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아파트 살 사람 없다? 큰 착각입니다(심형석 3부)

하락론은 감정적 주장일 뿐, 실제 수요와 구매력 탄탄 거래 제한은 시장 왜곡을 유발, 결국 가격 밀어올린다 지방 부동산 활성화 위해선 실질적 혜택 필요

2025-07-31     한민숙 기자

 

부동산 시장에 대한 다양한 주장 속에서도, 실제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분석은 여전히 부족한 상황입니다. ‘높아서 떨어진다’는 단순한 논리보다, 시장을 움직이는 실제 수요와 거래 패턴, 그리고 금융 여건을 들여다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리얼캐스트에서 인터뷰한 심형석 교수는 집값과 거래량, 정책의 상관관계, 그리고 지방과 서울 간 격차에 이르기까지 현실을 기반으로 한 분석을 통해 시장을 객관적으로 바라볼 필요성이 있다고 강조합니다.

 


"높아서 떨어진다"는 단순 논리의 함정


하락론자들이 흔히 주장하는 "집값이 너무 높기 때문에 떨어질 것이다"라는 주장은 논리적 근거가 빈약합니다. 대부분 데이터에 기반하지 않은 채 단순한 직관이나 감정에 기대고 있으며, 실제로 시장에서 일어나는 거래나 수요층의 실상과는 거리가 멉니다.

예를 들어 강남 아파트를 매입하는 다수의 실수요자들은 소득 대비 주택가격(PIR)이 10을 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연봉 3~5억 원 수준의 고소득자이며, 이들은 맞벌이 대기업 직장인 또는 안정적인 자산을 보유한 중산층 이상입니다. 부모의 지원이나 오랜 기간 축적한 현금 자산이 뒷받침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또한 대출을 무리하게 받아 집을 사는 경우도 생각보다 많지 않습니다. 최근 통계에 따르면 서울에서 집을 구매한 사람 중 6억 원 이상 대출을 받은 비율은 30%에 불과하며, 10억 원 이상 대출 비율은 단 10%에 그칩니다. 

 


정책 대출로 집값이 오른다는 오해


일부에서는 보금자리론, 특례보금자리론, 디딤돌대출 등 정책 금융이 집값을 끌어올렸다는 주장을 펼치기도 합니다. 그러나 이들 대출은 주택가격과 소득 요건이 엄격히 제한돼 있어, 실질적으로는 중저가 주택을 대상으로 합니다.

예컨대 주택가격 6억 원 이하, 부부 합산 연소득 7천만 원 이하인 경우에만 대출이 가능합니다.

그렇다면 최근 가격이 상승한 지역이 어디인가를 보면, 대부분이 마포, 강남 등 고가 아파트 밀집 지역입니다. 정책 대출로는 해당 지역의 아파트를 매입하기 어렵기 때문에, 이들 금융상품이 가격 상승의 원인이라는 주장은 현실과 맞지 않습니다.

하락론자들이 평균 소득을 기준으로 강남 아파트를 계산하면서 "30년을 모아야 집을 산다"는 결론을 내리는 것도 잘못된 비교입니다. 상위 10%의 고소득자가 상위 10%의 고가 주택을 구매하는 현실을 반영하지 않은 단순 계산은 시장을 오도할 수 있습니다.

 


거래를 막으면 오히려 가격이 오른다


윤석열 정부는 초기에 “거래를 통해 가격을 안정시키겠다”는 공약을 제시한 바 있습니다. 이는 경제학에서도 명확히 입증된 원리입니다. 거래가 없는 시장에서는 가격이 오르기 쉽습니다. 수요와 공급이 정체된 상태에서 일부 급매가 가격을 왜곡시키고, 시간이 지나면서 정상 가격이 회복되는 과정에서 오히려 급등 현상이 발생하기도 합니다.

IMF 외환위기 당시인 1998년에도, 거래량이 극도로 줄었다가 1999년에 급증하면서 가격 조정이 이뤄졌습니다.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역시 2008년에 비해 거래량이 늘었고, 이를 통해 가격이 조정되었습니다. 반면 현재처럼 거래 자체가 막히면 시장은 왜곡되고, 결국 억눌렸던 수요가 한 번에 몰리면서 폭등세가 나타나게 됩니다.

토지거래허가제 확대 재지정 이후에도 시장은 한동안 주춤했지만, 결과적으로는 가격이 더 올랐습니다. 시장은 통제보다 흐름을 지켜보며 조절할 수 있는 여유가 필요합니다.

 


서울과 지방, 왜 이렇게 다를까


지방 광역시 중 상반기 기준으로 상승 전환에 성공한 곳은 울산과 세종 정도이며, 여전히 대부분 지역은 회복세가 미미합니다. 다만 대구 수성구, 부산 해운대구 등 일부 주거 선호 지역에서는 전세 물량 부족과 실수요 유입으로 매수세가 일부 형성되고 있습니다.

지방 부동산이 본격적으로 회복하려면 단순히 규제를 줄이는 소극적 조치로는 부족합니다. 오히려 지방 시장에는 세금 감면, 대출 한도 상향 같은 실질적인 유인책이 필요합니다. 현재처럼 "불편을 덜 주는 것"만으로는 특정 지역 중심의 국지적인 회복에 그칠 수밖에 없습니다.

 


집값은 왜 안 떨어지나


최근 몇 년 사이 호텔 뷔페 가격이 1인당 10만 원에서 20만 원으로 오른 것처럼, 집값 역시 건축 원가와 인건비 상승으로 하락하기 어려운 구조입니다. 실제로 내년 분양가 역시 오를 가능성이 높으며, 이는 기존 주택 시장의 하방 경직성을 더욱 강화할 것입니다.

결국 내 집 마련을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가장 중요한 판단 기준은 분양가의 향방입니다. 분양가가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면, 지금이 바로 판단해야 할 시점일 수 있습니다.

 

[주의] 본 방송에서 제공하는 정보는 투자 판단에 참고만 하시기 바랍니다. 투자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