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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부산 이어 전북도 국제 금융중심지 추진한다는데…현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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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3.06 10:45
  • 수정 2023.03.21 17:53

글로벌 금융중심지로 자리 잡지 못한 국내 금융도시

올해 2월 전북 금융도시 조성을 위한 추진위원회가 조성됐습니다. 해당 추진위는 서울 여의도, 부산 문현지구에 이어 전북을 금융중심지로 변화시킬 계획인데요. 금융중심지가 될 시 세제 혜택과 네트워크 구성이라는 장점이 있습니다. 이로 인해 여러 금융 기업이 몰리게 되고요. 하지만 아직 국내에 금융중심지로 제대로 자리 잡은 도시는 존재한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사실 2020년 홍콩 보안법 통과 이후 홍콩을 대신할 아시아 국제 금융중심지로 우리나라가 주목을 받았습니다. 이러한 관심은 금융 중심지인 서울 여의도, 부산 문현지구로 이어졌고요. 아무래도 우리나라는 위치적으로 여러 아시아 국가들과 가까워 국제 금융중심지에 대한 포부가 남달랐습니다. 

그러나 우리나라를 국제적인 금융중심지라고 보기엔 아직 여러 부분이 부족합니다. 그렇다면 정부에서 국제 금융중심지에 대한 노력을 함에도 금융중심지로 거듭나지 못한 이유는 도대체 무엇일까요?

 

국제 금융센터지수 순위 11위 기록한 서울

영국 컨설틴 그룹인 지옌(Z/Yen)dl 지난해 9월 발표한 국제 금융센터지수에서 서울은 128개 도시 중 11위, 부산은 29위를 기록했습니다. 같은 해 3월 12위였던 서울과 30위를 기록했던 부산 둘 다 한 단계 더 상승한 모습을 보였는데요. 128개 도시 중 11위에 올랐다는 것은 쾌거입니다. 하지만 아직 서울은 홍콩, 상하이, 싱가포르 등의 나라보다 순위가 낮아 아시아의 금융중심지가 되긴 어려운 상황이죠.

특히 우리나라에 진출한 외국계 금융회사 중에 철수를 결정한 기업도 있는데요. 2013년 HSBC은행, 2021년 씨티은행이 소매영업 철수를 결정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습니다. 무엇보다 대부분의 외국계 금융회사의 아시아 태평양 지역 본부는 홍콩(채권부문), 싱가포르(외환부문)에 위치해 있습니다. 아직 서울에는 본부가 위치한 경우가 없고요.

정부에서 서울 여의도와 부산 문현지구를 국제 금융중심지로 밀고 있지만, 아직까지 글로벌 금융중심지가 되기엔 부족한 부분이 많습니다. 정부에서 여러 대안과 정책을 내놓고 있음에도 아직 역부족인 원인은 무엇일까요?

 

여의도·문현지구, 금융중심지로 부족한 것은?

국내에 금융지구로는 크게 서울 여의도와 부산 문현지구를 들 수 있습니다. 청라 국제도시에도 금융지구가 있지만, 제일 큰 곳을 뽑으라면 서울과 부산이죠. 여의도 금융지구의 경우 최근 금융규제 완화와 세제 혜택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부산 문현지구는 0∼3년 간 법인세, 소득세가 전액 면제되고 그 이후에도 4∼5년 간 50% 감면됩니다. 그러나 여의도는 수도권 과밀억제권역에 해당돼 법인세, 소득세 감면 혜택이 없는데요. 국제금융중심지로 지정은 됐지만 혜택이 없으니 굳이 외국 기업들이 여의도를 찾을 필요는 없는 것이죠.

그렇다고 부산 문현지구에 외국 금융기업이 몰린 것도 아닙니다. 2020년 기준으로 외국계 금융기업 6곳을 유치한 것 외에는 전부 국내 기업뿐인데요. 한국은행 부산본부, 부산은행, 주택도시보증공사, 한국주택금융공사 등의 국내 기관이 주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국제 금융중심지라고 보기에는 외국계 기업 수가 현저히 부족한 수준입니다.

여의도, 문현지구가 국제 금융중심지가 되기에 세제 혜택 외에도 여러 이유가 있는데요. 관련 기업에 대한 지원, 해외 핀테크 기업 국내 진출을 위한 규제 완화, 비자 문제 등이 꼽히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외국 기업이 국내로 들어오게 될 때 제일 필요한 부분이 해결되지 않으니, 외국 기업도 한국을 선택할 이유가 없는 것입니다. 그럼 국내 위치한 금융지구가 국제적인 금융중심지가 되기 위해선 어떤 보완책이 필요할까요?

 

국내 금융지구, 글로벌 금융중심지로 거듭날 수 있을까?

제일 먼저 글로벌 핀테크 허브 내 기업들에 대한 전담 조직이 필요합니다. 핀테크는 현재 금융 분야에서 제일 중요한 포인트입니다. 기술과 금융이 융합된 핀테크는 미래의 금융도시가 되기 위해서 제일 먼저 영입해야 하는데요. 따라서 핀테크 기업에 대한 지원을 전담할 수 있는 정부 조직을 설립해 체계적인 관리가 필요합니다.

또한 다양한 세제 혜택을 제공해야 합니다. 여의도에 대한 세제 혜택도 부산 문현지구처럼 제공해야하고요. 기존의 법인세, 소득세 감면만이 아니라 벤처 기업에 대한 자금 지원이나 금융지구가 아닌 지역과 확연히 차이 나는 세제 혜택 등의 폭넓은 지원 정책이 준비돼야 합니다.

이 외에도 금융지구 외 지역에 비해 과감한 규제 샌드박스 제도를 운용하거나, 행정규제를 완화, 외국인 거주에 필요한 행정 제도, 외국인 학교, 주거 공간 등도 대비돼 있어야 합니다. 해당 사항 같은 정책, 제도가 준비돼 있다면 국내 금융지구가 글로벌 시장에서 확실히 자리 잡을 수 있을 거라 생각됩니다.

홍콩, 싱가포르처럼 이미 국제 금융시장에서 금융중심지로 자리 잡은 도시를 뛰어넘기 위해서는 부족한 부분을 보충할 수 있는 대안과 정책 모두 절실한데요. 앞으로 국내 금융지구가 세계 금융시장에서 더 성장하려면, 미래를 위한 도약이 필요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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