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언제 비상하나” 공실 범람하는 평택 고덕
- 유령도시 되어가는 평택 고덕 - 삼성전자가 부활하면 살아날까?
삼성전자가 먹여살리던 평택 고덕 상권이 장기 불황의 늪에 빠졌습니다. 17억 짜리 상가는 2억에도 찾는 사람이 없고 북적이던 대로변 상가도 임대 스티커가 점령했습니다. 죽은 상권도 살린다는 ‘스타벅스 효과’도 없어보입니다.
반도체 특수가 끝나자 고작 2년만에 황폐화돼버린 평택 고덕에 다녀왔습니다.
”16억→2.7억” 추락하는 고덕신도시 상가
이 고덕신도시 지식산업센터의 1층 상가 2개 호실은 결국 반값도 안 되는 가격으로 내려왔습니다. 6월 10일 진행한 2차 입찰이 유찰되면서 최저 매각가격이 8억 6,828만 원으로 내려왔죠. 최초 감정가는 17억 7,200만 원입니다.
사실 바닥은 더 깊습니다. 1층 3개 호실 감정가는 총 16억 원이었는데요. 지난해 8월 처음 경매로 나온 이후 5차례 유찰되면서 2억 7천만 원 까지 내렸지만 관심 갖는 사람이 아무도 없습니다. 이 지식산업센터는 딱히 허허벌판에 덩그러니 세워진 시설도 아닙니다. 삼성전자 평택캠퍼스가 지척입니다.
삼성전자가 ‘속도 조절’에 나서자 일대 상권은 예외 없이 침몰하고 있습니다. 삼성전자 진입로 바로 앞 사거리의 코너 상가도 공실 상태로 임차인을 찾고있죠. 대로변 분양상가들은 그 위용이 대단해 보이는데 가까이 가 보면, 스타벅스 건물도 공실이 수두룩한 상황입니다. 이런 상황이지만 임대료는 여전히 높습니다.
“10평이 안되는데 5천에 300이상 그렇게 불렀었어요. 분양상가라 비싸기 때문에 임차인이 못 들어와요. 그런 큰 업체가 아니면… 월세가 만만치 않아서”
궁지 몰린 투자자들… 임차인 맞춰도 매달 수 십만 원 손해
보통 이런 상황이면 ‘임대료를 낮춰서 임차인을 받으면 된다’고 생각할 수 있는데요. 사실 고덕은 이미 한계에 도달했습니다. 이미 출혈을 감수하고 있는 수준이죠.
이웃한 오피스텔 상가 1층 12평 매물은 지금 월세 200만 원으로 임차인을 구하고 있습니다. 그마저도 ‘임대료협의’로 협상의 여지를 남겨놨는데요. 이 상가는 분양가가 7억 6천만 원이 넘었습니다. 분양가 70%를 연 이율 5%로 대출 받았다면 월 이자만 222만 원씩 들어가고 있는 상황이죠. 간신히 임차를 맞춘다 한들 월 수십만 원의 손해를 감수해야 하는 겁니다.
“(10평 기준으로) 저렴한 거는 지금 140~150에도 나와 있기는 하거든요.”
“엄청 내린거죠. 30% 이상 내린거예요.”
호황기에 600채 넘게 공급된 상가주택 상가도 침체를 정통으로 맞았습니다. 운영되고 있는 가게를 찾는 것 보다 비어있는 가게를 세는 게 더 빠릅니다.
임대료도 바닥을 쳤죠. 현재 공실인 대로변 1층 37평 매장이 월세 150만 원으로 임차인을 구하고 있습니다. 평당 임대료가 4만 원 수준입니다.
로데오거리 일대 상권도 처참합니다. 노출도 높은 1층도 공실 투성이죠. 건물 내부로 들어가면 더 심각해서 임대된 호실을 찾는 것 자체가 어렵습니다.
삼성전자 부진에 신음하는 고덕… 삼성전자 살아날까?
고덕 일대 상권 침체의 주범은 결국 삼성전자의 부진입니다
2023년 닥친 역대급 반도체 불황에 평택캠퍼스 투자 속도를 조절했고, 일대에 상주하면서 상권에 활기를 불어넣던 관련 인력들이 썰물처럼 빠져나갔죠.
“삼성 인원이 많이 빠졌잖아요. 아무래도 인원들이 많이 빠져나가다 보니까… 예전에 비하면 방값은 한 50%가 빠진거예요.”
실제 최근 고덕신도시 일대 투룸 월세는 70~80만 원 수준에 형성돼 있습니다. 전성기 시절에는 150만 원씩 받던 방입니다. 인근에서 3월 준공을 마친 오피스텔도 임차인 구하기에 혈안입니다
현재는 투룸 월세가 절반 수준으로 줄면서 구시가지 일대 주거수요가 쏠리고 있다고 합니다만 호황기 대비 소비 여력에 차이가 있는 만큼 일대 상권이 쉽게 살아나긴 어려워 보입니다.
희망이 있다면 결국 또 삼성전자입니다. 지금 삼성전자는 역대급 코스피 랠리에도 주가가 박스권에 갇혀 있는 상황이죠. HBM투자 적기를 놓치면서 AI 반도체로의 패러다임 전환에 실패했다는 평가가 정설로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단, 삼성전자도 이를 갈고 있습니다. 평택을 중심으로 설비투자를 확대하려는 움직임이 있죠. 특히 평택4공장에 최선단 공정을 확대해서 HBM 시장 주도권을 가져오겠다는 계획입니다.
삼성전자가 과연 다시 그 저력을 보여줄 수 있을까요? 평택의 운명도 여기에 걸려있습니다. 오늘도 한줄평으로 마치겠습니다. “10만전자만이 살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