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 빚 1952兆 사상 최대 또 경신…주담대 급증 영향

가계신용 잔액 지난해 1분기 이후 5개 분기 연속 증가세 주담대·기타대출 1분기 말 대비 14.9조, 8.2조 증가해 판매신용 잔액도 120조 넘어…카드사 대손비용 증가하며 당기순이익 전년 比 감소

2025-08-20     정소유 기자

가계 빚 규모가 3개월 사이에 20조 원 이상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19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분기 가계신용(잠정) 보고서에 따르면 6월 말 기준 가계신용 잔액은 1952조 8000억 원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3월 말(1928조 3000억 원) 대비 24조 6000억 원이 증가한 수치이자 사상 최고치입니다.

여기서 가계신용이란 금융기관(은행·상호저축은행·신용협동조합 등)에서 빌린 대출에 카드·할부금융사의 외상판매인 판매신용을 합친 것을 의미합니다.

가계신용 잔액은 지난해 2분기 증가세로 전환한 이후 5분기 연속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는 상황입니다. 특히 2분기 들어 증가폭이 크게 늘어났는데 이러한 추세로 계속 늘어난다면 연내 가계신용 잔액이 2000조 원을 넘길 전망입니다.

이렇듯 가계 빚 규모가 늘어난 요인은 주택매매거래량이 지난 1월 1만 3000호에서 6월 3만 4000호로 증가하면서 주택담보대출(이하 주담대) 역시 덩달아 늘어나며 14조 9000억 원으로 급증한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입니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2분기 말 기준 가계신용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가계대출 잔액은 1832조 6000억원으로 전분기(1809조 5000억 원)대비 23조 1000억원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1분기에는 전분기 말 대비 3조 9000억 원 증가에 그쳤으나, 주담대 급증과 신용대출과 증권사 신용공여 등을 포함하는 기타대출이 10조 원 이상 증가해 크게 늘었습니다.

주담대 증가액은 1분기(9조 4000억 원)와 비교해 5조 원 이상 증가한 14조 9000억 원, 기타대출도 전분기(-5조 5000억 원)와 비교해 10조 원 이상 늘어난 8조 2000억 원으로 확인됐습니다.

금융기관별로 보면 예금 은행의 가계 대출이 주담대를 중심으로 19조 3000억 원 늘어나며 증가폭이 전분기(8조 4000억 원)에 비해 크게 확대됐습니다. 비은행예금취급기관도 주담대는 3조 6000억 원 늘고 기타대출은 6000억 원 축소되며 2분기말 기준 3조 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보험회사와 연기금 등 기타금융기관의 대출 잔액은 증권사의 주식자금 대출이 늘면서 전분기 대비 9000억원 늘어난 524조 7000억 원으로 조사됐습니다.

가계신용 중 판매신용(카드 대금) 잔액을 살펴보면 6월 말 기준 잔액은 120조 2000억 원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3월 말 대비 1조 4000억 원(1.2%)이 증가한 수치입니다.

다만, 판매신용 잔액이 가계대출(1832조 6000억 원)에 비해서는 적지만 120조가 넘는 큰 금액이기 때문에 여기서 부실이 발생할 경우 금융기관의 실적에 크게 부담을 지울 수 있습니다.

실제로 국내 6개 카드사(신한·삼성·KB국민·현대·하나·우리)의 올해 상반기 대손비용은 1조 9453억 원으로 집계됐습니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의 대손비용 1조 7600억 원 대비 1853억 원(10.5%) 증가했습니다.

대손 비용은 카드대출 등을 고객이 갚지 않아 회수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되는 금액을 손실 처리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에 따라 올해 상반기 6개 카드사의 당기순이익은 1조 1152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452억 원 감소했습니다. 특히 신한카드(사장 박창훈)와 KB국민카드(사장 김재관)의 전년 동기와 비교해 당기순이익이 감소율이 각각 35%, 29%로 큰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국내 경기회복이 지연되면서 정부가 민생회복 소비쿠폰을 발행하는 등 국내경제를 살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가운데 사상 최대치까지 늘어난 가계 빚 관리에도 신경을 써야할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