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7 대책 한 달…수도권 ‘고가’, ‘신축’, ‘재건축’만 신났다
- 대책 한 달 전후 비교…수도권 아파트 거래 70% 이상 급감 - 20억 원 초과 고가 아파트 신고가 기록…대출 규제 충격 적어 - 서초, 양천 등 최고가 대비 8% 이상 오른 가격에 거래
수도권을 중심으로 주택담보대출 한도 6억 원으로 제한한 ‘6·27 대책‘이 시행 한 달을 지나면서 적어도 거래량에서만큼은 성과를 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하지만 고액 자산가, 현금 부자들은 이를 비웃기라도 하듯 20억 원을 초과하는 고가 아파트들은 대책 이후에도 신고가가 이어져 대출규제가 양극화를 더욱 부추기는 부작용을 낳고 있어 이에 대한 추가 규제가 나올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대출 규제 직격탄 맞은 수도권 아파트 시장…거래량 70% 이상 급감
부동산 중개·분석 업체 집토스에 따르면 6·27 대책 시행 한 달, 수도권 아파트 매매 실거래가를 분석한 결과 수도권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시행 한 달 전보다 72.5%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비수도권은 감소율(39.9%)과 비교하면 상당한 감소 폭이 아닐 수 없습니다.
아직 6월 거래분의 신고가 되지 않은 부분이 있어 감소 폭은 달라질 수 있겠지만 수도권에 집중됐던 대출 규제가 상당한 영향을 끼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거래는 급감했지만 고가 아파트의 신고가 행진은 안 멈춰... “대출 없이 살 수 있는데~”
거래가 감소하면서 대출 규제 효과를 긍정적으로 평가하기도 하지만 곳곳에서 나타나는 신고가 행진은 대출 규제의 또 다른 이면으로 볼 수 있습니다.
실제로 집토스에 따르면 매매가 20억 원 초과 아파트의 거래량은 대책 이전 한 달과 비교해서 85.8%가 급감했지만 이들 거래 가운데 신고가 거래 비율은 무려 66.1%에 달했습니다. 5억 원 이하 아파트는 신고가 비율이 1.7%에 불과한 것과 비교하면 상당한 수준입니다.
금액대별 이외에도 전용면적에 따른 거래 현황에서는 전용 85㎡ 초과하는 대형 면적의 신고가가 높게 나타났습니다. 대형 면적의 거래량은 79.2%가 줄었지만 거래 가운데 신고가 비중은 12.1%로 다른 면적대 구간보다 신고가 비율이 가장 높게 나타났습니다.
시장의 불확실성은 여전하지만 지난 2년간 하락했던 집값에 대한 회복 기대가 커지면서 고가의 아파트를 안전자산으로 매입하려는 현금 부자들이 대책과 무관하게 매입에 나서고 있는 것입니다.
‘새것이거나 아주 낡았거나’…현금 부자들이 찾은 아파트의 또 다른 특성
많은 현금 부자들이 ‘신축’ 이거나 재건축될 수 있는 ‘낡은 단지’로 특히 몰리는 경향도 심화되는 모습입니다.
수도권 아파트에서 연식에 따른 신고가 비율이 가장 높은 연식은 구간은 ‘5년 이하 신축’으로 신고가 비율은 12.7%였습니다. 이어 ‘30년 초과 노후 구축’이 9.5% 비율을 기록했습니다.
신축 아파트는 공급 감소에 따른 걱정으로 희소성이 높은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또한 ‘30년 초과 노후 구축’은 재건축 기대감에 신고가가 이어지는 것으로 분석됩니다.
한편, 수도권에서 신고가를 기록한 단지들의 이전 신고가 대비 상승률은 5.6%로 비수도권 상승률(4.1%)을 웃돌아 비수도권 반사이익을 얻지 못하고 있습니다.
수도권에서는 서울 서초구가 이전 신고가 대비 평균 8.6%로 가장 상승률이 높았으며 재건축 추진이 활발한 양천구가 8.3%로 뒤를 이었습니다. 이외에 성동구(8.3%), 강남구(8.1%) 등도 수도권 평균을 웃도는 등 서울 내에서도 인기 지역을 중심으로 신고가가 이어졌습니다.
‘침체’와 ‘과열’ 상반된 상황 공존… ‘양극화’ 고착화 전망
신고가는 나오고 있지만 이들이 시장 전체를 끌고 나아가는 힘은 다소 부족해 보입니다. 대책 이후 주간 매매가격지수 등 평균 가격이 낮아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새 정부 들어서 예상치 못한 강력한 대출규제가 시행돼 시장은 혼란에 빠졌고 앞으로 나올 부동산 대책에 어떤 내용이 포함될지, 문제로 지적되는 공급 확대는 어떤 식으로 될 것인지 등 여전히 시장은 불확실성이 큰 상황입니다.
때문에 업계에서는 양극화가 더욱 고착화될 것이란 전망이 많습니다.
집토스 이재윤 대표는 “현금 유동성을 갖춘 수요가 희소성이 높은 초고가, 신축, 재건축 등으로 집중하며 이들을 중심으로 가격 상승 압력이 커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부동산인포 관계자도 “시장이 불안정 하면 수요가 움직이지 않기보다는 더욱 안전 자산에 집중하는 경향이 있어 양극화는 쉽게 끝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