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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금리·경기 악화에 은행권 기술신용대출 하락세… 국내 스타트업 ‘빙하기’

  • 은행
  • 입력 2023.08.08 09:30

작년 11월 48만118건에서 올해 6월 37만4182건으로 크게 줄어

고금리 기조와 경기 악화로 은행권의 기술신용대출 규모가 줄어들고 있습니다. 경기 불확실성에 스타트업 자금 수요는 정체되고, 은행권 역시 관련 대출을 늘리는 것이 부담인 것으로 보입니다.

은행연합회 자료에 따르면 지난 6월 은행권 기술신용대출 건수는 74만9679건으로 집계됐습니다. 전월 78만5360건보다 4.54% 하락한 수치입니다. 최고치였던 작년 11월 88만4378건보다는 13만4699건(15.23%)이나 줄었고, 이후 7개월 동안 하락세를 잇고 있습니다. 동기간 기술신용대출 잔액은 343조569억원에서 307조55억원으로 10.51% 감소했습니다. 

은행별로는 시중은행이 작년 11월 48만118건에서 지난 6월 37만4182건으로 줄어들며, 가장 큰 22.07%의 낙폭을 보였습니다. 이 중 KB국민은행이 동기간 15만3306건에서 11만4906건으로 가장 많이 줄었고, 하나은행도 11만9922건에서 9만1764건으로 2만8158건이나 감소했습니다.

기업은행, 산업은행 등이 포함된 특수은행에서는 기술신용대출 건수가 가장 많은 기업은행이 동기간 26만5177건에서 23만9384건으로 2만5793건 줄었고, 지방은행에서는 부산은행이 2만1583건에서 2만432건으로 1151건 감소하면서 가장 큰 하락폭을 나타냈습니다. 

은행권 관계자는 “대출 금리가 오른 것도 영향이 크고, 시장 불확실성 확대로 기술력 평가 기준도 까다로워지면서 기술신용대출 하락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습니다.

스타트업 ‘빙하기’, 기술신용대출 감소에 영향 커

기술신용대출은 부동산 등과 같은 담보대출이 아니어서 경제나 시장 기조에 큰 영향을 받습니다. 최근 경기 불확실성이 커지고, 스타트업 시장 등에 투자 빙하기까지 찾아오면서 은행권의 기술신용대출 심사가 까다로워진 것도 영향이 크다는 분석입니다. 

스타트업 생태계 민간 지원기관 스타트업얼라이언스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투자 건수는 584건으로 작년 상반기 998건보다 41.48%나 줄었습니다. 투자 금액도 동기간 7조3199억원에서 2조3226억원으로 68.27% 쪼그라들었습니다.

상황이 이렇자 구조조정을 하거나 파산 등 사업 매각을 하는 스타트업도 늘었습니다. 프롭테크 기업 직방은 지난 4월부터 전체 직원의 10%를 권고사직으로 정리했고, 택시 플랫폼 타다의 운영사인 VCNC도 지난달 희망 퇴직자를 모집하기 시작했습니다. 샐러드 배송 스타트업인 프레시코드는 최근 파산 선고를 받았고, 온라인 클래스 플랫폼 클래스101은 완전자본잠식 상태가 됐습니다.

공정거래위원회의 ‘온라인 플랫폼 규제 법안 제정’으로 인해 M&A(인수·합병)에 제약이 걸리면서 투자금 회수도 어려워졌습니다. 일부 법안에서 시장 지배적 플랫폼 중개사업자에 해당하면 인수합병을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있어서입니다. 또한 내년부터 M&A 심사를 일반심사로 전환해 조건이 더욱 까다로워질 전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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