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년만에 뽑힌 조합장 직무정지…은마 발목 잡는 소송 리스크
서울 강남 대치동 은마아파트 재건축사업에 또다시 제동이 걸렸습니다. `최근 27년 만에 뽑힌 첫 조합장이 직무집행정지 처분을 받으면서 조합장을 새로 뽑아야 될 상황에 처했기 때문입니다.
정비업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51부는 지난달 이재성 은마소유자협의회(이하 은소협) 대표가 최정희 조합장을 상대로 낸 집무집행정지 가처분 소송에 대한 인용 결정을 내렸습니다.
앞서 지난해 8월 전체 조합원(4278명) 중 3654명이 참여한 가운데 열린 은마아파트 조합장 선거에서 최 조합장은 2702표(76.3%)를 획득해 838표를 받은 이재성 대표를 제치고 당선됐는데요.
이에 이 대표는 투표함이 무방비 관리되는 등 투표 절차 상에 하자가 있었다고 주장하며 직무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했고, 4개월 만에 법원의 판단이 나온 것입니다.
해당 판결로 직무가 정지된 최 조합장은 바로 항고했으며, 2000표 이상 이긴 선거라는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습니다.
법정 공방에 집값 뚝…떨어져도 수요 없어
법적 다툼이 길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재건축에도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법정 공방이 장기화되면 정비계획 변경, 건축심의 등 후속 절차가 밀리며 사업이 지연될 수밖에 없는데요.
직무정지에 따른 조합장 공석 상태에서 49층으로 상향하는 내용의 정비계획 변경안 실현도 어려울 전망입니다.
이에 은마 조합은 빠른 시일 내에 새 조합장 선거를 치른다는 계획이지만 신임 조합장 선거 역시 원활하게 이뤄질지는 의문입니다.
이렇다 보니 집값도 흔들리고 있습니다. 은마 전용 76㎡의 경우 지난해 24억4000만원에 신고가를 썼는데 올해 1월에는 7000만원이 떨어진 23억7000만원에 거래됐습니다.
이렇듯 낮춰서라도 집을 팔고자 하는 분위기 속에 문제는 선뜻 매수에 나서는 사람이 없다는 점입니다.
거래가 위축되다 보니 매물은 늘고 있습니다. 지난해 12월 126건에서 올해 1월 112건으로 줄었다가 2월에는 다시 156건까지 늘어난 모습입니다.
과거에도 GTX-C노선 관통 문제 등을 놓고 분쟁을 벌여온 은마가 이번엔 조합 내 법적 분쟁에 시달리고 있는 가운데 다시 사업에 물꼬를 틀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