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금융지주사 외국인 소진율이 올해 초반 정점을 찍은 이후 하락 곡선을 그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외국인 소진율이란 외국인이 한 종목에 전체 주식수에서 외국인이 가지고 있는 주식의 수을 의미합니다.(일부종목 제외) 일례로 A 종목의 전체 주식의 수가 100개인데 외국인이 보유한 주식이 50개라면 외국인 소진율은 50%인 것입니다.
4대 금융지주의 외국인 소진율은 우리금융지주를 제외한 나머지 3개 금융주는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며 특히 KB금융의 경우에는 외국인이 주식 중 70% 이상을 가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여기서 외국인은 외국계 투자은행이나 헤지펀드, 연기금 등을 포함한 통칭으로 사용됩니다. 외국인의 경우 보통 큰손들이 많아 한번 거래 시 몇 억 단위로 거래하기 때문에 외국인이 매수에 나설 경우에는 오를 여지가 높지만 반대라면 크게 하락할 수도 있습니다.
이로 인해 우리나라 주식은 외국인이 사면 주식이 오른다는 말이 있듯이 외국인의 투자심리가 주가에 미치는 영향은 다른 금융·증권주에 비해 상대적으로 훨씬 큰 편입니다.
8월 21일 기준 4대 금융지주 중 외국인 소진율이 가장 높은 곳은 2분기 연속 당기순이익 1위를 차지한 KB금융(회장 윤종규)입니다. 21일 종가 기준 외국인 소진율 72.69%을 기록하고 있으며 올해 최고점(74.3%) 대비 1.61% 하락하며 가장 견조한 흐름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렇다 보니 주가도 4대 금융지주 중 연초에 대비해 가장 적게 빠진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KB금융의 21일 종가는 5만 1800원으로 올해 장중 최고점 6만 700원 대비 14.66% 빠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우리금융지주(회장 임종룡)가 다음으로 외국인 소진율이 적게 차이 나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지난 21일 종가 기준 36.9%를 기록했습니다. 이는 올해 외국인 소진율 최고치인 40.76%보다 3.86% 하락한 상황입니다. 우리금융지주는 상반기 실적이 발표된 이후 더욱 외국인 소진율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상반기 실적이 발표된 지난 7월 27일 외국인 소진율은 38.47%이었으나 다음날인 28일에는 37.66%로 0.81%가 감소했으며 이후에도 꾸준히 감소하고 있습니다.
이는 우리금융지주 실적에 실망한 외국인들이 매도세로 전환한 것으로 예상됩니다. 우리금융지주는 올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1조 5386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가량 감소했습니다. 특히 2분기 순이익은 전분기 대비 무려 30%가량 줄어든 6250억 원을 기록했습니다.
이에 따라 우리금융지주의 주가도 지난 7월 27일 종가기준 1만 2140원이었으나 지난 17일 종가기준 1만 1360원으로 마감하며 6.8% 하락했습니다.
신한지주(회장 진옥동)가 외국인 소진율 격차가 세 번째로 많이 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21일 종가 기준 외국인 소진율 59.47%을 기록하고 있으며 올해 최고점(63.66%) 대비 4.19% 감소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신한지주는 지난 5월 17일 외국인 소진율이 60%가 깨진 이후로 다시 60%선을 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으며 이는 21년 8월 이후 처음으로 일어난 상황입니다. 이는 경쟁사인 KB금융과 10% 이상 차이나는 수치로 시장에서는 외국인이 신한지주를 매력적으로 평가하지 않는다는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기도 합니다.
외국인 소진율이 60%에서 내려온 이후로 신한지주의 주가도 힘을 쓰지 못하며 3만 4000원~3만 5000원 선 박스권에 갇혀있는 상태입니다.
4대 금융지주 중 마지막인 하나금융지주(회장 함영주)의 경우 외국인 소진율은 지난 21일 종가 기준 66.9%로 올해 외국인 소진율 최고점 71.95%에서 5.05% 줄어든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하나금융지주는 이런 영향으로 지난 6월 12일 외국인 소진율이 70%선이 붕괴됐는데 이는 22년 2월 이후 처음 일어난 일입니다. 이후 주가도 힘을 못쓰며 4만 원선이 무너졌다 잠시 4만 원대를 회복하기도 했지만 반등하지 못하고 현재까지 3만 원대에서 머무르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와 같이 외국인의 주식 보유현황에 따라 4대 금융지주 주가에 큰 영향을 미치는 만큼 4대 금융지주는 외국인 소진율을 높이기 위해 배당을 늘리거나 자사주 매입·소각 등 주주가치 향상을 위해 더욱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다만 외국인 소진율이 높을수록 4대 금융지주 주가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커질 수 있지만 국부유출에 대한 일부의 우려가 있는 것도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4대 금융지주에서 지급하는 배당금 중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외국인 주머니로 고스란히 들어가기 때문입니다. 4대 금융지주가 우리나라와 해외에서 영업이나 투자 등을 통해 벌어들인 돈을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지는 것이 아니라 외국인들이 가져가는 것입니다. 실제로 상반기에만 외국인들이 배당금으로 받아가는 금액은 각 분기 말 외국인 소진율에 대비하면 4대 금융지주 합쳐 약 9000억 원을 가져가는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현재 외국인 소진율이 올 연말까지 이어지고 경우 외국인이 올 한 해 배당금으로만 챙겨가는 돈은 3조 원 가까이 가져갈 것으로 예상됩니다.
외국인 소진율과 관련해 금융권 관계자는 “4대 금융지주 주식을 많이 보유하고 있다는 것은 다수의 외국자본이 한국에서 운용되고 있는 것으로 배당을 통해 빠져나가는 역기능적인 면보다는 자본유치에 순기능적이 크다고 생각한다”면서 “금융지주의 경우 꾸준히 성장하고 있고 배당도 많이 지급하는 편이다보니 외국인들의 지속적인 관심을 받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 외국인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투자자들도 금융지주 주식에 관심을 가져주셨으면 좋겠다”라고 말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