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등 VS 대세 하락...여의도 집값 갈림길
노후 아파트들이 하나 둘 재건축 절차를 밟고 있는 여의도는 서울의 맨해튼이자 한강변 부촌벨트로 기대를 모으는 곳입니다.
재건축 사업이 급물살을 타며 기대감에 부풀었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한없이 위축된 모습인데요.
전반적인 하락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 속에 혼돈에 빠진 여의도 부동산시장을 살펴봤습니다.
1억 이상 빠진 여의도자이...재건축 단지 하락세
현재 부동산시장에 대한 전망은 반등과 대세 하락기 진입 사이라는 시각이 우세합니다.
상승과 하락 갈림길에 서 있는 시장 분위기를 잘 보여주는 곳이 여의도입니다.
한국부동산원 주간 아파트값 통계를 보면, 여의도가 위치한 영등포구는 지난해 12월 3주 이후 7주 연속 하락하고 있습니다.
여의도 아파트값도 이미 재건축이 끝난 곳 위주로 하락세를 걷고 있습니다.
일례로 한성아파트 재건축인 여의도자이(전용 148㎡)는 지난해 12월 27억8000만원에 거래됐는데, 직전 거래가인 29억2000만원과 비교해 1억4000만원 떨어졌습니다.
백조아파트를 재건축한 롯데캐슬 엠파이어(전용 108㎡)의 경우 지난 1월 17억7000만원에 거래됐습니다. 이는 직전 거래가인 18억4000만원보다 7000만원 하락한 금액입니다.
미주아파트 재건축 단지인 롯데캐슬아이비(전용 103㎡)의 경우 지난해 6월 기록한 신고가 19억원보다 1억5000만원이 떨어진 17억5000만원에 팔렸습니다.
재건축을 추진중인 단지들도 이전보다 하락한 가격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영등포구 여의도동 시범 아파트(전용 156㎡)는 지난 1월 30억8000만원에 거래됐는데, 이는 직전 거래가(31억9000만원)보다 1억원 가량 떨어진 금액입니다.
여의도동 뿐 아니라 인접한 당산동 일대에서도 하락 거래가 나오고 있습니다. 일례로 당산동5가 효성타운2차(전용 84㎡)는 지난해 5월 12억9000만원보다 9000만원 떨어진 12억원에 거래됐습니다.
재건축 가속페달 밟은 한양, 대교 등은 시세 상승
이처럼 지표상에선 여의도 일대 집값이 대세 하락을 그리고 있지만 막상 중개 현장에서는 상반된 이야기가 들려오고 있습니다.
매물이 많지 않고 전반적인 분위기가 작년에 비해 오르고 있다는 것인데요.
“전반적으로 떨어지기 보다는 이제 간혹 가다가 급하신 매물 그런 게 나오는 거거든요. 그렇게 가격이 다운되거나 그러진 않는 동네인 거 같아요. 실수요자가 많은 동네기 때문에”(여의도 일대 G공인중개업소)
실제로 재건축 예정 단지 대다수는 시세가 오르는 추세입니다.
한양아파트(전용 149㎡)의 경우 지난해 12월 26억원에 실거래 돼 직전 거래가인 지난해 6월 24억원보다 2억원이 뛰었습니다. 대교아파트(전용 95㎡)도 지난해 11월 20억7500만원에 거래돼 직전 거래인 20억원보다 7500만원 올랐습니다.
일각에선 향후 이들 재건축 단지 시세가 지난해 분양한 브라이튼 여의도와 키 맞추기를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재건축 단지에 대한 실수요 관심이 높다 보니 영등포 일대 매물은 줄고 있습니다.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영등포구 아파트 매물은 지난 13일 기준 3498건으로, 이달 초(3671건)보다 4.7% 줄었습니다.
재건축 잠룡 여의도...상승·하락 요인에 혼란 그 자체
이처럼 여의도 일대 집값은 상승과 하락이 혼재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부동산 침체의 장기화 속에서도 호재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여의도 업무지구가 가까운 입지에 40년이 넘은 노후 단지들에 대한 재건축이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시범, 한양, 대교 등 12개 단지가 정비구역 지정을 앞두고 있는데요.
여기에 완공을 앞둔 신안산선을 비롯해 동여의도역 신림선, 여의도역을 통과할 GTX-B노선 착공 등 교통 개선에 대한 기대감도 높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반등을 말하기엔 이르다는 관측이 우세합니다.
주거환경이 아무리 좋아져도 부동산 경기가 언제 풀릴지 미지수인 데다 금리 영향으로 선택을 망설이는 수요가 늘어 앞으로도 시장이 위축된 모습을 보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런 상황을 미뤄볼 때 상승과 하락 요인이 혼재하는 만큼 여의도 부동산시장의 불확실성이 지난해 못지 않게 클 것으로 예측되고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