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TX-C 연장도 무용지물... 유령거리로 전락한 ‘이곳’
- 동두천 보산특구, ‘한국 속 작은 미국’에서 ‘유령거리’로 - 전체 면적 42% 제공하고도 미반환... “동두천만 희생” 시민들 분노
달러로 넘쳐나던 상권, 이젠 ‘유령거리’로 전락
서울 강북에서 1시간 거리에 위치한 동두천 보산특구는 한때 ‘한국 속 작은 미국’으로 불리며 경기 북부 최대 상권으로 명성을 떨쳤습니다. 1950년대부터 미군 2사단 2만여 명이 주둔하며 미군 달러가 넘쳐났던 이곳은 전국 36곳뿐인 관광특구 중 하나였습니다. 지하철 1호선 보산역을 중심으로 약 500m 길이에 170여 개 점포가 모인 이 상업지구는 이색적인 분위기로 많은 이들의 관심을 끌었습니다.
하지만, 2025년 7월 현재, 보산특구 거리는 적막함이 감도는 쓸쓸한 모습입니다. 컬러풀한 그래피티 작품과 이국적인 영어 간판은 남아있지만, 177곳 중 실제 영업은 70~80곳에 불과하며, 그마저도 주말이나 야간에만 문을 여는 경우가 많습니다. 임대료는 1층 기준 보증금 500만원에 월세 30~50만원이지만, 권리금은 거의 없는 실정입니다. 더 심각한 것은 공실이 아닌데도 문을 닫고 영업하지 않는 점포들이 많다는 점입니다.
상권 몰락의 복합적 원인
보산특구 상권 침체의 첫 번째 원인은 미군 병력 감소와 로테이션 시스템입니다. 2000년대 들어 미군기지 이전 결정으로 2만 명이던 주둔인원이 4,000여 명으로 급감했습니다. 또한 미군의 병력 로테이션 시스템으로 인해 동두천 지역 내 장기 체류자가 크게 줄어들었습니다.
두 번째는 지하철 개통이라는 역설적 효과입니다. 2007년 1호선 보산역이 개통되면서 예상과 달리 유동인구의 유출이 일어났습니다. 미군뿐 아니라 내수 소비자들도 타지역으로 쉽게 빠져나갈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GTX-C 연장 계획 또한 상권에 큰 도움이 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세 번째는 일자리 부족에 따른 인구 감소입니다. 동두천 인구는 2016년 9만8,151명에서 2025년 6월 8만6,778명으로 10년도 되지 않아 1만1,000명 이상 줄어들었습니다. 특히 20대 등 젊은 층의 감소가 상권 악순환을 가속화하고 있습니다.
200억 투자에도 코로나 직격탄... 미군기지 반환이 유일한 희망?
동두천시는 상권 회복을 위해 2015년부터 약 200억원을 투자해 다양한 재생 사업을 진행했습니다. 빈 상점을 리모델링한 공예 공방, 월드 푸드 스트리트, 두드림뮤직센터, 그래피티 거리 등을 조성했지만,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큰 효과를 보지 못했습니다. 특히 보산특구는 국내 집합 금지 조치와 미군의 집합 금지 조치라는 이중 규제로 더욱 큰 타격을 입었습니다.
현재 동두천시는 미군 기지 반환에 사활을 걸고 있습니다. 전체 면적의 42%를 미군기지로 제공한 동두천은 미반환 미군 공여지가 전국에서 가장 넓은 지역입니다. 하지만 현재까지 반환받은 부지는 전체 공여지 중 약 23k㎡에 불과하며, 그마저도 대부분이 산지라 개발이 어려운 실정입니다. 캠프 케이시 등 미반환 공여지가 주로 시내에 있어 도시 발전에 큰 장애가 되고 있으며, 시에서 추산한 경제적 손실은 연간 5,278억원에 달합니다.
변화의 바람이 필요한 보산특구
보산특구가 살아나기 위해서는 미반환 공여지의 복합개발이나 새로운 경제 거점 조성뿐 아니라, 신규 소상공인과 청년층 유입을 통한 지역 자체의 소비 경쟁력 확보가 시급합니다. 김봉진 보산동 상가번영회장은 “장사하시는 분들도 변화를 하셔야 하는데 변화를 안 하시니까 문제”라며, 내수 소비자들을 유치하기 위한 비즈니스 모델 변화의 필요성을 강조했습니다.
그러나 일부 상인들은 여전히 “미군이 다시 와야만 상권이 산다”고 하소연하지만, 이제는 내수 기반 확충과 구조적 변화가 없이는 재생이 쉽지 않은 시점입니다. 보산특구가 ‘유령거리’라는 이름을 벗고 새로운 모습으로 탈바꿈하기 위해서는 상인들의 의식 변화와 함께 정부와 지자체의 적극적인 지원, 그리고 창의적인 도시재생 방안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더 자세한 내용은 상단 리얼캐스트TV 영상을 확인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