주가지수(코스피, S&P500지수, 홍콩H지수, 유로스톡스50지수 등)나 종목(삼성전자, 네이버 등) 중 2개 또는 3개를 기초자산으로 삼아 계약 시 정해진 수준 밑으로 떨어지지 않으면 약속된 수익을 지급받는 파생상품입니다.

ELS는 3년 만기 상품이 다수이며 일반적으로 6개월마다 조기 상환의 기회가 주어집니다. 6개월마다 돌아오는 조기상환 기준일에 조건을 충족하면 정해진 수익률로 조기 상환이 진행합니다. 조기 상환기준에 충족하지 못하면 다음 조기상환 기준일로 넘어가며 계속 조기상환에 실패하게 되면 만기(6차)까지 넘어오게 됩니다. 만기 시에는 정해진 기준에 충족돼 만기상환으로 최대수익률로 상환되는 경우도 있고 기준을 충족하지 못할 시 대규모 손실을 보는 상황도 발생합니다.

KB able ELS 3239호, 출처 : KB증권
KB able ELS 3239호, 출처 : KB증권

이처럼 ELS는 6개월마다 조기상환의 기회가 찾아오고 조기상환 시 은행이자 정도나 그 이상의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다는 점이 긍정적으로 작용해 재가입률이 많다는 것이 여러 은행권 관계자의 전언입니다.

보통 종목형 ELS(기초자산이 종목인 경우)가 가격 변동성이 심해 상환조건을 달성하기 어렵다 보니 지수형 ELS(기초자산이 지수로 구성된 경우)에 비해서 수익률이 높은 편입니다.

통상적으로 ELS의 수익률은 연 5% 이상 중수익 상품으로 알려져 있는데 20~21년 0~1%대 저금리 시절에 조금 더 높은 수익률을 찾는 투자자들에게 매력적으로 다가오는 상품이었습니다. 또한 현재 홍콩H지수 관련 ELS에 투자한 투자자들은 은행 PB나 영업점 직원들이 은행이자보다 높은 상품이 있다며 추천을 해서 가입한 경우가 다수로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ELS에 투자한 투자자 중에는 많은 수익을 가져갈 수 있다고만 알고 있지 계약 시 정해진 수준 밑으로 떨어졌을 경우 손해가 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투자한 사람은 극히 일부일 것으로 추측됩니다.

그렇다면 국내은행에서 판매된 홍콩H지수 관련 ELS는 어느정도 수준인지도 리얼캐스트에서 살펴봤습니다.

국민의힘 윤한홍 의원실이 제공한 국내은행 홍콩H지수 ELS 판매현황에 따르면 올해 8월 말 기준 국내은행이 판매한 홍콩 H지수 ELS 판매액은 15조 8860억 원으로 확인됐습니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KB국민은행이 절반 가량인 7조 8458억 원, 신한은행 2조 3701억 원, 농협은행 2조 1310억 원, 하나은행 2조 1782억 원, 우리은행 413억 원 순으로 판매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이중에서 계약 시 정해진 수준 밑으로 떨어져 손실 구간으로 진입한 금액은 KB국민은행이 5조 23억 원, 하나은행 413억 원, 우리은행 2억 원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내년 초 만기를 앞두고 있는 홍콩H지수 관련 ELS의 손실금액은 얼마나 될지 예시를 들어보겠습니다.

한 투자자가 21년 2월초에 홍콩H지수, S&P500지수 2가지 지수를 기초자산으로 삼은 3년 만기 ELS(낙인 50%)에 1억 원을 투자했다고 가정하겠습니다. 이 ELS 설정일이 21년 2월 17일이라면 24년 2월 17일이 만기일입니다. 이 ELS의 만기상환조건이 설정일 기준가 대비 60%라면 홍콩H지수가 7337.16 이상이고 S&P500지수도(설정일 S&P500지수 3931.33) 2358.8 이상이면 약속된 수익을 받고 상환하게 됩니다. 다만 이 2가지 지수 중 하나라도 24년 2월 17일 종가기준으로 설정일 기준가 대비 60% 이하에서 마감된다면 낙인(손실발생구간) 50% 미만을 기록한 적이 있는 만큼 하락한 %만큼 원금손실이 발생하며 상환하게 됩니다.

4일 종가기준으로 2개 지수가 24년 2월 17일 마감했다고 가정한다면 이 ELS는 S&P500지수는 4569.78로 만기상환조건에 충족하지만 홍콩H지수는 기준가 대비 60% 이하로 마감했기 때문에 -53.6% 수익률을 기록하고 손실이 발생하게 됩니다. 이에 따른 투자자가 받을 실수령액은 4640만 원 가량이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번에 홍콩H지수 관련 ELS에 투자하신 분들 중에는 퇴직금이나 가족들의 돈을 모아서 넣은 분들도 있어 큰 손해가 발생하게 되면 향후 생활이 불가능할 수도 있는 상황입니다.

이렇다 보니 홍콩H지수 관련 ELS를 만기 때까지 기다리지 않고 지금 바로 상환을 진행을 하면 어떨지 고민하시는 경우도 있을겁니다. 이럴 경우에는 환매신청을 한 이후 3~7 영업일 후의 지수 종가로 수익률이 결정되며 중간에 환매를 하는 것이기 때문에 5% 환매수수료가 추가로 발생하게 됩니다. 홍콩H지수의 추이로 봤을 때 단기간에 상승은 어려워 보이는 만큼 바로 상환을 진행하더라도 대규모의 손실을 피하기는 어려울 듯합니다.

현재 손실구간에 있는 홍콩H지수 관련 ELS가 손실이 발생하지 않으려면 홍콩H지수는 상품 및 가입시기에 따라 다르겠지만 21년 고점 대비 60%선인 7000~8000대를 회복해야 손실없이 상환이 가능할 전망입니다.

다만 홍콩H지수는 홍콩 증시에 상장된 중국 기업 중 50개 종목을 추려서 산출하는 지수로 중국 기업들이 단기간에 큰 폭으로 상승을 해야하는데 완다·헝다발 부동산 이슈 등으로 인해 불안한 상황이라 현실적으로 손실을 피하는게 기적에 가깝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의 전언입니다.

한편, 홍콩H지수 관련 ELS 판매 시 불완전판매 요소가 있어 내년 초 이후 대규모 손실로 만기 상환이 진행됐을 경우 투자자들의 집단 반발 움직임이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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