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뱅크’ 이번엔 상장 가능할까?...IPO 세 번째 추진 나서

22년·지난해 자진 상장철회 후 재시도…고객수·자산규모 늘어 이전보다 한층 유리해져 상장주관사로 NH투자증권·삼성증권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26년 7월까지 상장완료하지 않을 경우 동반매각청구권 발생할 수 있어

2025-06-23     정소유 기자

인뱅(인터넷전문은행) 2위 케이뱅크가 상장을 목표로 IPO 세 번째 도전에 나서고 있는 상태입니다.

케이뱅크는 지난 2022년 상장 예비심사를 통과했지만 당시 IPO 시장의 투자 심리 위축으로 기대 시가총액이 적정한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자 자진해서 상장을 철회한 적이 있습니다. 지난해에도 IPO 상장을 재추진했으나 수요예측 결과 총 공모주식이 8200만주에 달하는 공모구조로는 성공적인 상장을 위한 충분한 투자 수요를 끌어 내기 어렵다는 판단에 따라 상장을 또 한차례 연기했습니다.

케이뱅크는 이번에 상장을 성공적으로 추진하겠다는 계획입니다. 케이뱅크는 주주들과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상장에 성공해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입니다. 이를 위해 케이뱅크는 ▲리테일 ▲중소기업대출(SME)/개인사업자(SOHO) ▲플랫폼 등에 투자해 수익성을 강화한다는 전략입니다.

이전 IPO를 시도한 2차례보다 고객수가 증가하며 자산규모 역시 크게 증가해 한층 유리해진 상황입니다. 지난 12일 기준으로 케이뱅크 고객수는 1400만 명을 돌파했으며 고객 증가와 함께 자산 규모의 총 자산은 2023년말 21조 4218억 원에서 올 1분기 30조 3945억 원으로 약 42% 증가했습니다.

케이뱅크는 세 번째 IPO추진을 위해 NH투자증권(대표이사 윤병운)과 삼성증권(사장 박종문)을 상장대표주관사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습니다. NH투자증권의 경우 이전에도 케이뱅크 IPO추진을 위해 대표주관사 업무를 수행했던 적이 있는 만큼 원활한 업무추진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케이뱅크는 하반기 중 상장 예비심사를 받을 계획입니다. 여기서 상장 예비심사란 IPO를 위한 사전심사로, 이 심사를 통과한 기업은 증권신고서 등을 제출한 뒤 공모 진행이 가능합니다.

통상적으로 상장 예비심사 청구 후 6개월 안에 상장이 이뤄지기 때문에 케이뱅크가 7월 내 상장 예비심사를 진행하게 될 경우 빠르면 올해 안으로 상장이 가능할 수도 있는 상황입니다. 다만 실사 과정에서 시간이 지체되는 등 다른 이슈가 발생할 여지도 충분한 만큼 내년 초에 상장이 이뤄질 것으로 업계에서는 전망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케이뱅크는 IPO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고 이를 통해 확보한 자본으로 중장기적 성장을 위한 기반을 다진다는 전략입니다.

케이뱅크는 은행의 핵심지표인 BIS(국제결제은행) 비율이 인뱅 1위인 카카오뱅크(대표이사 윤호영, Daniel)에 크게 뒤진 것으로 확인돼 자기자본 확충이 필요한 상태입니다. 케이뱅크 1분기 말 기준 BIS비율은 14.39%로, 카카오뱅크(26.08%)와 큰 차이를 보였으며 토스뱅크(대표 이은미) 15.9%보다도 낮은 수준입니다.

BIS 비율은 자기자본을 위험가중자산으로 나눈 비율로, 이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자기자본의 증대가 필요합니다. 자기자본 확충을 통해 안정적인 BIS 비율을 갖추게 되면 성장을 위한 대출 규모 확대에다 중장기적 신규투자 폭이 넓어질 수 있습니다.

케이뱅크는 이런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1000억 원 규모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하며 자본 확충에 나섰습니다. 20일 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케이뱅크는 지난 18일 1000억 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을 사모 방식으로 발행했습니다.

이번에 발행한 신종자본증권은 연 4.6% 금리에 5년 후 콜옵션(중도상환청구권)이 붙은 조건으로 최대주주인 비씨카드가 전액 인수하며 케이뱅크에 힘을 실어줬습니다. 신종자본증권 발행 주관은 NH투자증권이 맡았습니다.

케이뱅크는 IPO를 내년 안으로 추진해야 하는 또 다른 이유도 있습니다. 지난 2021년 7월 유상증자를 통해 1조 2500억 원의 자본을 추가로 확보했습니다. 다만 이중 7250억 원이 동반매각청구권과 조기상환청구권이 붙어 있는데 특히 동반매각청구권의 경우에는 오는 2026년 7월까지 상장을 완료하지 않을 경우 자금을 회수한다는 조건이 달려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만약 동반매각청구권이 발생하게 되면 최대주주인 BC카드가 해당 지분을 되사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어 그전에 IPO를 마무리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게다가 금융당국에서 동반매각청구권과 조기상환청구권이 붙어 있는 자본에 대해 인정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라 이 자금까지 자본으로 인정받을 필요성이 커지고 있는 점도 IPO를 빠르게 추진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한편, 케이뱅크가 다시한번 상장을 추진한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장외주식 시장에서도 케이뱅크 주식가치는 올라가고 있는 상황입니다. 비상장 주식 거래 플랫폼 증권플러스 비상장에서 케이뱅크는 지난 20일 종가기준 8200원을 기록했습니다. 상장과 관련해 대표주관사 선정 이야기가 나오기 전날인 17일(종가 7000원) 이후 1200원(17.14%)이 오른 수치로 상장 기대감이 반영된 영향으로 풀이됩니다.

케이뱅크가 상장을 다시 추진함에 따라 주요주주로 있는 관련 기업의 수혜도 예상됩니다. 케이뱅크는 지난해 말 기준 비씨카드가 최대주주로 33.72%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2대주주는 5대 시중은행 중 한곳인 우리은행(11.96%)이며, NH투자증권, MBK파트너스, 베인캐피탈 등도 5% 이상의 지분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다만 IPO에 부정적인 요소들도 있습니다. 올해 1분기 케이뱅크의 순이익은 161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8% 감소했습니다. 이러한 실적 감소는 조달비용 상승으로 이자수익(1085억 원)이 전년 동기 대비 20% 줄어든 여파입니다.

특히, 업비트 예치금 수수료율이 크게 상승한 것도 영향을 미쳤습니다. 예치금 수수요율이 기존에는 0.1%였지만 2.1%로 상승하면서 이자비용이 크게 늘어났습니다. 올해 1분기 케이뱅크의 수신 잔액 27조 8000억 원 중 업비트 예치금은 5조 3631억 원으로, 전체의 19.3%를 차지했습니다.

게다가 오는 10월 업비트와 실명계좌 제휴가 종료된다는 점도 부담입니다. 연장 여부가 아직 확인되지 않았으나 재계약 시 수수료율이 높아질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만약 재계약을 하지 않는다면 예치금 이탈로 수신 규모가 약 20% 정도 줄어들 수 있어 케이뱅크는 사수해야 하는 입장입니다.

케이뱅크는 이달 중 NH투자증권, 삼성증권과 최종 주관 계약을 체결하고, 기업 실사 및 관련 절차를 거쳐 하반기 중 한국거래소에 상장예비심사 청구서를 제출하며 상장을 위한 본격적인 절차에 돌입한다는 계획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