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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천마저 미달? 신혼부부도 외면하는 신혼희망타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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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01.04 11:45
  • 수정 2023.03.30 17:54

낮은 가점에 미분양까지… 신혼부부에게 외면받는 신혼희망타운

신혼부부의 안정적인 주거를 위해 마련한 ‘신혼희망타운’이 정작 신혼부부에게 외면받고 있어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신혼희망타운 청약은 점수가 높을수록 당첨 확률이 올라가는 가점제 방식인데요. 혼인한 지 2년 이내 또는 예비 신혼부부를 대상으로 30%가 우선공급 되며 나머지 70%의 물량은 무주택 신혼부부를 대상으로 공급됩니다. 

우선공급은 ▲가구 소득, ▲해당 지역 연속 거주기간, ▲입주자 저축 납입 인정 횟수 등 3개 항목에서 각각 3점까지 획득할 수 있고, 잔여공급은 ▲자녀 수, ▲무주택 기간, ▲해당 지역 연속 거주기간, ▲입주자 저축 납입 인정 횟수 등 4개 항목에서 배점이 이뤄집니다. 지난 몇 년간 주택 가격이 오르며 청약 시장의 열기도 뜨거웠지만, 신혼희망타운은 사전청약이 진행될수록 당첨자들의 청약 가점과 경쟁률은 낮아지고 있는 반대의 행보를 보이고 있습니다.

 

지난 26일, 한국주택토지공사(LH)가 발표한 3차 공공분양 사전청약 접수 결과에 따르면, 신혼희망타운 당첨자(2,172가구)의 최저 가점은 무려 3점으로 나타났는데요. 1차 사전청약(9점)을 기점으로 2차 사전청약(4점), 3차 사전청약에 접어들면서 최저 가점은 점점 낮아지는 추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신혼희망타운 청약에서 최저 가점이 낮게 형성된다는 것은 자녀가 있거나 오랜 기간 청약을 준비한 신혼부부들이 신혼희망타운을 외면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데요.

실제로 신혼희망타운의 경쟁률도 1차 사전청약에는 1,945가구 모집에 2만6,669명이 몰리며 13.7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지만, 2차 사전청약은 2.9대 1까지 떨어졌으며 3차 사전청약에는 과천과 같은 수요자의 선호도가 높은 지역이 포함됐음에도 3.3대 1의 초라한 성적표를 받게됐습니다. 결국 3차 사전청약 신혼희망타운 공급지인 과천 주암과 시흥 하중은 당해 지역 거주자에게만 공급하는 것이 원칙이었지만, 미달 사태가 벌어지면서 수도권 거주자들로 대상을 확대하기도 했습니다.

 

누구를 위한 것인가? 신혼희망타운이 외면받는 이유

그렇다면 신혼부부들은 왜 신혼희망타운에 청약하지 않는 걸까요? 업계에서는 신혼희망타운에 공급되는 좁은 면적형이 신혼부부에게 외면받는 가장 큰 이유라고 분석했습니다. 가령 이번 3차 사전청약에서는 모든 주택이 전용면적 46㎡나 56㎡로 구성돼 자녀가 있는 신혼부부가 살기에 너무 비좁은 것이 사실이었는데요. 사전청약 이후 입주까지 시간이 꽤나 소요된다는 점에서 자녀가 없는 예비신혼부부도 선뜻 청약하는 것이 힘들다는 분석입니다.

실제로 우수한 입지를 자랑하는 과천 주암마저 전용면적 46㎡ 청약에는 29가구 모집에 단 1명 만이 청약을 신청하는 초라한 결과가 나타났습니다. 이후 수도권 거주자로 공급 대상을 확대했지만 추가적으로 신청한 인원도 고작 115명에 그쳤습니다.

또한 신혼희망타운의 분양가가 3억700만원을 초과하는 경우 ‘신혼희망타운 전용 주택담보 장기대출 상품(수익 공유형 모기지)’에 의무적으로 가입해야 한다는 점도 신혼부부들에게 부정적으로 다가왔습니다. 해당 상품에 가입하면 향후 주택을 매도했을 때 시세 차익의 최대 50%를 주택도시기금에 환수해야 합니다. 여기에 의무거주기관과 전매제한도 각각 최대 5년~10년이 설정되어 있는 것도 부담스럽고요.

부동산 관련 커뮤니티에서도 신혼희망타운에 대한 불만글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습니다. 한 네티즌은 “어린아이가 있어 짐이 많은데 고작 전용 전용 46㎡의 면적을 신혼부부를 위한 주택이라고 하니 실망감이 크다”라며 “요즘은 주택을 단순히 거주 목적뿐만 아니라 자산으로도 접근하는데 신혼희망타운은 수익 공유형 모기지로 인해 사실상 시세차익을 거두기 어려워 청약하지 않을 것”이라고 의견을 남겼습니다.

 

2022년부터 사업 계획 수립되는 신혼희망타운은 중형 면적 공급… 

한편, 오는 4차 사전청약 신혼희망타운 물량은 부천 대장(1,000가구), 남양주 왕숙(700가구), 고양 창릉(600가구), 인천 계양(300가구) 등 총 7,100가구가 공급됩니다. 이번 신혼희망타운 물량 역시 전용 60㎡ 이하 소형 면적으로 공급되기 때문에 수요자에게 외면받을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이에 정부는 지난 27일 발표한 ‘2022년 부동산 시장 안정 방안’에서 신혼희망타운에 중형 면적을 공급하겠다는 방침을 내세웠는데요. 노형욱 국토교통부 장관은 “그동안 되도록 많은 신혼부부에게 기회를 드려야 한다는 차원에서 진행하다 보니 좁은 평형 위주로 공급됐다”며 “애를 키우다 보면 넓은 공간이 필요할 수 있어 앞으로 공급하는 물량에는 중대형 평형 비중을 늘려가려고 한다. 내년 이후 사업 계획을 수립하는 지구에는 소형 평형은 가급적 축소하고 선호도가 높은 중형 평형을 확대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처럼 정부 역시 문제점을 인식하고 개선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것은 향후 주택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가져올 것으로 기대되고 있습니다. 향후 신혼희망타운의 위상은 어떻게 평가받을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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