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7 대출규제 직격탄…수도권 거래 ‘급랭’, 9억 이하 아파트 거래 쏠림

- 6·27 대출규제 시행 후 수도권 하락거래 비중 확대…지방에선 세종시 하락 거래 급증 - 서울 거래량은 한달 새 약 70% 급감, 초고가 아파트만 거래 늘어 - 경매시장도 찬바람…서울 낙찰가율 5개월 만에 최저치

2025-08-13     권일 기자

6·27 부동산 대출 규제 시행 후 수도권 아파트 시장이 하락 거래 비중이 증가하는 등 위축된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서울 아파트는 거래도 급감했으며 주택담보대출 한도 6억 원 영향을 상대적으로 덜 받는 9억 원 이하 아파트 거래 비중이 규제 전보다 증가해 가격대에 따른 분위기가 연출됐습니다. 

 

하락 거래 비중 증가한 수도권 아파트 시장

부동산 플랫폼 직방에 따르면 6·27 부동산 대출 규제 시행 후 7월 한 달 수도권 아파트의 하락 거래(종전 가격보다 낮은 가격의 거래) 비중은 39.2%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6월 한 달 전(35.1%)보다 4.1% 포인트 증가한 수준입니다. 반면, 상승 거래 비중은 48.1%에서 45.0%로 줄었습니다.

세부적으로 보면 서울은 하락 거래가 30.4%에서 34.0%로, 경기는 37.1%에서 40.6%로 각각 비중이 증가했습니다. 인천도 서울, 경기보다는 적지만 40.6%에서 42.2%로 소폭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지방에서는 세종시가 종전 35.4%에서 45.2%로 9.9% 포인트나 하락 거래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처럼 세종시의 하락 거래가 증가한 것은 행정수도 이전에 대한 관심이 다소 식은 것으로 분석됩니다.

 

서울 아파트 거래 절반은 9억 이하 저가 아파트 차지

이처럼 서울 등 수도권 아파트 하락 거래 비중이 증가한 가운데 서울 아파트 거래 절반은 9억 원 이하 아파트 거래가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시스템에 대책 이후인 6월 28일부터 8월 10일 사이(43일간) 아파트 유효 거래 가운데 49.5%는 9억 원 이하 상대적으로 저렴한 아파트 거래가 차지했습니다. 이는 규제 전(5월 16일~6월 27일) 기록했던 거래 비중(37.7%)과 비교하면 무려 11.8% 포인트 증가한 수준입니다. 

9억 원 이하 가운데 6억 원 이하 거래 비중은 14.7%에서 22.8%로 급등해 대출 압박에 처한 실수요자들이 저가 아파트로 눈을 돌린 것으로 보입니다.

이에 반해 15억 원 초과~30억 원 이하 구간의 아파트 거래 비중은 규제 시행 전 23.0%에서 15.6%로, 9억 원 초과~15억 원 이하 구간 아파트 거래 비중은 34.7%에서 28.6%로 감소했습니다. 

다만, 30억 원을 초과하는 초고가 아파트의 거래 비중은 규제 시행 전 4.6%에서 6.2%으로 증가해 초고액 현금부자는 대출규제에도 아파트 매수에 나서고 있습니다. 

 

성동, 강동, 마포 등 상대적으로 고가 아파트가 많은 지역들 거래 감소

거래 비중의 변화도 있었지만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한 달 새 크게 줄어들며 시장의 관망세가 짙어지고 있습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7월 서울 전체 아파트 거래량은 7월 3,649건으로, 6월(1만 1,980건) 대비 약 70%(69.5%)가 급감했습니다(8월 10일까지 신고된 거래 기준). 

눈길을 끄는 것은 강남 3구(강남구, 서초구, 송파구)를 제외하고 상대적으로 고가 아파트가 많은 성동구, 강동구, 마포구 등의 거래가 눈에 띄게 줄었습니다. 

부동산인포가 서울부동산정보광장 아파트 거래량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성동구는 무려 88.6%가 감소했으며 강동구 82.4%, 마포구 84.5%, 광진구 80.9% 등으로 감소 폭이 컸습니다. 반면 노·도·강(노원구, 도봉구, 강북구)은 50~60% 수준의 감소 폭을 기록해 대조를 이뤘습니다. 

결국, 대출 규제 영향 속에서도 현금 부자들의 매수는 어느 정도 유지돼 진행이 된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실제로 한남 더힐 등의 고가 아파트가 많은 용산구는 31.3% 감소하는데 그쳤으며 강남구도 50.8%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외도 규제 여파는 경매시장에도 영향을 끼쳐 경·공매 데이터 전문기업 지지옥션에 따르면 7월 서울 아파트 낙찰가율은 95.7%을 기록해 6월 대비 2.8% 포인트 하락했으며 낙찰가율은 5개월 만에 최저치에 해당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 같은 서울 등 수도권 아파트 시장의 변화는 대출 한도 축소와 전세대출 제한, 3단계 스트레스 DSR 시행이 맞물린 데 원인이 있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읍니다. 중저가 아파트 매입이 비중이 증가한 것은 대출 부담이 적기 때문입니다. 

중저가 아파트 거래가 지난 한 달처럼 계속되고, 집값 상승폭 둔화가 계속될지는 미지수 입니다. 여전히 공급 부족 우려가 계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구체적인 공급 시그널이 제시되지 않는다면 관망하던 수요자들이 다시 움직일 수 있어 규제 효과로 하방 안정되던 가격이 다시 반등 할 수 수 있습니다. 

부동산인포 관계자는 “신임 국토교통부 장관의 임명이 마무리되면 정부가 공급 확대에 비중을 둔 부동산대책을 바로 내놓을 것입니다. 이를 수요자들이 어떻게 받아 들이냐에 따라 집값이 다시 요동칠 것인지 결정될 것입니다”라면서 “막연하게 100만 가구, 200만 가구를 제시하기 보다 5만 가구, 10만 가구를 공급해도 적시에 공급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야 불안함을 해소할 수 있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