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담대 변동금리 더 내려간다…코픽스 8개월 연속 하락세

5월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 2.63%...전월 比 0.07%↓ 시중은행 지난 17일부터 신규 주담대 변동금리에 5월 공시 COFIX 금리 반영

2025-06-18     정소유 기자

은행권 주담대(주택담보대출)의 기준이 되는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가 8개월 연속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은행연합회가 지난 16일 발표한 5월 기준 코픽스 공시에 따르면 5월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2.63%로 집계되며 4월(2.7%) 대비 0.07%p 낮아진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잔액기준 코픽스 역시 전달과 비교해 0.08% 하락한 3.14%로 나타났습니다.

코픽스란 국내 8개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SC제일·한국씨티·IBK기업)이 조달하는 자금조달금리를 가중평균하여 산출한 자금조달비용지수입니다. 쉽게 말해 예·적금 금리의 평균을 의미하는 지표로 코픽스가 올라가게 되면 대출금리나 예·적금 금리, 은행채의 금리가 올라가게 되고 반대로 내려가는 경우 금리가 떨어지게 되는 구조입니다.

특히 대출금리에도 영향을 크게 미치는 만큼 주담대와 같이 은행에서 대출을 받은 분이라면 눈여겨봐야 하는 수치입니다.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지난해 9월 3.4%를 기록한 이후 10월(3.37%)부터 하락 반전한 이후 8개월 연속 낮아지고 있습니다. 신 잔액기준 코픽스도 2.71%로 전달 대비 0.05%p 하락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은행이 지난달에 신규로 조달한 자금을 대상으로 진행하기 때문에 잔액 기준·신 잔액 기준 코픽스에 비해 시장금리 변동을 빠르게 반영하는 편입니다.

신규 취급액 코픽스와 잔액 기준 코픽스는 정기예금, 정기적금, 상호부금, 주택부금, 양도성예금증서, 환매조건부채권매도, 표지어음매출, 금융채(후순위채 및 전환사채 제외) 수신상품의 금리 등을 바탕으로 산정됩니다.

시중은행들은 지난 17일부터 신규 주담대 변동금리에 5월 기준 코픽스 금리를 반영하고 있습니다.

KB국민은행의 주담대 신규 취급액 코픽스 기준 변동금리(6개월)는 기존 4.09∼5.49%에서 4.02∼5.42%로 0.07%p 낮아졌습니다.

우리은행의 주담대 신규 취급액 코픽스 기준 변동금리(6개월) 역시 4.01∼5.51%에서 3.94∼5.44%로 0.07%p 내렸습니다.

은행연합회 한 관계자는 "코픽스 연동 대출을 받으려고 할 때는 신규취급액·잔액기준 등 각 코픽스 특징을 충분히 이해한 후 고민해보고 신중하게 대출상품을 선택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한편, 최근 4주간 공시된 단기 코픽스는 2.57~2.67%로 나타났습니다. 단기 코픽스는 계약만기 3개월물인 단기자금을 대상으로 산출됩니다.

 

8개월 연속 하락…그 배경은?

코픽스가 8개월 연속 하락세를 보인 데는 여러 경제 지표가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우선 국내 기준금리는 2023년 1월 이후 3.5% 수준에서 장기간 동결되며 안정 기조를 유지해 왔습니다. 한국은행은 인플레이션 압력이 다소 완화된 상황에서도 경기 둔화를 우려해 선제적인 금리 인하에는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지만, 시장에서는 이미 하반기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을 선반영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국고채 3년물 금리는 2024년 하반기부터 완만한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고, 이에 따라 은행의 자금조달비용 역시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는 것입니다.

여기에 시중은행들이 예금·적금 특판 경쟁을 다소 완화하면서, 고금리 수신상품 비중이 줄어든 것도 코픽스 하락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됩니다.

2022~2023년 금리 인상기에는 치열한 예금유치 경쟁이 벌어졌지만, 최근에는 대출 수요가 위축되고 시중 유동성이 점차 회복되면서 수신 금리도 자연스럽게 안정세를 되찾고 있습니다.

 

대출자에겐 희소식…실제 체감은 '아직'

이처럼 코픽스가 하락하면서 주담대 변동금리도 동반 하락했지만, 실수요자 입장에서는 여전히 대출 이자에 대한 부담이 큰 상황입니다. 현재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주요 시중은행의 변동형 주담대 금리는 여전히 3%대 후반~5%대 중반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며, 이는 2021년 상반기 2%대 초반이었던 금리와 비교하면 여전히 높은 수준입니다.

특히 고정금리형 주담대는 시장금리 반등 가능성이나 장기 리스크를 반영하고 있어 변동금리 대비 높은 수준을 유지 중입니다. 7월 현재 고정금리 주담대는 평균 4.4%~6% 초반대를 기록하고 있으며, 일부 특례보금자리론 상품을 제외하면 대출자의 이자 부담은 쉽게 줄어들지 않고 있습니다.

 

"지금 대출 갈아타야 할까?"…변동형 선택 전략은?

이번 코픽스 하락에 따라 금융 소비자들의 고민도 커지고 있습니다. 특히 기존 고정형 대출을 보유 중이거나, 금리 상단에서 대출을 받은 차주들은 금리 하락기에 갈아타기를 고려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주담대 갈아타기에는 수백만 원 단위의 중도상환수수료가 발생하고, 신규 대출 심사 기준도 강화돼 있어 단순히 금리만 보고 결정하기는 어렵습니다.

금융 전문가들은 현재의 코픽스 하락세가 향후에도 지속될 것인지, 아니면 반등의 전조인지에 대해 면밀히 살필 것을 조언합니다. 한국은행이 하반기 기준금리를 인하할 경우 추가적인 코픽스 하락 가능성도 있지만, 반대로 미국 연준(Fed)이 고금리를 장기간 유지할 경우 다시 상승 반전될 여지도 있기 때문입니다.

 

실수요자 중심의 금리 지원책 필요성도 제기

이와 함께,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주담대 금리 하락이 실수요자에게 충분히 체감되지 않는 현실을 감안해 보다 실질적인 금리 인하 혜택이 전달될 수 있도록 금융정책적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특히 생애최초 구입자, 신혼부부, 저소득층 대출자 등 실수요자 계층에게는 금리 연동형 대출 외에도 정책 금융상품에 대한 접근성 확대가 절실하다는 의견이 제시됩니다.

금융권에서는 최근 변동형 상품의 금리 우위가 이어지면서 고정형 대비 신규 대출자의 비중이 점차 옮겨가는 양상도 관측되고 있습니다. 한 은행 관계자는 “금리 하향 기대심리가 반영되면서 변동금리 선택 비중이 다시 늘고 있는 추세”라며 “단기적으로는 변동형이 유리해 보이지만, 장기금리 리스크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하반기에도 코픽스 하락세 이어질까

현재로선 코픽스의 추가 하락 여지도 충분히 남아 있는 상황입니다. 국고채 1년물, 3년물 등 지표금리는 연중 저점을 갱신 중이며, 미국의 금리 동결 또는 인하 가능성까지 감안할 경우 국내 자금시장 전반의 금리 수준은 안정적 흐름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다만, 외환시장 불안정, 대외 변수 확대, 은행권 유동성 관리 등 변동성을 야기할 수 있는 요소들이 상존하기 때문에 과도한 낙관은 경계해야 합니다.

이처럼 코픽스 하락은 대출자의 금리 부담을 일부 완화할 수 있는 긍정적 요소인 동시에, 금융시장의 흐름과 정책 방향을 주의 깊게 읽어야 할 시점임을 시사합니다. 대출 예정자나 기존 차주라면 단기적인 금리 수준뿐 아니라 향후 정책 방향과 본인의 상환 여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금융 결정을 내리는 것이 중요합니다.