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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TX도 무용지물? 억대 하락 속출하는 일산 집값

침체 이어지는 일산… 언제 볕 드나?

 

일산의 침체가 끝도 없이 길어지고 있습니다. 1기신도시 특별법도, 연내 개통한다는 GTX-A도 흐름을 바꾸기엔 역부족입니다. 분당·판교는 그렇다 쳐도, 동탄마저 20억을 돌파했다는데 일산은 왜 계속 힘들기만 할까요? 빛 볼 날이 오긴 할까요?

 

일산 국평, 반 년 만에 5.2억→4.3억… 17.7% 하락

벌써 4월이 코앞인데 일산 주택시장은 아직도 한겨울입니다. 대형 타입을 중심으로 억대 하락이 속출하면서, 아직은 잠잠한 국평 아파트 집값도 바람 앞의 등불과 같은 신세입니다.

탄현동 일산두산위브더제니스는 3개월 만에 2억 5천만 원 깎인 타입이 나왔습니다. 지난해 11월에 11억 원으로 거래되었던 전용 170㎡가 올해 2월에 8억 5천만 원으로 손바뀜이 있었죠. 식사동 위시티 블루밍 3단지 전용 145㎡도 2억 7천만 원이 깎였죠. 지난해 5월엔 7억 7천만 원까지 올라서 거래됐으나 올해 2월에는 5억 원까지 내려서 거래되었습니다.

일산 중심지역인 3호선과 GTX-A(예정)라인 중소형도 심각합니다. 킨텍스 대장주 킨텍스원시티3블록 전용 84㎡는 2월에 지난해 6월보다 1억 2,500만 원 내려 11억 8,500만 원으로 거래됐습니다.

강선마을 7단지 전용 84㎡도 같은 시기 5억 7천만 원으로 거래됐죠. 지난해 1월 기록한 최고가 6억 8천만 원 보다 1억 2천만 원 빠진 가격입니다. 일산 메인인 주엽역 초역세권 재건축 유망단지도 견디지 못한 겁니다.

국평 집값은 15% 넘게 빠졌습니다. 실거래가 시스템 자료에 따르면 일산 소재 전용 84㎡ 아파트는 지난해 8월에 평균 5억 2,775만 원으로 거래됐으나, 올해 2월에는 4억 3,447만 원까지 하락했습니다. 반년 만에 17.67% 하락한 셈입니다.

 

대규모 공급에는 GTX-A도 역부족, 창릉·운정3지구는 어쩌나

일산의 침체가 어제오늘 일은 아닙니다. 1기 신도시 형제들 중에서도 상승률이 가장 낮은 편에 속하죠. 부동산114 자료에 따르면 2010년부터 현재까지 만 14년이 넘도록 일산 집값은 46.8% 오르는데 그쳤습니다. 분당은 2배가 되었죠.

대표적인 원인으로는 강남 접근성이 꼽힙니다. 물리적으로 너무 멀어서 자유로도 자유롭지 않고, 3호선도 선형이 답답하니 강남으로 출퇴근하기도 여의치 않아 선호도가 떨어집니다.

그래서 일산은 올해 12월 개통하는 GTX-A에 상당한 기대를 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동탄에서도 GTX-A 개통 소식이 가까워질 무렵 대장주 아파트 22억 원 실거래가 나오기도 했죠.

다만 시장에서는 GTX-A가 개통해도 상황이 극적으로 호전되기는 어렵다는 것이 중론입니다. 불편한 교통도 문제였지만, 일산의 더 큰 문제는 ①주변 지역의 꾸준한 주택 공급과 ②베드타운이라는 한계에 있거든요.

공급 면에서 보면 일산은 10년 넘게 앞뒤로 포위를 당한 형국입니다. 특히 서울에 더 가까운 덕양구의 공급이 꾸준했죠. 삼송·원흥·지축을 비롯해 향동,덕은지구에는 2012년 무렵부터 10년 동안 3만 1천세대가 입주했습니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새 집을 찾는 갈아타기 수요는 후방의 운정신도시를 향해 썰물처럼 빠져나갔습니다. 2009년부터 운정신도시 일대에 입주한 새 아파트만 3만 5천 세대가 넘습니다. 덕양구와 합치면 이미 일산신도시가 하나 더 생긴 겁니다.

그럼 앞으로는 괜찮을까요? 앞으로가 더 걱정입니다. 덕양구에는 창릉신도시 3만 8천세대가 지난해 착공을 시작했고, 운정3지구도 2027년까지 2만 8천여세대 입주가 이어집니다. 앞으로 일산신도시가 하나 더 생기는 셈이네요.

일산 일대는 이런 대량 공급을 환영할 직주근접 수요도 적습니다. 1기 신도시야 전부 베드타운으로 계획되었다지만, 평촌·산본·중동은 시가지에 붙여서 계획됐고, 분당은 강남도 가깝고 판교 덕에 네이버·카카오 등 IT 기업도 즐비하니 상황이 낫습니다.

반면에 일산은 강남도 멀고, 이렇다 할 산업도 없죠. 워낙 오래된 문제라 고양시도 산업단지 조성에 공을 들이고 있는데 효과는 신통치 않습니다. 킨텍스는 전시장 짓고 나서는 주변으로 주상복합과 오피스텔이 들어서서 외려 공급을 늘리고 있고, 한류월드도 비슷한 전철을 밟는 모습이 불안합니다. 그나마 믿을 구석인 일산 테크노밸리는 지난해 말에 간신히 착공해 갈 길이 멉니다.

 

GTX-A·재건축에도 잠잠한 일산, 침체 길어질 듯

지금 일산에 분명한 호재는 GTX-A와 재건축입니다. 다만 GTX-A의 효과는 운정·창릉도 함께 누리니 상대우위를 차지할 수 없다는 문제가 있습니다.

재건축도 노후계획도시 정비법이 통과되면서 기대감이 오르긴 했으나, 기나긴 재건축 레이스의 시작 지점에 선 것에 불과합니다. 지속적인 공사비 상승으로 인한 분담금 부담도 발목을 잡고 있습니다. 당분간은 일산이 침체의 늪을 빠져나오기는 쉽지 않아 보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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