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년 방치 대구 '유령 건물'...드디어 새 주인 찾아

- 1989년 착공 이후 26년간 방치된 골든프라자, 드디어 팔려 - SM그룹 2세의 개발 프로젝트, 정상화 기대감 고조

2025-07-22     이시우 기자

대구 ‘유령 건물’ 골든프라자, 마침내 새 주인 찾아

대구에 착공 이후 30년 넘게 준공을 마치지 못하고 흉물로 남아 있던 유령건물이 마침내 새 주인을 찾았다는 소식입니다. 바로 대구 북구 복현동 ‘골든프라자(블루핀 복현SKY)’인데요.

골든프라자는 복현오거리 인근에 자리 잡고 있으며, 지하 7층~지상 17층, 연면적 약 4만700㎡에 달하는 대형 주상복합건물로 출발했습니다. 하지만, 1989년 착공 당시만 해도 복현동을 대표하는 랜드마크를 꿈꾸며 야심 차게 시작됐던 이 프로젝트는 무려 36년이란 긴 시간 동안 미완성인 상태로 남게 됩니다.

골든프라자가 장기간 미완공 상태로 방치된 배경에는 여러 이유가 존재했습니다. 우선 시행사의 자금난이 가장 큰 걸림돌이었습니다. 추가적으로 시공사와의 분쟁 문제도 프로젝트 진행을 가로막는 핵심 요인이었습니다. 초반부터 자금 조달이 원활하지 못했던 상황에서 시간이 지나 급격히 악화된 경제 여건 또한 골든프라자의 위기를 심화시켰습니다.

특히, 1997년 발생한 부실 공사 사고는 프로젝트의 전반적인 신뢰도에 심각한 타격을 주었습니다. 당시 부실 시공으로 인해 인근 빌라의 지하 주차장이 침하되는 사고가 발생했고, 이로 인해 추가 공사를 진행해야 하는 부담과 함께 주민들의 불신이 더해졌습니다. 이런 상황은 당시 복현동 주민들뿐만 아니라 대구 시민 전체의 관심을 끌며 프로젝트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를 굳히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자금난에 IMF, 경기 침체 등의 수많은 악재가 겹치며 골든프라자는 결국 1999년 공정률 82%를 끝으로 공사가 중단되기에 이릅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새로운 사업자를 찾기도 힘든 노릇이었는데요. 미완공 상태로 방치된 건물은 외관이 점점 낡아가면서 위험 요소로 작용했습니다. 또한, 시간이 지나면서 유령 건물로 된 골든프라자는 재개발 가능성마저 점점 희박해져 갔습니다. 이렇게 골든프라자는 새 사업자를 찾는 데 오랜 기간 실패하며, 26년 넘게 ‘도심 속 흉물’로 남아 있으며 ‘유령 건물’로 불리게 됩니다.

 

SM그룹 2세의 인수, 향후 개발과 지역사회 기대

흉물로 지역 주민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던 골든프라자가 새로운 국면을 맞이한 건 그로부터 약 10년 후인 2010년대부터였습니다. 2014년 시행사인 KPI&H가 경매에서 골든프라자를 낙찰받고, 새로 ‘블루핀 복현SKY’란 이름을 붙여 사업을 재개했는데요. 

그러나 이러한 시도 또한 자금 및 이자 납부 문제로 좌초되고 말았습니다. 다시 KPI&H가 주택도시기금 430억원에 대한 이자를 제대로 납부하지 못하면서 해당 건물이 2020년 공매에 부쳐지게 된 것이죠. 당시 최저입찰가 예정 금액은 300억원이었는데요. 무려 6년 동안 53회의 유찰을 거친 끝에 지난 5월, 최초 입찰가의 절반 수준인 142억9000만원에 낙찰이 이뤄졌습니다.

낙찰 당사자는 (주)나진이란 회사였습니다. 이곳은 SM그룹의 창업주인 우오현 회장의 아들 우기원 대표가 100% 지분을 가진 개인 회사입니다. 다수 언론사에 따르면, 우기원 대표는 SM그룹의 사실상 후계자로, SM그룹 지주사 격 계열사인 삼라마이다스의 2대 주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간 (주)나진은 별다른 부동산 개발 실적이 없었으나, 이번에 골든프라자를 낙찰받으면서 처음으로 대형 개발 및 분양 사업에 뛰어들 전망입니다. 업계에서는 이번 사업이 우기원 대표의 경영 능력을 본격화하는 시발점이 될 것으로 평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앞으로 넘어야 할 과제도 많습니다. 특히 장기간 방치된 건물의 구조적 안정성이나, 분양권을 박탈당했던 초기 분양자 등 다양한 이해관계를 어떻게 풀어갈 것인가가 관건입니다. 지역 주민들의 입장에서는 이 건물이 오랜 시간의 문제를 해소하고 새로운 랜드마크로 다시 태어나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대구 시민들뿐만 아니라 부동산 업계에서도 골든프라자의 근황에 대한 관심이 뜨겁습니다. 골든프라자의 향후 행보에 대구 시민과 부동산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