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폭등하나요?” 韓 순대외자산 1조 달러…GDP 50% 돌파
- 한은, ‘순대외자산 안정화 가능성 평가 및 시사점’ 보고서 발표 - 2025년 6월 기준 순대외자산 1조 달러·GDP의 55%…사상 최대 - 대외건전성 강화 긍정적이지만, 해외투자 쏠림으로 환율 불안 우려 - 한은 “국내투자 매력 높여야…국민연금 국내 비중 확대 필요”
우리나라의 순대외자산(Net Foreign Asset, NFA)이 사상 처음으로 1조 달러를 넘어 국내총생산(GDP)의 절반 이상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해외투자가 급증한 결과로, 대외건전성 측면에서는 긍정적이지만 그만큼 원화 약세 압력이 강해지고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습니다.
한국은행은 5일 발표한 ‘BOK 이슈노트 제2025-32호: 순대외자산 안정화 가능성 평가 및 시사점’에서 “2025년 6월 기준 우리나라의 순대외자산은 1조 달러를 돌파해 GDP의 55% 수준에 이르렀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2014년 이후 10여 년간 경상수지 흑자와 해외증권투자 증가가 지속된 결과로, 대외금융자산이 2.7조 달러로 20년 전보다 7배 이상 불어난 반면 대외금융부채는 1.6조 달러로 3배 증가에 그친 영향입니다.
순대외자산 증가는 대외건전성을 높이고 투자수익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됩니다. 다만 보고서는 “국내 자본시장의 투자 기반이 약화되고 원화 약세 압력이 지속될 수 있다”며 해외투자 급증의 부작용을 경고했습니다.
실제로 최근 NFA 증가는 국민연금과 기업의 해외자산 투자 비중 확대로 이어지며, 외환시장에서의 외화 수요를 자극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보고서는 또 “NFA는 일정 수준에서 안정화되는 경향이 있지만 최근 들어 안정화 효과가 약화되고 있다”며, 이는 미국 주식시장 강세 등으로 해외자산의 평가이익이 커지고 국내 자산 수익률이 상대적으로 낮은 데 따른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한국의 경우 인구 고령화, 저금리, 낮은 투자수익률 등 구조적 요인으로 인해 순대외자산이 펀더멘털 균형 수준보다 과도하게 높은 상태라는 지적도 나왔습니다.
한은은 일본의 사례를 언급하며 “일본도 2009년 GDP 대비 순대외자산이 55%에 도달한 이후에도 증가세를 이어가 2024년 말 83%를 기록했다”며, 우리나라 역시 유사한 경로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습니다.
이에 대해 보고서는 “국민연금의 국내투자 비중을 높이고 기업가치를 제고해 국내 주식시장의 매력도를 끌어올릴 필요가 있다”며, 일본의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프로그램’ 사례를 참고할 만하다고 제언했습니다. 일본은 정부 주도로 주가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며 외국인 자금이 대거 유입됐고, 그 결과 NFA 증가세가 둔화되는 선순환 구조를 보였습니다.
한국은행은 “국내 투자환경 개선과 금융시장 신뢰 제고를 통해 해외투자 쏠림 현상을 완화해야 한다”며 “국민연금의 자산운용 다변화와 국내 자본시장 활성화 노력이 병행되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